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72023-12-31 02:24:14그동안 외출도 못하고 누워만 있던 뮬리가 내 약을 먹은 후 이 정도로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그게 사실인가요?" "그래. 네가 만든 약이라면 분명 틀림없을 거라 생각했거든." 전생의 게임 내에서 뮬리가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를 겨우 알아차린 나에게, 그녀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디아 님은 제 은인이세요." "...... 왜 필립 님의 여동생이라고 말해주지 않았어?" "죄송해요, 오빠가 제지해서요. 아무래도 디아 님은 오빠를 싫어하는 것 같으니, 제가 여동생이라는 걸 알면 친구로 대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해서요." 그것은 확실히 맞았다. 만약 그녀가 필립 님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파멸 루트의 징조를 느끼고 그녀를 피했을지도 모른다. 뮬리는 눈을 촉촉이 적시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62023-12-31 02:23:11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플로라 님이 입안에서 중얼거렸다. 그녀의 측근들도 일제히 표정을 잃었다. 나 역시 그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필립 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그래, 내 귀여운 여동생. 한동안 몸이 안 좋아서 공기 좋은 교외의 숙부님의 집에서 살고 있고, 그분의 가문명으로 입학했으니 너희들은 몰라도 무리가 아니었겠지만..." 말문이 막힌 채 입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플로라 님을 향해, 그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했다. "뮬리가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어. 소중한 여동생을 향해 이런 짓을 하는 너희들을 쉽게 용서하지 않아." 나는 허탈하게 쓰러진 플로라 님을 바라보다가, 입을 쩍 벌리고 뮬리를 쳐다보았다. "어...... 여동생? 필립 님의?" 뮬리는 ..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52023-12-31 02:21:33기쁜 듯이 웃으며 필립 님에게 손을 흔드는 뮬리를 보고 나는 활짝 웃었다. 현생의 최애와 전생의 최애가 나란히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정말 좋다. 분명 두 사람의 약혼이 성사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선남선녀인 그들은 누가 봐도 잘 어울릴 것임에 틀림없다. "필립 님은 당신을 데리러 왔나 봐. 빨리 가는 게 좋겠어." "네. ...... 저기, 괜찮으시다면 디아 님도 함께 가실래요? 중간까지 바래다 드릴게요." 나는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당신들을 방해할 생각이 전혀 없으니, 안심하고 가렴!" 나도 모르게 말에 힘이 들어간다. 그동안 만나기를 꺼려했던 필립 님과 이제 와서 함께 할 생각은 없었다. 뭐, 뮬리를 지지하는 내가 그녀를 해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지만. 그녀는 아..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42023-12-31 02:19:51오빠에게서 책을 돌려받은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내 방으로 돌아갔다. 서둘러 젖은 옷을 갈아입고 유리 플라스크에 성수를 옮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참고해 회복 마법을 시전 하자, 성수가 반짝반짝 빛을 발했다. "음. 좋은 느낌 ...... 엣취." 물을 뿌려서 몸이 차가워진 탓인지 오한이 들고 재채기가 나왔다. 하지만 방금 만든 회복약을 한 숟가락 떠서 한 번 핥아 먹었더니 몸이 완전히 나았다. "잘 만들어졌어. 회복 마법을 쓸 수 있어서 다행이야 ......!" 마법의 재능이 뛰어나면 꽤나 편리하다. 악역영애도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기분 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회복약 만들기에 몰두했다. *** "디아 님!" "어머, 뮬리." 웃으며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뮤리엘 님을 보자, 나는 눈을..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32023-12-31 02:17:02"힘내, 뮤리엘 님. 내가 응원할 테니까!" 필립 님의 옆에 서려면 성격이 나쁜 플로라 님보다는 뮤리엘 님이 훨씬 더 어울릴 것 같다. 이 정도의 미소녀라면 필립 님과 나란히 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분명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거라고, 나는 플로라 님의 속내를 상상해 보았다. "저기, 그건 무슨 말씀이신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뮤리엘 님에게 손을 흔들며 헤어지고서, 나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 귀가한 내가 흠뻑 젖은 모습을 보고 어머니는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계셨다. 하지만 내가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자 어머니는 체념한 듯이 방으로 돌아갔다. 필립 님을 만나고 쓰러진 사건 이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귀족 소녀에서 마치 사람이 변한 듯 고집불통이 된 나에게..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22023-12-31 02:16:10소문에 의하면, 그녀는 공략 대상인 학생들을 능수능란하게 차례대로 함락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사실은 이렇게 필립 님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고위 귀족의 아들들과 친해진 그녀는, 학원 내에서 눈에 띄게 된 것을 계기로 적당한 영애들을 측근으로 포섭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예전에 필립 님을 만나 거품을 물고 쓰러진 후, 그는 몇 번이나 내 상태를 걱정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문병은 정중히 거절했지만,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나도 편지에 대답하면서 한동안 편지 교류가 이어졌다. 예의 바른 그는, 학원 내에서도 그를 피하는 나를 향해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는 대로 편지를 보내온다. 소박하지만 그의 따뜻한 인품을 엿볼 수 있는 편지가 오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간다. 나 자신은 파멸 루트를 ..
- [ 연애(판타지)/여주인공이 음험했기 때문에 ]12023-12-31 02:14:47"당신, 처신 잘하라고!" 귀에 들려오는 호통소리에, 나는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내가 애써 상관하지 않으려 했던 영애ㅡㅡ플로라 두카스 백작영애였다. 방과 후의 왕립학교 뒤뜰에서 들려온 그녀의 말은, 내가 아니라 어떤 작은 영애를 향한 것이었다. 플로라 님은 주변 몇몇 아가씨들과 함께 작은 체구의 그녀를 위협하는 것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겁에 질린 그녀를 향해, 플로라 님은 그 아름다운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말을 이었다. "전입해 오자마자 필립 님께 그렇게 끈적끈적한 태도를 취하다니, 당신, 무슨 속셈이야!?" "전, 그런 의도가 아니라......" 작은 영애의 가냘픈 목소리가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에 묻힌다. "맞아. 필립 님의 곁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은 플로라 님뿐이야." "너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