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3부 01 프롤로그 : 솔리티드 공작가에서
    2023년 09월 18일 19시 43분 08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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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스탄스 시점)





     클로이와 오스카가 사이파를 떠난 지 약 일주일 후.



     초여름을 연상시키는, 다소 무덥고 흐린 날씨의 오후.

     왕도의 귀족가를, 쇼핑을 마치고 돌아가는 멋진 마차 한 대가 달리고 있다.



     그 안에는 아름다운 푸른색 드레스를 입은 콘스탄스 솔리디드 공작영애가 타고 있다.



     그녀는 마차 창문을 통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나라를 떠난 지 오래되었지만, 오빠는 괜찮으려나."





     약 한달 전, 오스카는 기사단의 극비 임무를 위해 비밀리에 출국했다.



     대외적으로는 부상으로 요양 중이라는 명분을 내세워서,

     오스카로 변장한 하인을 집 마당에 내보내는 식으로 자신의 부재를 위장하고 있다.





    (길어야 한 달이라고 했으니, 이제 돌아와도 될 것 같지만......)





     우울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는 콘스탄스를 태우고 귀족가를 달리는 마차.

     유난히 큰 솔리디드 공작가의 저택 앞에 멈춰 섰다.



     콘스탄스가 마차에서 내리자, 초로의 집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어서 오십시오, 콘스탄스 님."



    "다녀왔어."





     집사와 함께 입구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녀는, 저택 안의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 분주한 것을 느꼈다.



     어딘지 모르게 안절부절못하는 하녀들, 허둥지둥거리는 남자 하인들.

     집사도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인다.





    "...... 이게 도대체 무슨 소란일까?"





     콘스탄스가 묻자, 집사가 당황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실은 오스카 님께서 돌아오셨기 때문에."





     콘스탄스는 눈을 크게 떴다.





    "어머, 오빠가! 무사해?"



    "예, 건강해 보이셨지만, 아무런 예고도 없이 소년을 한 명 데리고 오셔서."



    "소년?"





     집사의 말에 따르면, 오스카는 갑자기 마차를 타고 돌아왔고, 그 마차에는 소년이 한 명 타고 있었다고 한다.





    "열 대여섯 살 정도의 안경을 쓴 분이며 주무시고 계셨던 모양인데, 오스카 님께서 자신의 망토로 그 소년을 감싸고 옆으로 안아서 마차에서 내리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더니 소년을 위해 방을 준비하라고 지시하시면서 '간식과 음료수를 가져와라, 그 외의 일로는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콘스탄스는 눈썹 사이를 살짝 찡그렸다.





    "...... 오빠는 그 외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것이, 먼 친척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 말도."



    "...... 먼 친척?"





     그런 먼 친척, 들어본 적 없는데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콘스탄스.

     집사도 마찬가지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건 내가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알겠어. 내가 확인해 볼게."















     콘스탄스는 계단을 올라 복도를 걸어서 오빠의 방 앞에 섰다.

     숨을 가볍게 들이마시고 노크를 한다.





     잠시 후, 문이 덜컹거리며 열리며 다소 피곤한 표정의 오스카가 얼굴을 내밀었다.





    "...... 오랜만이야."



    "돌아오셨네요? 수고하셨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콘스탄스는 문틈으로 방 안을 살폈다.

     방은 평소와 다름없었고, 탁자 위에는 편지지와 펜이 놓여 있었다.





    "편지를 쓰고 계셨어요?"



    "그래, 여러 가지로 조정이 필요해서."



    "소년을 데리고 왔다고 집사가 놀라던데요."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





     그때.

     갑자기 방 안에서 기쁜 목소리가 들려왔다.





    "콘스탄스!"





     방의 가장자리에서 인물의 움직임이 느껴져서, 그쪽으로 눈을 돌린 콘스탄스는 눈을 크게 떴다.





    "......!"





     그것은 머리를 어깨 길이로 자른 그리운 친구의 모습이었다.





    "클로이!"





     콘스탄스는 오스카를 밀어내고, 클로이에게 달려가서 있는 힘껏 껴안았다.





    "클로이! 보고 싶었어!"



    "꾸엑."



    "너도 참, 거의 편지도 안 보내다니!"


    "꾸엑, 잠깐, 이거, 데자뷔......."



    "걱정했다니깐! 정말 나쁜 아이야!"



    "괴, 괴로워 ......"





     버둥거리는 클로이를 미친 듯이 껴안고 있는 콘스탄스.

     오스카가 당황하며 동생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진정해, 클로이가 죽어 버릴 거야."



    "네?"





     콘스탄스가 당황하며 팔을 풀어주었다,

     거기에는 축 늘어진 클로이의 모습이 있었다.





    "나, 나도 참! 기뻐서 그만!"









     필사적으로 사과하는 콘스탄스를 보며, 클로이는 생각했다.



     역시 이 두 사람은 남매가 맞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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