- [ 연애(판타지)/규중영애의 헌신과 변신 ]후편(2)2024-01-20 20:59:32*** 자클린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어색해서 한동안 피했던 코르테스가 리나리아와 약혼을 맺은 후, 우연히 학교에서 자클린을 만난 것은 그녀와의 약혼 파기 후 약 6개월이 지난 후였다. 코르테스는 자클린의 모습에 눈을 크게 뜨고서, 자신이 보고 있는 현실을 믿을 수 없어 입을 쩍 벌렸다. "너, 자, 자클린 ......?" "어머, 오랜만이네요. 코르테스 님." 눈앞에서 활짝 웃는 자클린은, 완전히 날씬해져서 다른 사람처럼, 아니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아름다워졌다. 원래의 단정한 얼굴에는 옅은 화장이 잘 어울렸고, 여드름도 깨끗하게 치료된 상태였다. 그녀를 짝사랑하는 듯한 눈빛으로 쫓아다니는 남학생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이 눈에 띈다. 코르테스는 입을 뻥긋거리면서도, 방금 발표된 기말고..
- [ 연애(판타지)/규중영애의 헌신과 변신 ]후편(1)2024-01-20 20:59:08자클린을 보내준 후, 코르테스의 시종 스테판은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코르테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스테판은 시종이지만 왕자를 모시는 만큼 귀족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어느 백작가의 차남이다. 그는 딱딱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단정한 얼굴의 착한 남자아이였다. 코르테스보다 여덟 살 위이며, 꽤나 날카로운 눈을 가지고 있다. "코르테스 님, 정말 이걸로 괜찮으셨습니까?" "그래, 이거면 됐어. 그녀도 별다른 말다툼 없이 약혼 파기를 승낙해 주었으니까....... 그녀와 이야기하는 동안 너의 비난하는 듯한 눈빛이 싫을 정도로 느껴졌지만, 후회하지는 않아." "저렇게 좋은 여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지금이라도 약혼 파기를 번복해 주시면 어떨까요?" 코르테스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런 부끄러운 ..
- [ 연애(판타지)/규중영애의 헌신과 변신 ]전편2024-01-20 19:26:09"그래서, 이야기란 어떤 거예요 ......?" 이 왕국의 셋째 왕자인 코르테스에게서, 하굣길에 할 이야기가 있다며 왕가의 마차로 불려 간 약혼녀 자클린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마차에 동승한 사람은 코르테스와 자클린 외에, 마부를 제외하면 코르테스의 시종 스테판만 있다. 조금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코르테스는 겸연쩍은 듯 눈을 내리깔며 입을 열었다. "아, 그거 말인데....... 매우 미안하지만, 너와의 약혼을 파기하고 싶어." "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눈을 동그랗게 뜬 자클린에게 코르테스는 다소 빠른 속도로 말을 이어갔다. "미안. 네 잘못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어. ......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끌리는 아가씨를 만나게 되어서 말이야." 눈물을 글썽이는 자클린에게..
- [ 연애(판타지)/마지막으로 하나만 ]후편2024-01-20 18:28:24검은 머리 남자의 말에 제프리는 깜짝 놀랐다. "당신은 설마......?" [그래, 네가 상상한 대로다. 이 틈새의 세계를 관장하는 자야. 만약 네가 지금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는다면 그녀를 돌려줘도 좋아] 제프리의 눈빛이 희망으로 빛났다. "정말입니까? 라일라를 돌려받을 수만 있다면 저는 무엇을 잃어도 상관없습니다." 남자는 제프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제프리의 팔로 시선을 옮겼다. [그럼,...... 그렇군. 네 팔을 받을까? 이 나라에서도 손꼽힌다는 그 뛰어난 검술의 팔을] "잠깐만요!" 라일라는 검은 머리 남자의 말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고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크게 저으며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뒤, 서둘러 샘터로 돌아와서 수면 너머에 있는 제프리에게 말했다. "당신의 실력은 하늘이 ..
- [ 연애(판타지)/마지막으로 하나만 ]전편(2)2024-01-20 00:31:08"나 같은 건 이미 잊어버린 줄 알았어. 마지막으로 당신을 만나서 반가웠어, 제프. 나를 만나기 위해 위험한 곳까지 찾아와 줘서 고마워....... 어서 빨리 마을로 돌아가세요. 그곳에는 마물이 많으니 오래 머물러서는 안 돼." "그런 말 하지 마!" 제프리의 비통한 외침에, 라일라는 고개를 저었다. "나와 당신 사이에는 더 이상 넘을 수 없는 경계가 생겼어. 그리고 왕도에는 당신의 귀환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 않아? 부디 나 대신에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줘. 나로서는 더 이상 당신 곁에 있을 수 없으니까." 라일라의 말에, 제프리의 표정에 미묘한 동요가 나타난다. "그것은......" "왕도에서 마물 토벌군을 지휘하는 장군님도, 그분의 아가씨도 당신을 좋아하고 있는 거잖아? 그녀와 당신이 신분의 차이..
