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약혼 피로연에서, 있는 힘껏 약혼자의 발을 밟은 결과 ]72024-01-05 18:07:40"리샤르 님이야말로 발이 아프지 않으세요?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저라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너는 울고 있잖아." "그건 리샤르 님이 원래대로 돌아왔기 때문이에요." 손끝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는 리샤르 님은, 방금 전의 그와는 다른, 내가 예전부터 알았고 사랑하던 그 사람이었다. "너에게 걱정을 끼쳐서 미안해. 네 덕분에 깨어났어." "......네?" 내가 의아해하며 눈살을 찌푸리자, 방문이 열리더니 아버지와 로이가 재빠르게 들어왔다. "누님!" 로이가 내 몸을 끌어안았다. "이제 괜찮아. 그 클로이라는 사람은 이미 잡았어." "......저기, 뭐가 어떻게 된 거니?" "어라, 누님도 눈치채고 있었던 거 아니었어?" 로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곁에서, 아버지가 그의 말을 이어..
- [ 연애(판타지)/약혼 피로연에서, 있는 힘껏 약혼자의 발을 밟은 결과 ]62024-01-05 18:07:15나는 머리에 피가 끝까지 솟구치는 것을 어떻게든 억누르며, 두 손을 꽉 쥐었다. 이 자리에서 도발에 응하는 것은 그녀한테 유리했기 때문이다. 히로인이니까, 어쩌면 말을 걸어봤을 때 착한 아이일지도 모른다고 살짝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던 것 같다. 울먹이는 율리아 님을 보자 클로이 양을 파멸시키고 싶은 마음이 부풀어 올랐지만, 나는 어떻게든 그 어두운 마음을 억눌렀다. (이건, 안 좋은 예감만 들어) 나는 분노와 실망을 감추지 못한 채, 서둘러 리샤르 님 일행의 앞을 떠났다. **** 어느덧 한 달이 지나고, 리샤르 님과 나의 약혼 피로연의 날이 다가왔다. 왕궁의 파티 장소인 대연회장에서, 예쁜 드레스를 입은 내가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단장의 아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온 클로이 양을 본 리샤르 님의 눈..
- [ 연애(판타지)/약혼 피로연에서, 있는 힘껏 약혼자의 발을 밟은 결과 ]52024-01-05 18:05:48(역시 그 아이는 클로이 양. 이 게임의 히로인이었구나) 클로이 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의 눈동자에 어딘지 모르게 열이 오른 듯한 묘한 빛깔이 떠오르는 것을, 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아델레이드, 푹 쉬세요" "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샤르 님." 리샤르 님은 앞으로 그 아이에게 끌리게 되는 걸까? 좋지 않은 예감이 가슴을 덮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방에서 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그러고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는 그 후 노집사에게 클로이 양의 이름과 외모의 특징을 알려주며 신원 조사를 의뢰했다. ****. 클로이 양에 대한 신원조사 보고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손에 들어왔다. 클로이 필스너 자작영애, 16세. 화훼농사를 짓는 평민 농가에서 ..
- [ 연애(판타지)/약혼 피로연에서, 있는 힘껏 약혼자의 발을 밟은 결과 ]42024-01-05 18:04:40윤기있는 흑발과 나보다 더 주황색에 가까운, 마치 벽난로 불처럼 따뜻한 색의 눈동자를 가진 그는 어쨌든 천사처럼 귀엽다. 결국 그렇게 양호실에서 거의 하루종일 있다가 집에 돌아온 나에게, 로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오늘 왜 그래, 누님? 왠지 안색도 안 좋고, 혹시 몸이 안 좋아?" "조금 두통이 있지만 별일 아니야. 걱정해 줘서 고마워." 역시 우리 남동생, 눈치가 빠르다면서 나는 미소 지었다. 그는 정말 똑똑하다. 마른 모래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하나하나 즐겁게 흡수해 나간다. 요즘은 아버지가 데려온 손님들의 소문에도 슬쩍 귀를 기울이고 있어서, 저 나이에 벌써 정보통이 다 된 것 같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금 이 나라의 재상인 아버지보다 더 훌륭한 재상이 될 것이..
- [ 연애(판타지)/약혼 피로연에서, 있는 힘껏 약혼자의 발을 밟은 결과 ]32024-01-05 18:03:33안타깝게도 전생의 언니가 게임을 하는 모습을 옆에서 힐끗 쳐다보기만 했기 때문에, 나는 게임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 게임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이니 당연하다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전생에 가끔 언니가 흥분해서 게임 상황을 이야기해주고는 했기 때문에, 재밌는 이벤트에 대해서는 대충 알고 있는 정도다. 다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생의 언니의 최애는 리샤르 님이었다. 그래서인지 인기 공략 대상 중 하나였던 그의 얼굴을 알 수 있었다. 아까는 그 때문에, 마치 대조하듯이 리샤르 님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말았다. 왜 지금까지는 리샤르 님을 앞에 두고도 그를 기억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얼굴을 보고도 악역영애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그리고 히로인이 리샤르 님의..
- [ 연애(판타지)/약혼 피로연에서, 있는 힘껏 약혼자의 발을 밟은 결과 ]22024-01-05 18:02:09ㅡㅡ제발. 마지막으로 한 번 정도는 나를 봐줘. 머릿속에서 무언가 끊기는 소리가 울려 퍼졌을 때, 나는 높은 굽의 날카로운 구두를 신은 오른발을 그의 발을 향해 힘껏 내리찍고 있었다. *** 내가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것은, 약혼 피로연가 있기 한 달 전의 어느 날이었다. 왕립학교의 창문을 통해 안뜰을 내려다보던 나는, 한 영애에게 웃으며 대화하는 리샤르 님의 모습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왜 리샤르 님은 저 아이에게 저런 미소를 짓고 있는 거람......?) 몇 명의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문득 창밖으로 시선을 돌린 나의 표정이 굳어있는 것을 눈치챘는지 친구인 율리아 님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왜 그러세요, 아델레이드 님? 왠지 안색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 [ 연애(판타지)/약혼 피로연에서, 있는 힘껏 약혼자의 발을 밟은 결과 ]12024-01-05 18:00:44왕궁의 대연회장에서는,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에 맞춰 많은 귀족 커플들이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커다란 샹들리에가 비치는 커다란 홀의 거의 중앙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것은, 제2왕자 리샤르 님과 그의 약혼자가 된 나, 어비스 공작가의 장녀 아델레이드다. 오늘의 주인공은 우리다. 왜냐하면 오늘은 지금부터 우리의 약혼의 인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눈앞에 서 있는 리샤르 님의 아름다운 얼굴을 바라보았다. 찰랑거리고 윤기 있는 금발이 돋보이는, 단정한 백옥 같은 얼굴. 오뚝한 콧날과 약간 얇은 입술, 그리고 지적인 눈매의 푸른 눈동자가 이상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다. 몇 번을 봐도 무심코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는 얼굴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똑똑하고 차분하고 친절하며, 훌륭한 인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