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8)2023-07-19 21:46:33"에이얏!" 웨폰스킬・곤봉 《태극 쌍파》 불에 타서 달라붙은 피부를 벗겨내고, 세 개의 곤봉을 크게 젖히며 푸른 불길 아래로 숨는 것처럼 몸을 낮춘다. 직진을 멈추지 않는 불길은 버밀리아 군을 향했지만, 사자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불길을 내뿜는 누군가를 향해 던졌다. 귀에 거슬리는 금속 소리를 내며 날아갔지만, 곤봉은 풀을 관통할 뿐이었다. 탐지의 부호는 여전히 작동하지만 반응은 없다. "기척도, 냄새도 없다는 것은 용사의 힘인가?" 즐거워지면 자연스레 혼잣말이 늘어난다. 역경일수록 불타오르는 것이 산잔 사자라다. 이 상황이 즐겁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버밀리아 군이 바로 근처에 모여 있는 것이 거슬린다. 자신이 자초한 일이지만, 덕분에 광역 공격을 사용할 수 없다. 적들이 마음대로 죽이는 것은 변명할 ..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7)2023-07-18 23:08:43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속내를 드러낸 것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풍향계처럼 빙글빙글 도는 사자라가 진심으로 어이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네스가 뭔가를 하려는 것은 분명하다. 한 마리와 격전을 벌이는 것보다는 버밀리아 군에게 타격을 주고 싶어 하는 아이네스의 의도를 간파했다. 아마도 살의가 없다는 것을 감지하고 일부러 빈틈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반격할지 기대하면서도, 사라는 버밀리아에게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고 아이네스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우선 이름부터 물어볼까?" "아이네스 플리트. 파쇄기사단의 단장." "나이는?" "19살." "출신은?" "아렌하이트의 에차에서 ......그보다 좀 더 중요한 것을 물어봐라!" "대답하려고?" "그렇기는 하지만 ...... 더 다른 것이 있지 ..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6)2023-07-18 23:07:21그것을 방패와 검으로 막아내고, 마침내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한 기사는 검을 빙글빙글 돌린 후 마력을 칼날에 쏟아붓는다. "모두 부숴버려라. 종소리여!" 그렇게 외치며 검을 휘두르자, 검섬에서 낮게 울려 퍼지는 범종과 같은 소리가 울렸다. 소리의 파동은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기사를 중심으로 풀과 흙, 대기까지 산산조각 내며 사자라를 향해 다가왔다. "《팔해방해신주》" 사자라는 여덟 장의 부적을 던져 주술을 외치더니, 눈앞에 여덟 장의 수호벽을 만들어 그 소리를 막았다. '쿵'하는 소리가 힘을 잃고서 뾰족한 귀에 닿을 때까지 다섯 개의 벽을 파괴하자, 사자라는 기뻐하며 휘파람을 불었다. "좋은 위력이다. 이것이 '파쇄'의 용사의 힘이냐." 아직은 여분의 방어벽이 남았지만, 그래도 어..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5)2023-07-18 20:13:27"뭐야, 그건......." "사자라 ...... 갈바는, 자신이 너를 다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라고. 네 실력은 병사들도 알고 있어. 그리고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면 네 고용주가 누구인지 널리 알릴 수 있지. 만약 싸움이 벌어지면 넌 자연스레 싸울 테니, 지금 여기서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심산이야." 그렇군. 그러니까 지르카가 바보처럼 괴롭힘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괴롭힘에 가담하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한 사자라는, 지르카를 보고 잠시 생각한 뒤 공간의 틈새로 손을 넣어 황금의 육각곤 여섯 개를 꺼냈다. "잠깐만." 그렇게 말하고서, 사자라는 재빨리 앞서 나갔다. 세 개의 '사성육도정파곤'이 경계하는 것처럼 사자라의 주위를 날아다녔고, 세 개는 손가락 사이에 ..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4)2023-07-18 20:12:26다행인 것은, 그런 사자라를 갈바가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몸으로선 약한 놈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네가 말하는 논리만큼은 뼛속 깊이 새겨져 있다고. 히히." 기분이 좋아진 갈바에게, 사자라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말을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 논리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으로 지르카는 보았다. "갈바 님, 곧 도착합니다." "오오. 그러냐." 부하의 말에 갈바는 매섭게 대답했다. "사자라, 저것이 아렌하이트의 관문 ...... 이었던 곳이지!" 큰 손가락이 가리킨 곳은, 초원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 개의 탑이다. 