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52024-01-28 15:51:18"저는 계속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저보다 의욕도 없고, 노력도 없고, 비전도 없는데 성별이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가문의 후계자가 남동생이라니. 저는 좋은 가문에 시집가서 사내아이를 낳는 것만을 기대받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다고 말했지만 저는 납득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노력을 했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서 포기할 뻔했지요. 그런데 그때 열심히 노력하는 당신을 알게 됐어요. 정말 기뻤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를 주는 거였네요. 그래서 마리아 님, 당신 제 편이 되어줄 생각은 없나요?" "...... 그게 여동생이 되라는 건가요?" "네. 후작영애가 되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진답니다." 나는 클라우디아 님의 이야기에 압도당했..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42024-01-28 15:49:10안내된 곳은 개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살롱이었다. 작다고는 하지만 시설은 잘 갖춰져 있어 이용하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귀족인 내가 이곳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테이블은 이미 세팅되어 있었고, 우리가 방에 들어서자 메이드가 능숙하게 차를 끓일 준비를 시작했다. 권유에 따라 자리에 앉자 눈앞에 향긋한 홍차가 놓였다. 찻잔을 든 클라우디아 님을 따라 나도 차를 마셨다. 분명 좋은 차겠지만, 맛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아까 앨런 님의 말씀말이지만, 당신에게는 지금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찻잔을 내려놓은 클라우디아 님이 말을 꺼냈다. 클라우디아 님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 남은 선택지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32024-01-28 15:48:28왜 남작가의 딸에 불과한 내가 후작가의 사람들과 함께 있는지,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뒤로 한 채 앨런 님이 말을 시작했다. "클라우디아, 미안. 너라는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버렸어." 응? 으응? 눈앞에서 갑자기 시작된 이 일은, 소위 말하는 수라장이라는 것일까? 분명 중요한 이야기일 텐데, 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거람? 이런 이야기에 제삼자의 입회가 필요한 걸까? 앨런 님과는 지인 정도의 사이이고, 클라우디아 님에 관해서는 아마 일방적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 사람이 입회해도 괜찮을까? 아니, 오히려 그 정도의 거리감을 가진 사람이 한쪽에 기대지 않아도 되니 좋은 걸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작위가 너무 다르니, 가능하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으면 좋겠다....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22024-01-28 15:47:37"남동생에게 영지경영 참고서를 사주고 싶었는데, 선생님들이 안 된다고 해서......"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그보다는 아까부터 이미 아쉬움에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아래에서 그를 올려다보듯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다. 남동생을 위해서라고 거짓말을 한 것도 리미아가 가르친 것이었다. 똑똑한 여자는 기피된다며, 약간 바보짓을 하는 게 일이 더 순조롭게 풀린다고 했었다. 내가 배우고 싶다고 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릴까? 반신반의하며 물어보았다. 뭐 이런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어서 고맙다는 말만 하고 떠나려 했는데, 눈앞의 남학생이 가방에서 책 한 권을 내밀었다. 그것은 내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참고서였다. "집에서 공부할 때 쓰라고 한 권만 더 사달라고 하면 되니까, 이건 네 동생에게 줄게." 눈앞의 광..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12024-01-28 15:46:44그날의 점심은 내가 좋아하는 크림고로케였다. 친한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 남은 점심시간은 평소처럼 혼자 도서관에 갔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신간이 도착하는 날이다. 신청한 책이 도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발걸음도 가볍게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 앞의 복도까지 왔을 때, 나는 갑자기 팔을 잡혔다. 넘어질 뻔한 것을 가까스로 모면하고서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후작영애 앨런 님이 계셨다. "너에게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잠깐만 시간을 줄래?" 어느 때보다 진지한 얼굴로 앨런 님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중요한 이야기 ...... 나는 짐작 가는 것이 없었다. 신간을 향한 미련이 조금 있었지만, 앨런 님이 너무 진지한 표정이라서 나는 순순히 따라가기로 했다. 남작가의 딸인 내가 후작가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