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ending(4)2023-08-18 23:51:32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나를 때린 것은 처음이었다. 때리는 건 아버지, 무시하는 건 어머니. 생각해 보면 끔찍한 역할 분담이었지만, 어머니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때리지 않았던 것일까. 잘 모르겠다. 아마 배려심 같은 건 아니었을 것 같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앙!" ...... 정말이지, 아까부터 누가 울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뺨이 젖어 있는 것 같아, 숟가락을 들고 있지 않은 왼손으로 뺨을 닦는다. 그러자 왠지 모르게 왼손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어딘가 다치기라도 한 걸까? 궁금해서 은색 숟가락을 입에서 빼내어 자신의 얼굴을 비춘다. 초췌하고 마른 소녀.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창백한 얼굴. 뺨이 조금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다. (아) 새빨갛게 부은 눈꺼풀에서 멈추지 않고..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ending(3)2023-08-18 23:50:26숟가락을 건네받는다. 은빛 숟가락이다. 차가운 숟가락을 쥐고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카레라이스 위에 올려놓는다. 한 숟가락 떠먹으려는 순간,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빨리, 빨리, 빨리빨리빨리!" "어?" 날카로운 목소리. 나도 모르게 손이 멈췄다. 어머니는 내 옆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어머니의 얼굴에 걸린 검은 머리카락이, 눈가를 가리고 있다. "왜 멍하니 있는 거야!? 미츠구 씨는 이미 없는데 왜! 왜 너 혼자 있는 거야! 행복하게 해 준다며? 왜, 왜, 왜!" "엄, 마." "빨리, 빨리빨리빨리이이이이이이이!" 손이 올라간다. 보라색 매니큐어가 전구 아래에서 반짝이며, 올라갔다가 금방 그림자가 된다. '아' 하고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어머니의 손은 이미 내려져 있었고, 뺨이 뜨겁..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ending(2)2023-08-18 23:47:52(엄마는 슬픈 마음을 감추고 싶어서 일을 하는 걸까?) 나는. 나는, 엄마의 '무엇'일까? 아버지와의 자식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만으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다면 지금까지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아버지를 떠나보낸 그날 이후,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되었다. 방 한구석, 벽장 빈 공간에 놓인 작은 위패. 아버지가 들어있다는 하얀 항아리. 어머니는 아버지이게 무덤이 없다며 투덜거렸었다. (아빠 ...... 아빠는 왜, 사라지는 것을 선택했어?) 유서는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계속 꿈속에서 차 안에서 잠들어 있는 아버지에게 달려가던 있는 장면을 계속 되새기고 있다. (모르겠어ㅡㅡ내가 좀 더 일찍 악령이 될..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ending(1)2023-08-18 23:46:09――ending―― ――띵동 ――띵동, 띵동 ――띵동,띵동,띵동 투박한 호출 버튼에 작은 손가락이 뻗는다. 까치발로 버튼을 누르는, 옅은 색의 머리를 두 갈래로 묶은 소녀, 마리코다. 경쾌한 벨소리가 울려 퍼진다. 커다란 알루미늄 문은 녹이 슬어 있고,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창문에는 광택 유리가 끼워져 있어 방 안을 확인할 수 없다. "츠구미, 없는 걸까?" "역시, 외출 중일지도~" 의기소침해 보이는 마리코에게 느긋한 말투로 말을 건넨다. 검은 댕기머리의 소녀, 사치코는 마리코의 한 발짝 뒤에 서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종이 뭉치는 담임선생님이 맡긴, 최근 학교에 나오지 않는 반 친구ㅡㅡ츠구미의 것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버튼을 향해 손가락을 뻗는 마리코. 그런 마리코에게, 이번에는 왼쪽..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9(2)2023-08-18 22:30:11경찰관이 돕는 자들은 나뿐만이 아닌 수많은 어려운 사람들이다. 나한테만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두는 것은 미안하다. 내가 직접 해결할 수 있다면 빨리 해결하고 싶었다. (일단 아빠를 만나고, 그다음에. 응, 전부, 그 후부터야) 우선은 내 진심의, 최선을 다한 연기를 보여주자. 그래서 나는 '아버지에게 무엇이든 말할 수 있는 나'를 연기하며 모든 것을 부딪히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불꽃을 보여주면, 기운이 없는 아버지한테도 불이 붙을지도 모른다. 잘 되면 어머니에게도 해보자. 