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11 에필로그 : 같은 풍경2023-09-19 21:23:46클로이가 브라이트 왕국을 떠난 지 2년 후. 죽은 풀로 뒤덮인 초원에 새싹이 돋아나는 봄. 검은 뿔테 안경에 진홍색 재킷을 입은 '약장수 코코' 클로이와, 감색 망토를 두른 오스카가 해 질 녘의 사이파의 거리를 걷고 있다. 클로에를 본 마을 사람들과 모험가들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어왔다. "여어, 코코, 내일 떠난다면서?" "쓸쓸해지겠구먼." "내일 배웅하러 갈게!" "코코야, 또 와야 해!" 그들에게 "고마워요."라며 손을 흔드는 그녀를 보며, 오스카가 미소짓는다. "많이 익숙해졌구나." "네, 중간에 3개월 정도 공백이 있긴 했지만, 2년이나 함께 했으니까요." 예의 그 '약혼 피로연'이 끝난 후, 클로이는 조사에 협조하게 되었다. 조사관들이 왜 마도구의 개입을 의심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이렇게..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10 일의 전말2023-09-19 21:04:16이후 왕궁에서. 라일리우게 자작과 프리실라, 그리고 나로우 왕자와 그 측근, 주치의 등의, 사건에 연루된 자들에 대한 엄중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나로우 왕자와 주치의의 세뇌를 받아 범행에 가담한 이들은 충격으로 인해 말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프리실라에 이르러서는 울고불고하는 정신착란 상태였다. 유일하게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었던 라일리우게 자작은 자신을 [천 년 전 이 대륙을 지배했던 리엘가 제국 황실의 후예] 라고 소개했다. 라일리우게 가문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책'이 존재했다. 그 책을 통해 그는 자신이 리엘가 제국의 왕족이라는 것과, 어딘가에 강력한 무기(마도구)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자작은 그 내용을 믿고 오랜 시간 동안 영지를 탐색했다. 그러다 큰 산맥의 기슭에서..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9 미안해2023-09-19 20:47:32행사장을 빠져나온 라일리우게 자작은 필사적으로 달리고 있었다.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참석자들을 모두 세뇌시켜 자기 뜻대로 할 예정이었다. 대중의 앞에서 나로우 왕자를 시켜서 단죄하고, 클로이 매드니스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했다. 그녀를 노예로 삼아, 부려먹으려고 했다. (그랬는데! 젠장! 그 계집이! ㅡㅡ하지만, 아직은 늦지 않았다!) 다리가 엉켜 넘어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르는 것처럼 복도를 달리고 계단을 뛰어내려 간다. 돌로 된 지하로 내려가서는, 그저, 똑바로 달린다. 그리고 지하실의 맨 끝 문을 열더니, 자작은 어깨로 숨을 몰아쉬며 카펫을 들췄다. 카펫 아래에서 나온 것은 커다란 미닫이 문. 자작은 팔에 힘을 주어 미닫이문을 열었다. '끼이이' 소리를 내며 미닫이문이 천..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8 단죄극(2)2023-09-19 20:31:37눈에 핏발이 선 몇 명이, "저 계집, 나로우 님에게 무례하게 굴다니!" "당장 입 다물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라고 말했지만, 오스카의 날카로운 눈빛에 입을 다물었다. 클로이가 마도구사 남자를 향해 말했다. "아까 살인 마도구를 만들었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어떤 마도구인가요?" "사, 살인의 마도구다!" "그래서 어떤 작용을 하는 마도구인가요? 폐하께서는 의식이 혼미하다고 들었습니다. 당신, 빛의 마도구의 전문가죠? 의식을 혼미하게 만드는 마도구는 어떻게 만드었나요? "그, 그건......" 마도구 전문가인 남자는 말문이 막혀서 침묵하였다. 남자를 측은한 눈으로 바라보던 클로이가, 다시 입을 연다. "그리고 저는 1년 전부터 한 달 전까지 루이네 왕국의 사이파라는 도시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7 단죄극(1)2023-09-19 20:08:34"찾았다! 클로이 매드니스! 너를 국왕에 대한 암살 미수 혐의로 구속한다!" 소리치는 나로우 왕자의 뒤에서, 양손을 입가에 대며 웃고 있는 프리실라. 오스카가 고개를 들어 왕자를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전하, 실례지만, 1년 전과 같은 일을 또다시 하실 셈이십니까?" "흥, 1년 전엔 내가 안이해서 놓치고 말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다! 이봐! 이 여자를 데려가라!" 왕자의 지시를 받은 두 기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오스카가 두 사람에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자, 옆에 서 있던 세드릭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로우, 이런 곳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은 권장할만한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내용, 약속을 잡아서 별실에서 이야기해야 할 내용일 텐..