프리즘처럼 햇빛을 반사해 무지갯빛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저건, 결계의 쐐기인가." "역시 대단해. 저것이 아렌하이트의 칠륜의 대결계(세븐스 블룸)다. 이 녀석 때문에 버밀리아도..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3)2023-07-17 22:14:29즉, 카론이 사용하는 소환은 카드에 따라 종족이 결정되며, 엄청난 마력이 주변의 원소를 흡수해 설계도대로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 하얀 마물의 살조각은. 동물처럼 결합된 것을 마력이 재결합시킨 왜곡된 것이라고 합니다. 토대가 된 것이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 그렇군요. 그런가."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카론은 어렴풋이 이해했다. 카론이 그 검체의 행방을 묻자, 루슈카는 곧바로 어딘가에 연락하는 시늉을 했다. 1분도 기다리지 않아 왕좌의 방 문이 열리더니, 말벌과 매미를 합친 듯한 마물이 왕좌 밑으로 다가오고는 경건하게 작은 유리 상자를 들어 올렸다. 그 안에는, 단면이 하얗기 때문에 살조각이 아닌 백골로 보이는 물체가 있었다. ..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2)2023-07-17 22:12:40의자로 돌아와 거칠게 앉은 카론은, 부하들 앞에서 보기 드물게도 몸을 뒤로 젖혔다. 에레미야의 피가 군복의 금장식에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한 루슈카는 옆으로 다가가 손수건으로 부드럽게 닦아냈다. "꺼림칙한 기분이다." 카론의 중얼거림에 공감하듯, 루슈카에게서도 분노가 흘러나온다. 침략전쟁의 일 막에 불과하고, 침략자 쪽에서 말하는 것은 옳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자국민을 미끼로 삼는 행위는 화가 치미는 일이다. 아직 그렇게까지 궁지에 몰린 것도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말없이 생각에 잠긴 카론에게, 루슈카가 한 가지 생각을 말했다. "비도덕적이긴 하지만 효과적이긴 해요. 마을 하나가 통째로 파괴되었으니 우리 소행이라고 유포하면 사기가 올라갈 테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 지켜..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1)2023-07-17 19:22:39"그런가 ......" 경위를 들은 카론은 콘솔의 디스플레이를 조용히 꺼버렸다. 집무실 책상 앞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카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루슈카였지만, 카론의 앞에 서 있는 상처투성이의 에레미야에게도 시선을 돌렸다. 에스텔드바로니아에서 처음 일어난 불리한 상황에서의 철수는, 군 내부에서도 큰 화제가 되었다. 전략적 철수는 여러 번 있었지만, 명백한 손해를 이유로 한 철수는 전례가 없었다. 루슈카도 겉으로는 평온한 태도를 보였지만 내심은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 임금님" 억양이 없는 목소리에, 카론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왜?" "인간이란, 참 잔인하구나." "...... 맞아." "지하가람의 녀석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처음 알았을지도." "응." "...... 그래서 말..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5 기묘한 계책(5)2023-07-16 20:41:41"참렬 경 ......" "바이스 경" "아르간 님" "아르간 님" 그들을 이끄는 단장이자 참렬의 용사 아르간 바이스는, 마을의 참혹한 모습을 둘러본 후 고개를 깊이 숙였다. "미안하다." 모두 말문이 막혔다. 아렌하이트의 고관이, 일개 기사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를 하다니. "내가 판단을 그르쳤다. 탈환할 준비를 하고서 공격할 때까지 여유가 있을 줄 알았다. 마음이 있는 자라면 무분별한 살육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말았다. 그들은 그야말로 짐승이었다. 비도덕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을 것 같은 놈들이라고, 왜 생각해 버린 것일까....... ......" 눈물을 참으며 말을 이어가는 모습에, 흐느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떨리는 아르간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후회에, 누군가가 "그렇지 않습니..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5 기묘한 계책(4)2023-07-15 22:44:58"죽여라! 절대 마물을 용서하지 마라!" "괴물 놈들!" "젠장! 젠자앙!" 에스텔드발로니아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참렬기사단은 도시 근처까지는 이동해 있었다. 수도 에차로 직진하는 마수군을 막기 위해서는 분노기사단과의 연계가 필요해서, 플래시 방어에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이 결과다. 용사 아르간 바이스의 비장하고도 후회 섞인 절규를 들은 그들은, 그 늙은 용사의 명령에 응하기 위해 달려갔다. "마물에게도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 내가 어리석었다 ...... 