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023년 10월 22일 06시 02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4개월 후.
원래부터 상대를 멸망시키려고 시작한 전쟁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서로가 지쳐서 일부 광산의 소유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상대 국가와 타협이 이뤄진 것 같아서, 전쟁은 끝이 났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빼앗아 놓고, 잃어버리게 해 놓고 뭐가 광산이냐고 울고 싶을 정도다.
징집되고도 무사했던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귀향하고 있다.
초조하게 계속 극장에서 기다리던 알리체는, 어쩌면 집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배인에게 단테의 주소를 물어보고 찾아갔다.
"혹시 최근에 단테 루촐리니를 보신 적 있으세요?"
옆집 문이 열리면서 나온 할아버지에게, 알리체는 물었다.
"단테? 그 시끄러운 녀석? 요즘 안 보이던데.""그래요?"
알리체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그렇고, 시끄럽다라니 대체 뭘까.
혹시 여자를 집에 데려와서 시끄럽게 하는 건 아닐까 싶어, 알리체는 거듭 물었다.
"시끄럽다는 건, 그......."
"아침저녁으로 계~~속 노래를 부르고 있어, 내가 다른 데서 하라고 소리쳤더니, 요즘은 공원 같은 데서 하는 것 같더라. 근데 안 들리면 안 들리는 대로 좀 적적해서 어떻게 할까 생각했는데, 이번엔 사라져 버렸지 뭐야. 어디로 갔을까, 그 남자."
"...... 다시 올게요"
알리체는 극장으로 돌아갔다.
똑바로 앞을 바라보면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일 밤, 술집에 가거나
알몸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잠들지 못한다고 말했던 게으름뱅이 남자의 노래를
이웃 사람은 매일 저녁 집에서 듣고 있었다.
알리체는 계속 속고 있었다.
그는 계속 연기하고 있었다
여자를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고
게으름뱅이에 가벼운 남자를, 계속
알리체를 향한 마음이 알리체를 겁먹게 하지 않도록
가슴에 담아둔 사랑의 조각이 입술에서 흘러나와도 숨길 수 있도록.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계속 곁에 있을 수 있도록.
계속 곁에 있고, 계속 함께 노래할 수 있도록
계속
계속
처음 만났던 그날부터 9년
9년 동안 연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남자는
"바보 아냐!?"
외치며 열어젖힌 그 문 너머에
그는 있었다.
"......다녀왔어."
"......다리는 있고?"
"긴 팔다리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멋진 얼굴도 온전하게 다 있어. 노래하고 춤추는 걸로 상관의 마음에 들어서, 짐꾼이 된 후로는 전투에 나가지 않았거든. 게으름뱅이가 멋지게 연기를 해서 훌륭한 겁쟁이가 되었다는 말씀. 절대 죽을 수 없으니까. 나는 여왕의 전속 하인이니까."
두 팔을 천천히 벌리며, 그는 경건하게 인사를 했다.
"......여왕이 자랑스러워하는 명배우야."
알리체는 다가가서 그를 껴안았다.
단테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몸을 부드럽게 껴안았다.
팔에 익숙해진 그 남자의 형상이
언제나처럼 따뜻한 것이, 떨릴 정도로 기뻤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어서 와. 단테."
"아, 듣기 좋은 목소리. 머릿속이 저릿저릿해. 이 목소리를 계속 듣고 싶었어."
알리체는 안긴 채로 파트너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럼 이제부터 계속 들려줄게. 어디서든, 네가 원하는 곳에서. 얼마든지."
여자의 눈물을 닦아주려고 내민 손을 멈추고서 놀란 듯 눈을 크게 뜬 후, 볼을 붉게 물들이는 알리체를 바라보며 단테는 섹시한 미소를 지었다.
"연기가 아니라?"
"그때만은 배우를 그만둘게. 그때만은."
"이거 참, 최고의 보상이잖아. 아껴둬서 다행이다. 아무래도 더 맛있어진 것 같아."
안아 올려졌다.
입술이 맞닿았다.
"우리 집에 갈까? 대낮이라 밝아서 기뻐."
"옆집 할아버지가 시끄럽다고 말했어."
"괜찮아, 오늘은 할아버지가 딸의 집에 가는 날이야. 마음껏 큰소리를 내도 괜찮아."
"계속 안고 갈 셈이야?"
"이 이상 놓아줄 생각은 없어. 나는 정말 잘했거든."
"그렇긴 해."
알리체는 웃었다.
가슴을 활짝 펴고 그의 얼굴에 손가락을 뻗으며,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럼 보상을 수여하마, 단테 루촐리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여왕 폐하."
다시 입술을 맞대고
여왕과 하인은 눈물을 지은 채 서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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