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가희 알리체 카스타니니의 거짓말쟁이 하인 ]52023-10-22 06:02:124개월 후. 원래부터 상대를 멸망시키려고 시작한 전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서로가 지쳐서 일부 광산의 소유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상대 국가와 타협이 이뤄진 것 같아서, 전쟁은 끝이 났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빼앗아 놓고, 잃어버리게 해 놓고 뭐가 광산이냐고 울고 싶을 정도다. 징집되고도 무사했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귀향하고 있다. 초조하게 계속 극장에서 기다리던 알리체는, 어쩌면 집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배인에게 단테의 주소를 물어보고 찾아갔다. "혹시 최근에 단테 루촐리니를 보신 적 있으세요?" 옆집 문이 열리면서 나온 할아버지에게, 알리체는 물었다. "단테? 그 시끄러운 녀석? 요즘 안 보이던데." "그래요?" 알리체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그렇고, 시끄럽다라니 대체 뭘까. 혹시 여자를 집에 데..
- [ 연애(판타지)/가희 알리체 카스타니니의 거짓말쟁이 하인 ]42023-10-22 05:54:36다음 날 무거운 짐을 들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알리체는 극장을 찾았다. 좀 더 일찍 가려고 했지만 발걸음이 무거워서, 결국 약속 시간의 조금 전에야 도착했다.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연다. 그는 그곳에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갑자기 안심이 되어서, 알리체는 한숨을 내쉬었다. "...... 늦어서 미안해." "늦지 않았어. 몇 시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니까. 차라도 한잔 해." "고마워." "한꺼번에 마셔줘. 부탁이니까." "?" 그는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 잔이니, 한숨에 마시려고 하면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소보다 두 배 정도 시간을 들여 걸어왔기 때문에 마침 목도 마른 상태다. 그럼 한 번에 마시자며 컵을 기울이자 "!?" 알리체는 콜록거렸다. 목구멍 안쪽에서 타는 듯한 강한 자극을 느꼈다..
- [ 연애(판타지)/가희 알리체 카스타니니의 거짓말쟁이 하인 ]32023-10-22 03:30:54앉아있는 단테의 정면에서 무릎을 꿇고, 그에게 허리를 안긴다. 사랑의 노래를 부르며, 알리체가 두 팔을 하늘로 뻗는다. 가느다란 여운을 남기고 목소리는 사라졌다. 원래는 여기서 관객들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어야 했다. 연기를 마치고, 알리체는 자신의 뺨에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가만히 그 모습을 단테가 지켜보고 있다. "오늘따라 열정이 넘치네?" "......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했더니, 왠지 모르게." 언제 이곳이 옛날처럼 전쟁에 휩싸일지 모른다. 이번에 자신의 세계가 불타버리면, 알리체는 어디로 가야 할까. 모처럼 만들어 놓은 알리체의 세계가 또다시 산산조각이 나버린다면. 이번에는 어디로. "슬프다면 안아 줄까?" "아까부터 계속 안고 있었잖아. 이제 좀 놓아줘." "싫은데..
- [ 연애(판타지)/가희 알리체 카스타니니의 거짓말쟁이 하인 ]22023-10-21 20:28:22알리체는 전쟁고아다. 대륙의 서쪽에 위치한 이 나라는, 여러 작은 나라들이 그 영토를 두고 여러 차례 전쟁을 반복해 왔다. 마을이 불타고 고아로 버려져 의지할 곳도 없던 10살의 알리체는, 걸어서 겨우 이 마을에 도착했다. 다른 아이들처럼 도둑질도 할 수 없었고,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처음에는 그저 길거리에 앉아있었다. 가끔 누군가가 동전을 그릇에 넣어줘서 겨우겨우 살아가던 중, 한 번은 밤중에 어른에게 나쁜 일을 당할뻔한 적이 있어서 바깥은 무섭다는 것을 깨달았다. 뭔가 내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던 중,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돈을 받고 있는 예능인을 발견했다. 순간 아리체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아리체는 노래를 할 줄 알았다. 마을의 아이 중에서 제일 잘 불렀다. 알리체는 ..
- [ 연애(판타지)/가희 알리체 카스타니니의 거짓말쟁이 하인 ]12023-10-21 19:25:12넓은 무대를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배우가 낮게 울리는 목소리로 사랑을 잃은 슬픔을 관객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떨리더니, 결국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는다. 절망 끝에, 그는 무대에 쓰러졌다. 관중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무대 뒤쪽에서 여성 주연이 등장한다. 진홍색 드레스를 입은 그 여자는 하얀 어깨를 드러내며, 팔을 부드럽게 벌리고는 붉은 입술을 움직였다. 바람이 부나 싶어서, 사람들은 무심코 각자의 모자와 머리카락을 잡았다. 하지만 바람이 아니었다 목소리 처음엔 칼날처럼, 이윽고 차분한 봄기운으로 바뀌어 공연장을 감싼다. 관객들은 입을 벌린 채로, 천상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여자는 쓰러진 남자에게 다가가 무릎을 굽히며 팔을 살며시 움직였다. 가늘고 고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