- [ 연애(판타지)/마지막으로 하나만 ]전편(1)2024-01-20 00:30:38[...... 넌 아직 많이 어리구나. 분명 이곳에 오는 것을 원치 않았겠지?] 큰 지팡이를 짚고 흰 장옷을 입은, 놀라울 정도로 단정한 얼굴의 남자는 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에 연민의 색을 띠고 라이라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뇨, 딱히 미련은 없어요." 차분한 어조로 말하는 라일라의 말에, 남자는 눈을 깜빡였다. [드물군. 보통 너처럼 예쁜 소녀가 여기 오면, 세상을 떠올리며 눈물 한 방울이라도 흘리기 마련인데] 입가에 포기하는 듯한 미소를 짓고 말없이 고개를 젓고서, 라일라는 고개를 들어 남자에게 물었다. "여기가 황천의 나라로 들어가는 입구인가요?" 라일라 앞에 서 있는 남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검고 윤기 있는 긴 머리가 가볍게 흔들렸다. [그래, 맞아. 너는 네 자신의 최후를 기억하고 있는 ..
- [ 연애(판타지)/상냥한 그를 화나게 하는 방법 ]후편(2)2024-01-19 23:10:24"사실 왕위 계승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내가 그동안 눈에 띄지 않게 지내온 것도, 형님과의 왕위 계승 싸움의 불씨가 될 만한 일은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야." 그 말에, 나는 그동안 눈에 띄지 않게 지냈던 놀란 님의 학원 생활이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이렇게 뛰어난 놀란 님이라면 학업뿐만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남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놀란 님은 소파에 앉아 있던 나를 살짝 끌어안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하지만?" 놀란 님의 말에, 나는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모처럼 나디아가 그토록 열심히 왕비 교육을 받아왔잖아. 왕비가 되어서 배운 것을 활용하는 것이 좋지 않겠어?" "어, 저를 위..
- [ 연애(판타지)/상냥한 그를 화나게 하는 방법 ]후편(1)2024-01-19 23:09:49"앨런 님, 그건 듣고 못 지나치겠군요요." 어깨가 움찔할 정도로 위엄 있는, 얼어붙을 듯한 목소리의 주인을 돌아보며 나는 무심코 양손으로 입을 막았다. (아, 아버지 ......!) 거기에는 평소에 거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화난 듯한 모습이었다. 도대체 언제부터 이 자리에 계셨던 것일까. 자신의 실언에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며 말문이 막힌 앨런에게, 아버지는 단호하게 말했다. "딸과의 약혼을 원했던 것은 앨런 님, 당신 쪽이었잖습니까. 거짓말이라니 좋지 않군요. 그리고 저는 한 나라의 재상이기 전에 나디아의 아버지입니다. 소중한 외동딸이 이렇게 모욕당했는데 침묵할 수는 없습니다. 귀하와 나디아의 약혼은 이대로 끝이 난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국왕 폐하께도 이..
- [ 연애(판타지)/상냥한 그를 화나게 하는 방법 ]전편(2)2024-01-19 21:46:13그런 놀란 님의 약혼녀인 파멜라 님은 요정처럼 고운 외모를 가진 아주 아름다운 분이다. 많은 약혼녀 후보들 중에서 놀란 님이 그녀를 선택한 것도 당연하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여학생들에게도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놀란 님이 직접 선택한 것을 보면, 파멜라 님을 무척 사랑하고 계실 것 같다. 그런 놀란 님에게 파멜라 님과 앨런 님이 그렇게 얼굴과 얼굴이 맞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최근 그들이 유난히 친한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앨런 님은 앞으로 제수씨가 될 파멜라 님과 친분을 쌓고 싶다고 했었지만, 그렇다 해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앨런 님의 마음은 이미 포기한 나였지만, 항상 부드럽게 내 편이 되어주는 놀란 님의 슬픈 표정을 보고 싶..
- [ 연애(판타지)/상냥한 그를 화나게 하는 방법 ]전편(1)2024-01-19 21:45:50(...... 아, 또 저러네 ......) 의도치 않게 내 시야에 들어온, 얼굴을 맞대며 다정하게 웃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나는 황급히 눈을 돌렸다. 살짝 뺨을 붉게 물들인 채 앨런 님의 팔에 손을 감고 있는, 특징적인 핑크빛 금발머리의 아름다운 여성은 멀리서 봐도 파멜라 님이 틀림없었다. "무슨 일이세요, 나디아 님?...... 뭔가 안색이 안 좋으신데......" 무심코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 듯한 놀란 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내 얼굴을 들여다보자, 나는 급히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죄송해요, 조금 빈혈기가 있는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 조금만 놀란 님의 팔을 빌려도 될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놀란 님의 팔을 잡아당기며 비교적 똑바른 걸음걸이로 홀의 중앙에서 멀어지는 나에게, 그..
