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기척(5)2023년 07월 18일 20시 13분 2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뭐야, 그건......."
"사자라 ...... 갈바는, 자신이 너를 다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라고. 네 실력은 병사들도 알고 있어. 그리고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면 네 고용주가 누구인지 널리 알릴 수 있지. 만약 싸움이 벌어지면 넌 자연스레 싸울 테니, 지금 여기서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심산이야."
그렇군.
그러니까 지르카가 바보처럼 괴롭힘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괴롭힘에 가담하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한 사자라는, 지르카를 보고 잠시 생각한 뒤 공간의 틈새로 손을 넣어 황금의 육각곤 여섯 개를 꺼냈다.
"잠깐만."
그렇게 말하고서, 사자라는 재빨리 앞서 나갔다.
세 개의 '사성육도정파곤'이 경계하는 것처럼 사자라의 주위를 날아다녔고, 세 개는 손가락 사이에 끼워 한 손에 몰아 쥐고서, 빈 왼손으로 주술 부적을 던져 혼자서 탐색을 시작했다.
병사들의 웅성거림과 갈바의 연설이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사자라에게는 지금 혼자 있을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했다.
상황에 맞게 싸우는 것은 능숙하지만, 주변을 신경 쓰며 싸우는 것은 서툴다.
슬라이드 쇼처럼, 던진 부적에 반응해 전환되는 주변의 풍경.
카론이 보내오는,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특수한 방식의 정시 연락 덕분에 에스텔드바로니아 군의 동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라도라 일행이 전선에 합류하기 직전까지 탐색했던 범위와 아까 갈바가 말한 정보를 합치면, 후방에서 기습할 수 있는 곳은 지금 사자라가 있는 쪽이 유력하다.
"...... 오는가."
버밀리아의 군대와 떨어져 한참을 걸어가자, 부적이 반응을 보였다.
똑바로 누군가가 다가온다.
사자라의 가슴 높이까지 자란 풀을 헤치며 다가온 상대는, 사라가 자세를 취하는 것과 동시에 높이 뛰어올랐다.
"하아아아아!"
사자라를 향해 급강하해 온 것은 여자였다.
하얀 갑옷에 주홍색 망토. 흰색과 금색의 방패에 주홍색 칼.
평범한 기사와는 다르다.
얼굴은 투구로 가려져 있지만, 화려한 갑옷의 모양과 가느다란 팔다리, 그리고 목소리로 판단할 수 있었다.
"용사라니!"
내리치는 주홍색 검을 금색의 육각곤으로 받아내는 순간, 충격이 주변의 풀을 날려버렸다.
두 사람의 무기는 교차하며 대치하고 있었지만, 사자라가 여유 있게 받아내는 것을 느낀 기사는 검을 누르는 힘에 몸을 맡기고 뒤로 날아가 거리를 벌렸다.
"운이 좋았어. 초전부터 거물을 사냥할 것 같군."
"버밀리아의 수인들이여! 어째서 아렌하이트의 땅을 밟는가!"
즐겁다며 입을 벌리는 사자라를 무시하고, 기사가 외친다.
"우리는 이 루사리아에서 사악한 마왕의 첨병들을 물리치려 하고 있다! 그것은 버밀리아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기사는 사자라 뿐만 아닌,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버밀리아 군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그런 것은 사자라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이 대륙의 분쟁 따위는 사소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병력을 물러나게 한다면 이쪽도 손을 대지는.......큭!"
던져버린 곤봉을, 기사는 재빨리 방패로 막았다.
날카롭고 무거운 곤봉을 빗겨낼 때까지 기사는 땅을 긁으며 밀려났고, 방패로 튕겨낸 뒤 사자라를 보았다.
"말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짐승으로 전락했나! 버밀리아!"
"미안하지만 아가씨. 저쪽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버밀리아의 야수가 아니야. 네 연설에서 아무 감흥도 느끼지 못하겠어."
"뭐!? 그게 무슨 ...... 설마 버밀리아는 이미 마왕군 편에 붙은 건가! 그럼 카란드라가 멸망한 것은."
"누구랑 싸우는 거냐? 상대는 나라고!"
큰 소리로 혼잣말을 늘어놓는 기사에게, 사자라는 두 번째 황금을 던진다.728x90'판타지 > 에스텔드 바로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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