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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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2월 31일 02시 24분 1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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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외출도 못하고 누워만 있던 뮬리가 내 약을 먹은 후 이 정도로 회복되었다는 것이다.



    "그게 사실인가요?"

    "그래. 네가 만든 약이라면 분명 틀림없을 거라 생각했거든."



     전생의 게임 내에서 뮬리가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를 겨우 알아차린 나에게, 그녀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디아 님은 제 은인이세요."

    "...... 왜 필립 님의 여동생이라고 말해주지 않았어?"

    "죄송해요, 오빠가 제지해서요. 아무래도 디아 님은 오빠를 싫어하는 것 같으니, 제가 여동생이라는 걸 알면 친구로 대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해서요."



     그것은 확실히 맞았다. 만약 그녀가 필립 님의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파멸 루트의 징조를 느끼고 그녀를 피했을지도 모른다.



     뮬리는 눈을 촉촉이 적시며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주실래요?"

    "그래, 물론이야."



     나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디아 님. 저의 진짜 새언니가 되어 주시겠어요?"



     그렇게 말하자,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이 뮬리의 표정을 앞에 두고서 거절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립 님도 기도하는 듯한 간절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렇게 아름다운 눈빛으로 쳐다보면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으니 그만해 줬으면 좋겠다.

     나는 이야기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돌려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그 후 플로라 님은 어떻게 되었어?"

    "왕립학교의 퇴학이 결정됐어. 그녀는 그 일 말고도 뮬리에게 여러 가지로 괴롭힘을 했었지. 그녀의 측근들도 잠시 정학을 당하게 됐고."

    "그런가요."

    "뭐, 결정적인 증거를 잡기 위해 그동안 그녀를 쫓아다녔지. 잘 모르는 것을 떠들어댔으니 당신도 기분이 나빴겠지만."

    "그, 그렇군요 ......"



     뮬리에게 더 이상 해를 끼치지 않게 된 것에 안도하면서, 나는 애매하게 웃었다. 여기가 게임의 세계라고 말하면 내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할까.

     도움을 청하듯 두 사람 뒤에 있던 오빠에게 시선을 돌리자, 그는 빙긋이 웃었다.



    "바라마지 않던 이야기잖아, 디아. 지금까지 네게 왔던 다른 혼담은 내 성에 차는 남자가 없어서 계속 거절해 왔지만, 그라면 나도 찬성이야."

    "오, 오라버니까지 ......!"



     그러고 보니 적령기가 되어도 다른 혼담이 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별난 사람이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었다.

     오빠가 나를 총애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그가 그 범인이었을 줄이야.



     도망칠 곳을 잃은 나는 필립 님을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먼저 친구부터 부탁해도 될까요?"

    "알았어, 고마워."



     그의 눈부신 미소에 나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에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만약 필립 님과 결혼하면 전생의 최애는 남편이 되고, 현생의 최애는 시누이가......)



     너무 행복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나에게, 그는 그 아름다운 얼굴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



    "내가 얼마나 널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구나. 반드시 너를 돌아보게 만들겠어."



     뺨에 뜨거운 열이 올라오는 것을 느끼고 있던 나에게, 그는 계속 말했다.



    "뭔가 사정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너를 계속 소중히 여길게."



     예리한 직감을 가진 필립 님의 말에,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만약 무슨 일이 생겨도, 회복약을 만들어 혼자 일어설 수 있는 방법도 있으려나 ......)



     그럼에도 여전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필립 님은 가볍게 폭탄을 던졌다.



    "좋아해, 디아."



     그의 달콤한 말투에 내 이성은 날아갔다.

     필립이 부드럽게 손을 잡아주자, 나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나를 보며, 뮬리와 오빠는 행복하게 웃고 있다.



     가슴에 퍼지는 달콤한 감정에 처음으로 몸을 맡긴 나는, 수줍어하면서도 필립 님께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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