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6 약혼 피로연의 시작(2)2023-09-19 19:51:26* 클로이는 오스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커다란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높은 천장, 큰 계단, 대리석 바닥. 벽은 새하얗고, 고급스러운 가구와 아름다운 꽃이 곳곳에 장식되어 있다. 행사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있었다. 화려한 부채를 들고 있는 귀족이 목소리를 낮췄다. "오늘은 참말로 화려하네요." "맞아, 나로우 전하도 수습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겠지." "그 프리실라 같은 근본도 모르는 여자가 왕비 후보라니 말도 안 된다고요." "천박하기 짝이 없사와요." "정말로 그 두 사람이 왕위에 오르는 것이 옳은지, 다시 한번 판단할 필요가 있겠군요." 나로우 왕자와 프리실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특히 프리실라에 대해서는, 신분을 망각한 여자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그런 수다를 들으..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6 약혼 피로연의 시작(1)2023-09-19 19:50:52나로우 왕자와 프리실라의 '약혼 피로연' 당일날 아침. 메이드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화장실에서, 하얀 목욕 가운을 입은 클로이가 긴 소파의 위에 누워있다. "이제 못하겠어....... 어제부터 몇 번이나 목욕을 하고, 주무르고, 때리고요. 이젠 못 버텨." 클로이처럼 가운을 입은 콘스탄스가, 허리에 손을 얹으며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자, 힘내자, 너도 자작가의 영애잖아!" "시골의 파티는 화장 좀 하고 옷만 갈아입으면 끝인걸. 전날부터 치장하는 짓은 안 해." "그게 무슨 소리니! 그리고, 자, 거울 좀 봐. 반짝반짝 빛나잖아." 클로이는 귀찮다는 듯이 거울을 보고서, 반짝반짝 빛나는 피부와 머리카락을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름을 바르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일 거야." "안 돼. 기름..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5 믿어주실 수 있나요2023-09-19 19:14:04솔리디드 공작가의 넓은 정원 끝자락에 있는, 나무에 둘러싸인 정자에서. 클로이는 오스카와 마주 보고 앉아 차와 과자를 즐기고 있다. (아아, 행복해 ......) 좋아하는 마카롱을 눈을 감고 맛있게 먹는 클로이를 보며, 오스카가 빙그레 웃는다. "마카롱을 좋아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감동할 줄은 몰랐어." "뭔가 오랜만에 음식을 맛본다고 생각해서요." 요 며칠 동안. 클로이는 여전히 그 어느 때보다도 분석에 몰두하고 있었다. 건성으로 밥을 먹고, 잠자는 동안에도 꿈속에서 분석을 했다. 그야말로 분석 외길의 삶을 보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그 분석이 일단락되어 오스카의 초대를 받아 정자에서 좋아하는 마카롱을 먹고 있는 것이다.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클로이는 마카롱을 먹으며 하늘을 올려..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4 【Another Side】고민하는 클로이2023-09-19 19:01:36(※콘스탄스 관점) 똑똑똑 집에 두 명의 귀한 손님이 찾아온 며칠 후. 콘스탄스가 클로이의 방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 네에~" 잠시 후, 문이 천천히 열렸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냄새에, 콘스탄스는 무심코 코와 입을 막았다. "엄청난 술 냄새! 무슨 일이니, 대체!?" "술을 분석하고 있었어." "그 술은 지난번에 오빠가 왕성에서 가져온 술이야?" "그래. 다 열어서 분석하다 보니 냄새가 너무 심해졌어." 클로이가 겸연쩍은지 머리를 긁는다. 그 모습을 보며 콘스탄스는 생각했다. 이 아이는 역시 기운이 없구나. "클로이, 기운이 없어 보이는데, 괜찮아?" "응, 괜찮아.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있어." "정말! 그건 당연하잖아!" 그것도 그렇다며 클로이는 웃었지만, 역시 기운이 없어 ..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3 수질조사와 건네받은 카드2023-09-19 01:26:20클로이가 솔리디드 공작가에 도착한 지 며칠 후. 흐린 날씨에 약간 무더운 초여름의 아침. 그녀는 오스카와 함께 마차를 타고서 왕궁으로 향하고 있다. 오늘의 목적은 '성의 물을 직접 조사하는 것'이다. 견학하는 척하면서, 가지고 있는 마도구로 몰래 수질 조사를 할 예정이다. (오늘의 조사로 독을 넣은 방법 정도는 밝혀내고 싶어) 참고로 오늘의 클로이는, 멋들어진 영식용의 귀족옷으로 남장을 하고 있다. 검은 가운을 입은 남자들에게서 몸을 숨기기 위함도 있지만, 오스카에 따르면 왕궁에는 귀족의 영식들이 자주 견학을 오기 때문에, 이런 옷차림이 가장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한다. 마차에 몸을 맡긴 채, 클로이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회색 구름 아래 보이는 것은, 왕립학교의 붉은 지붕. (1년 전까지만 해도 ..