- [ 연애(판타지)/소꿉친구의 약혼 ]후편2024-01-19 20:34:17아론이 바이올렛을 찾아서 학생회실을 들여다보니, 엘리아스와 즐겁게 담소를 나누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림 같은 두 사람의 모습에, 그리고 예전에는 자신에게만 보여줬던 바이올렛의 그 마음을 허락한 듯한 미소를 보며 뒤늦게나마 후회가 밀려왔다. "바이올렛, 잠깐만 괜찮을까?" "어머, 아론. 무슨 일이니?" 바이올렛이 엘리아스를 쳐다보자, 엘리아스는 승낙하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갔다 오라고 말했다. 복도로 나온 아론은, 주변에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바이올렛에게 말을 꺼냈다. "니나 말인데, 네가 말한 대로였어. 모처럼 내게 충고해 주었는데, 최근 그...... 너를 피해버려서 미안해." 바이올렛이 살짝 웃었다. "......소꿉친구가 돌아온 것 같아서 기뻐. 니나 님이라면 아론의 약혼을 진심으로..
- [ 연애(판타지)/소꿉친구의 약혼 ]전편(2)2024-01-19 20:05:56바이올렛은 아론의 말에 쓴웃음을 지었다. "다만. 내가 사과하고 싶은 건 니나 님께 했던 말이 아니야. 만약 그렇다면 당신이 아니라 그녀에게 직접 사과해야 할 것 같지만, 그럴 생각은 없어....... 내가 사과하고 싶은 것은, 당신의 소꿉친구이면서도 니나 님에 대한 것을 더 빨리 당신에게 말하지 못한 것뿐이야." "니나에 대한 것?" 별다른 생각이 나지 않아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론에게, 바이올렛은 담담하게 말한다. "니나 님은 내 친구의 약혼남을 빼앗은 지 얼마 되지 않았어. 그런데 당신한테 접근하자마자 내 친구의 전 약혼남은 바로 버렸다고 하더라. 내 친구가 얼마나 슬퍼하고 있었는지도 모를걸....... 니나 님에게 따졌더니, 니나 님은 빙그레 웃으며 자기 잘못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게 된..
- [ 연애(판타지)/소꿉친구의 약혼 ]전편(1)2024-01-19 20:05:30"나, 약혼하기로 했어" "...... 뭐?" "후후. 여기서는 먼저 축하한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어, 어어, 그래. 미안. 갑작스러운 이야기에 놀라서 그만......"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아론의 옆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아론의 소꿉친구인 바이올렛이었다. 이름처럼 선명한 청자색 맑은 눈동자를 가진 바이올렛은 청순한 미모로 유명한 백작영애다. 아론 역시 백작가의 후계자이며, 부모님이 친한 사이였기 때문에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자주 어울려 놀았다. 한때는 서로의 부모 사이에서 두 사람의 약혼 이야기도 나올 정도였다. 아론은 몇 차례 눈을 깜빡이다가 바이올렛에게 물었다. "...... 약혼이라니, 누구랑?" "엘리아스 님. 아론과 왕립학교에서 같은 학년이지? 엘리아스 님이 얼마 ..
- [ 연애(판타지)/약혼파기의 흑막 ]32024-01-18 23:10:43"...... 그건 좀 이상한데. 일부러 가명을 속이고 터너에게 접근했다면, 그 여자 본인에게 본명을 밝힐 수 없는 어떤 사정이 있거나, 그를 함정에 빠뜨리거나 아니면 그와 네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했을 가능성도 있어. 그녀의 행동의 배경을 조사해 볼까?" 에밀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이미 지나간 일이니까요. 그냥 조금 궁금해서요. 이상한 말을 해서 미안해요....... 저, 히스 님께서 약혼을 제안해 주셔서 정말 기뻤어요. 부족한 사람이지만, 부디 오래도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히스는 아름다운 얼굴에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터너와의 약혼반지가 벗겨진 에밀리의 왼손에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얹어주었다. "...... 내가 너와 약혼할 수 있다니,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행복해. 나는 너만을 바라..
- [ 연애(판타지)/약혼파기의 흑막 ]22024-01-18 23:10:27"히스, 네 흥신소는 어떤 일을 다루고 있어? 규모도 급격하게 확장하고 있고, 꽤 명성이 자자해서 번창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사람의 조사에 관한 일이라면 뭐든지. 약혼자의 불륜을 의심하는 조사 의뢰가 요즘 많이 들어와. 헤어지게 해 달라는 의뢰도 있고." "제가 히스 님의 흥신소에 의뢰한 것도, 터너 님의 행적을 조사해 달라는 것이었어요....... 그분은 지금까지 몇 명의 여성과 바람을 피워 상대 여성을 울렸거든요. 아무리 가문이 좋고 외모가 좋다 해도 사람으로서 저래도 되나 싶어요. 저도 이제 한계가 왔기 때문에, 위자료를 받고 헤어질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히스는 환하게 웃는 에밀리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지금까지 잘도 참았구나." "네....... 오랫동안 약혼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