그러고 나서 마리코의 연예기획사에 들어가서, 경찰한테 보고도 하고...... 응, 할 일이 많아. 미래가 아주 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노력 하나만으로,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미래 예측도를 깜짝 놀랄 정도로 바꿀 수..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9(1)2023-08-18 22:28:51――9――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다. 축축한 공기는 평소보다 훨씬 더 덥고 습하게 느껴진다. "츠구미짱, 정말 괜찮겠니?" "네!" 병원의 뒷문. 늘 보는 경비 아저씨 앞에서. 배웅하러 온 접수원 언니에게 힘차게 대답했다. 그 연기의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채 병원으로 달려가자, 예상대로 아버지는 병원에서 탈주한 상태였다. 그래서 평소처럼 찾으러 간다고 하니, 나를 발견한 접수처 언니가 우산을 빌려주겠다고 했다. 언니에게서 비닐우산(병원 비품인 것 같다.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을 빌린 나는 배웅하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숙이고는 비를 맞으며 걸어 나갔다. 운동화가 허름해서 당연히 빗물이 신발 안에 들어오겠지만, 머리부터 물을 맞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많이 달라진다. 가방은 병원에 맡겨놨..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8(3)2023-08-18 18:38:53"약자를 괴롭히면 네가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ㅡㅡ 목소리를 높인다. "거울에 비친 네 얼굴을 한번 봐! 그 일그러진 얼굴이 낯이 익지 않아?" ㅡㅡ그가 입을 열려는 찰나에 목소리를 비집어 넣는다. "드라마나 만화 속 악당이랑 똑같아! 몰랐어?" ㅡㅡ친숙한 사물에 비유하여 상상하게 한다. 자신이 무엇인지를. "...... 너, 스스로 정의의 편에 의해 쓰러지는 악의 괴물로 전락하고 있는 거야." ㅡㅡ사실을 크게 말하면서. 그리고는 불쌍하다는 듯이, 슬프다는 듯이.. (자신의 위치를 만화나 드라마의 '악역'으로 인식하게 만든다ㅡㅡ!) 괴롭힘을 하던 아이는 입을 꾹 다물며, 반박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가 어떻고, 괴롭히는 것이 어떻고. 그러한 눈앞의 일이라면 그는 얼마든지 반론을..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8(2)2023-08-18 18:37:50(어떤 느낌으로 갈까. 그래, 모처럼이니 술에 취했을 때의 아버지를 상상해 보자. 불합리하고, 무섭게) 대본도, 시나리오도, 감독도, 출연자도 없다. 뭐랄까, 지금부터 내가 연기할 인물은 가상의 인물이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건 분명 나의 첫 창작 연기가 될 것이다. 집단괴롭힘 같은 못난 짓을 하는 그들을 내 연기 연습의 실험대로 삼자. 도대체 어떤 사람이면 이런 곳에, 이런 장면에 개입할까. 어떤 '무서운' 사람일까. 정의감이 넘치는 사람. ㅡㅡ"악"에게는 무서운 사람. 화풀이 같은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 ㅡㅡ"정의"가 보기에 무서운 사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 ㅡㅡ"미지"이며 "만인"에게 무서운 사람. 가장 무서운 것은 분명 마지막이다. 불합리..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8(1)2023-08-18 18:36:11――8―― 종례 시간은 항상 별 탈 없이 끝난다. 모두들 열혈 선생님의 역린을 건드리기 싫어서 얌전하게 굴기 때문이다. 나 역시 배우라는 꿈이 착실하게 포장되어 가는 와중에 공부 시간이 줄어들면 곤란하기 때문에, 오늘도 얌전하게 굴고 있었다. 하지만 키미에와 사치코, 미유키ㅡㅡ나와 마리코를 제외한 세 사람은, 우리가 평소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힐끗힐끗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나중에 질문하려나. 뭐, 괜찮아. 오늘은 오랜만의 병문안이니 빨리 가자) 키미에 일행이 신경 쓰는 것은, 들뜬 모습의 마리코와 약속을 가슴에 품고서 왠지 모르게 불안해하는 나의 모습이었다. 그야 꿈에 한 발짝 다가갔으니, 실실대는 것 정도는 용서해줬으면 한다. 그렇게 나와 마리코의 마음은 해맑았지만, 날씨는 우리들의 마..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7(3)2023-08-18 00:19:49(차녀 리건은 이제 리어왕의 사랑 외에는 사랑이 아니라고까지 말한다.) "그럼 리건아. 너에게는 아름다운 왕국의 비옥한 땅을 주도록 하마." 리어왕은 정답을 맞힌 아이에게 상을 주는 것처럼, 아이의 외모만을 보고, 상냥하고 다정한 어머니처럼 왕국을 나눠준다. 몸짓은 크게. 숨을 내쉬며 망설이면서 중얼거리듯. 나는 리어왕이다. 그저 자신을 칭찬하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불쌍한 노인. "자, 코델리아야. 너는 내게 무슨 말을 해서 풍요로운 왕국을 받겠느냐?" 칭찬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 오만한 미소. 그 말에, 그 몸짓에 코델리아는 슬픈 표정으로 눈을 감는다. 그렇게 보일 줄은 몰랐는데,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소중한 막내딸. 