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2 다실에서의 대화2023-09-18 23:56:47"듣기만 해도 기절할 것 같아. 클로이는 대모험을 했던 거네?" "그래,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클로이가 오스카의 품에 안겨 솔리디드 공작가에 도착한 지 이틀 후. 그녀는 오후의 밝은 햇살이 비치는 장미꽃으로 장식된 다실에서, 콘스탄스와 과자를 먹으며 차를 마시고 있다. 화제는 사이파에서 여기까지 온 여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 검은 옷을 입은 수상한 남자들의 습격을 받은 클로이가 오스카에게 이끌려 사이파를 빠져나온 뒤, 그는 말을 타고 옆 마을로 향했다. "더 이동하고 싶지만 밤길은 위험하고, 말도 지쳤어." "어디로 가세요?" "브라이트 왕국으로 돌아가자. 이 나라에 있으면 위급할 때 너를 보호할 수 없어." 옆 마을의 숙소에서 잠을 못 이루는 몇 시간을 보내고, 말을 갈아타고는 새벽에 출발했다...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3부 01 프롤로그 : 솔리티드 공작가에서2023-09-18 19:43:08(※콘스탄스 시점) 클로이와 오스카가 사이파를 떠난 지 약 일주일 후. 초여름을 연상시키는, 다소 무덥고 흐린 날씨의 오후. 왕도의 귀족가를,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멋진 마차 한 대가 달리고 있다. 그 안에는 아름다운 푸른색 드레스를 입은 콘스탄스 솔리디드 공작영애가 타고 있다. 그녀는 마차 창문을 통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나라를 떠난 지 오래되었지만, 오빠는 괜찮으려나." 약 한달 전, 오스카는 기사단의 극비 임무를 위해 비밀리에 출국했다. 대외적으로는 부상으로 요양 중이라는 명분을 내세워서, 오스카로 변장한 하인을 집 마당에 내보내는 식으로 자신의 부재를 위장하고 있다. (길어야 한 달이라고 했으니, 이제 돌아와도 될 것 같지만......) 우울한 표정으..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2부 11 【Another Side】브라이트 왕국의 성에서2023-09-18 19:22:54클로이와 오스카가 사이파를 떠난 지 며칠 후. 브라이트 왕국의 왕성 안에 있는,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붉은 카펫이 깔린 호화로운 집무실에서. 나로우 제1 왕자의 측근인 안경 쓴 청년이, 중앙 소파에 앉아 있는 왕자와 프리실라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무능해서 어렵게 찾은 클로이 매드니스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나로우 왕자가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너답지 않은 실수였어." "그녀의 출국을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상회의 직원을 매수해 루이네 왕국의 사이파라는 도시에서 발견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잡으려는 순간 마을의 모험가들이 방해한 모양입니다." "클로이 매드니스는 어떻게 되었지?" "얼굴을 가린 남자와 함께 말을 타고 도시를 떠났다고 합니다." "누군데, ..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2부 10 검은 로브의 남자들(2)2023-09-18 19:05:34그러자 마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을 노려보았다. "어이, 너희들, 돌아가! 여긴 내 가게다!" "저것이 국가를 반역하려던 죄인이라고 말한 거 못 들었나?" 검은 로브의 말에, 주인은 바보처럼 웃었다. "흥, 너희들 바보냐. 갑자기 찾아와서 얼굴도 보여주지 않는 너희들과, 1년 동안 도시를 위해 열심히 일한 이 녀석 중 누구를 믿어야 할지는 뻔하지 않겠냐!" 맞아 맞아! 모험가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녀석은 말이지! 아침에는 약하지만, 매일 쉬지 않고 우리에게 약을 팔아주는 최고의 약사라고!" "그래! 고대 마도구만 밝히는 바보지만, 우리 아들의 천식을 고쳐줬어!" "움직이지 않던 내 팔도 고쳐줬지! 애초에 이런 얼빠진 녀석이 국가 전복이라든가 복잡한 일을 할 리가 ..
- [ 연애(판타지)/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제2부 10 검은 로브의 남자들(1)2023-09-18 19:04:52오스카가 사이파를 떠난 지 사흘 후의 밤. 클로이가 졸린 기색으로 '호미정'의 카운터에 앉아 있다. "코코 씨, 졸린 것 같네요." "응, 요 며칠 동안 이상하게 머리가 맑아서, 자다가도 금방 깨어나버려." 오스카가 없어진 후, 클로이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외로움에 휩싸였다.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약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한 달치 이상의 약을 만들어 버렸다. (이 느낌, 언젠가 느껴본 적이 있어) 도대체 언제였을까 하며 머리를 긁적거린다. 그리고 생각났다. (어렸을 때 소중히 키우던 햄스터 햄짱이 도망갔을 때의 느낌과 비슷해) 어쩌면 오스카 님은, 햄짱과 비슷할 정도로 소중하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독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궁금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자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