왕국이나 살탄과 손을 잡았다면, 혹시나 했지만 ...... 미안하다, 미안하다! 부디 나를 원망해라! 저주하라! 이 어리석은 노인이 악마가 되어 짐승을 도살하기 위해!" 이 말에 공감한 기사들은, 애도의 함성을 지르며 마을..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5 기묘한 계책(3)2023-07-15 22:42:55대충 둘러본 바로 마을의 모든 주민은 아닌 것 같았지만, 마을에 숨어 있는 다른 사람들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아아, 하고 마물들은 이해했다. "히익!" "위, 위대하신 자하나 남신님. 부디 우리를 구해 주십시오. 저 너머에서 지켜보시는 위대한 아버지, 약자의 자식을 지키고 사랑하시는 광휘. 사악한 어둠은 물리치고, 행복은 황금빛으로 세상에 넘쳐나게 하소서. 신이시여, 자하나여, 지금이야말로 저희에게 구원을 ......" 비명을 시작으로, 교회 안은 기도의 소리로 가득 찬다. 집단 곁에는 피가 고여 있고 시체도 있다. 다툼이 있었는지는 예레미야가 알 수 없었지만, 참혹한 일이 있었을 것임은 짐작할 수 있었다. "괴, 괴물!!" 노인이 일어나 소총을 들더니 에레미야를 향해 총을 쏘았다. 총알은 빨려 들어..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5 기묘한 계책(2)2023-07-14 23:50:50"응응! 단장님도, 쉬어야 하잖아? 가뜩이나 체력도 낮으니, 전투가 시작되면 움직일 수 없게 될 지도?" "리리넷이 더 쉬는 게 낫지 않겠어?" "흥! 매번 있는 일이야. 신경 쓰지 마." "리리넷은 히스테리 부린다냐." "시끄러워, 보나페티. 너무 대드는 거 아니야?" "단장님을 닮았다냐." "뭐? 왜 아부를 하고 있어? 단장님에게 필요한 건 나 같은 타입이라구." "자, 일하러 돌아가~" 파직거리며 불꽃 튀는 삼색 고양이와 정령의 눈싸움을 깨닫고서, 에레미야는 손뼉을 쳤다. 누가 에레미야에 어울리는지 증명하려던 두 사람은, 그 소리와 목소리에 제정신을 차리고서 다시 단순 작업으로 돌아가는 것을 꺼려하는 표정을 지으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자기 자리를 향해 돌아갔다. 남은 에레미야는 뺨에 묻은 흙을 손등으..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5 기묘한 계책(1)2023-07-14 23:49:16줄거리 에스텔드바로니아와 아렌하이트 성왕국의 전면전이 시작되었다. 용사가 이끄는 기사단이 사용한 스킬 봉인을 부여하는 무기로 인해, 계획을 망쳐버린 카론. 하지만 현재로서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아서, 그대로 수도를 향해 진군하고 있었다 ...... 아렌하이트가 스킬 봉인 효과를 투사하는 무기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5일. 슈젠 일행은 카론이 지시한 방침에 따라 행동하고 있었다. 이전에는 진행 루트의 구축이 우선이었지만, 지금은 주변 탐색에 힘을 쏟으라는 것이다. 무기를 이용한 기습은 마물들에게 피해를 입히긴 했지만, 멈추게 할 만큼의 효과는 없었다. 교대로 밤낮을 가리지 않으며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렌하이트 쪽이다. 허세를 부리기 위해 커다란 전진기지를 만들어 놓았는데 거기서 끊임없이 마족이 ..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4 진군2022-05-28 13:47:15원문 : https://ncode.syosetu.com/n7769bh/89/ 성왕의 알현실이라고 불리는 방에는 옥좌가 있다. 하지만 정통한 왕이 없는 아렌하이트에는 그 자리에 앉는 자가 없어서, 예하라고 불리는 엘레나라 해도 모인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서 있을 뿐이다. 엘레나의 앞으로 나아간 오반과 자일은, 형식에 따른 인사만을 끝내고 대화를 재촉하는 듯 직립 자세를 취했다. 그 모습에, 황토색 사제복과 흰 갑옷의 소년이 불만스러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 "늦어버린 일에 사과라던가 안 해?" 다크브라운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말할 대사는 아닌 기분이 들지만, 오반은 그걸 따질 생각은 없었다. "시간대로 왔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니까 빨리 서둘러야지. 이렇게 모이기를 기다리게 한 것도 사실이니까." "노도..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3 성왕국2022-01-09 20:57:31원문 : https://ncode.syosetu.com/n7769bh/88/ 루사리아 대륙의 남부, 로이스 해안 일대를 에스텔드 바로니아 제8단이 점령하고 나서 6일이 지났는데도, 아렌하이트에서 군대를 보낼 기색은 없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은 덕에 순조롭게 진행된 해안선의 요새화는, 에스텔드 바로니아가 자랑하는 전선 부대를 모두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시설을 완성하였고, 반어인들은 동료의 도착을 기다릴 뿐일 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7일차. 드디어 본대가 루사리아 대륙의 모래를 밟게 되었다. 대열을 흩트리지 않고 줄줄이 행진하는 이형의 군세가, 대륙과 대륙을 잇는 거대한 해룡의 등을 건너는 광경은 압권이면서도 흉악한 광경이었다. 수인과 아인뿐만 아니라, 마수와 거인, 형용하기 어려운 괴물까지도 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