코델리아는 그 아름다운 얼굴을 흔들며, ..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7(2)2023-08-18 00:17:14사흘의 연휴 기간 중에는 의외로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병문안을 갔다. 그때의 나는 '친구들이랑 놀고 있으렴'하며 주먹밥만 남겨두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고, 병원에 따라가도 병원 앞 벤치에 앉아 사다 준 빵을 깨무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 친구들과 놀라고 해도, 마리코네 전화번호나 집 주소 따위는 알지 못하니, 방학 전에 약속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이상 그 아이들과 논다는 선택지가 없다. 결국 동네 도서관에 들러서 연기 공부를 하는 ......것이 연휴 기간의 시간 활용법이 되었다. 그렇게 사흘 연휴를 보내면 당연히 학교에서도 그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어서. "흐암...... 음냐." 언제나처럼 일찍 와서 생물계의 일을 한다. 방학 느낌이 가시지 않아 조금 졸리다. 교실에서 기르는 금붕어는 매일 먹이를 줄 ..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7(1)2023-08-18 00:15:45――7―― 틈새 바람이 불어오는 아파트의 방. 익숙해진 낡은 아파트에서의 일상은 요즘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변덕스럽게만 차려지던 저녁 식사가, 요즘은 매일같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말하길, 우리 엄마는 요리를 못한다고 한다. TV나 드라마에서 보는 요리와는 달리 태우거나 반대로 거의 날것에 가깝거나, 맛이 없거나, 너무 진하거나, 이상한 맛이 나거나 한다. 오늘 저녁도 왠지 짜고 매콤하고 시들시들한 야채볶음이다. 다른 곳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모양새임에는 틀림없지만 ...... 나는 그래도 그런 어머니의 요리를 좋아했다. 배만 든든해지는 것이 아닌, 가슴속이 따뜻해지는 그런 요리가 좋았다. "그래서, 오늘은 어땠니?" 어머니가 저녁밥을 차려주는 것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6(2)2023-08-17 20:13:19어머니가 좋은 곳의 아가씨였다니, 그런 말은 조금도 믿을 수 없었다. 왜냐면 엄마잖아? 눈 오는 날에 이불 한 장 덮고 자면서도 감기 한 번 걸리지 않는 어머니가 아가씨였다니. 아가씨라고 하면 분명 마리코처럼 몸매무새가 단정한 아이를 가리키는 줄로만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걸까? 으음.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여러 사람에게 머리를 조아려 창업을 한 다음 데릴사위가 되었지." "데릴사위?" "데릴사위라는 말은, 음~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되는 거지. 예전의 나는 아라키 미츠구라는 이름이었는데, 엄마 쪽 집안에 들어가서 키리오 미츠구가 된 거다. 그런데 나는 사생아라는 이유로 결국 시부모님께 인정받지 못했지. 그래서 어머니와 도망쳐서...... 하하, 뭐, 하지만 이렇게 되고 보니 그분들..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6(1)2023-08-17 20:11:36――6―― 그 후의 일. 입원 중인 아버지는 탈주라는 골치 아픈 버릇이 생겼고, 나의 병문안이라는 일상에는 아버지 찾기라는 임무가 추가되었다. 평일의 하굣길. 이제는 익숙해진 병원의 커다란 정문. 입구에서 곧장 접수처로 걸어가, 늘 보던 언니에게 말을 건넨다. "안녕하세요. 저기, 오늘은 아버지 계세요......?" "안녕, 츠구미짱. 그리고 미안, 오늘도 그래." "하아 ...... 아뇨. 아버지가 폐를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괜찮아. 그럼, 츠구미짱, 오늘도 부탁할 수 있을까?" "네." 곤란한 듯이 웃는 언니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는 언니와 비슷한 경직된 미소를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럼~ 오늘은 어디일까?) 처음엔 조..
- [ 연애(현실)/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5(3)2023-08-16 23:55:21"그러고 보니, 츠구미는 배낭이 아니었구나~" "응. 우리 집은 배낭이 없으니까." "오~" 물어봤으면서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마리코는 나와 사치코의 대화를 긴장하며 듣고 있던 것 같았는데, 대화가 순조롭게 끝나자 안도하는 것 같았다. 다들 알록달록한 도시락에 계란말이와 튀김이 들어 있다. 나는 알루미늄 호일에 싸인 주먹밥 두 개가 들어 있을 뿐이었다. 적어 보일 수도 있고, 색감이나 이런 것도 남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 나는 내 도시락이 제일 좋은 것 같아서 기쁜 마음으로 주먹밥을 집어먹었다. (엄마, 소금 뿌리는 걸 잊어버렸네 ...... 음후후후, 밥, 맛있어) 밥은 씹으면 달달하고, 배도 불러서 행복하다. 한 입 두 입 베어 물면 매실장아찌가 보여서 반갑다. 오늘은 씨 속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