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7(1)2023년 08월 18일 00시 15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7――
틈새 바람이 불어오는 아파트의 방. 익숙해진 낡은 아파트에서의 일상은 요즘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변덕스럽게만 차려지던 저녁 식사가, 요즘은 매일같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세간에서 말하길, 우리 엄마는 요리를 못한다고 한다. TV나 드라마에서 보는 요리와는 달리 태우거나 반대로 거의 날것에 가깝거나, 맛이 없거나, 너무 진하거나, 이상한 맛이 나거나 한다. 오늘 저녁도 왠지 짜고 매콤하고 시들시들한 야채볶음이다.
다른 곳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모양새임에는 틀림없지만 ...... 나는 그래도 그런 어머니의 요리를 좋아했다. 배만 든든해지는 것이 아닌, 가슴속이 따뜻해지는 그런 요리가 좋았다.
"그래서, 오늘은 어땠니?"
어머니가 저녁밥을 차려주는 것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라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밤에 일하는 일이 많은 관계로 낮에는 낮잠을 자야 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병문안을 못 가고, 대신 나에게 아버지의 근황을 물어보는 것이다.
오늘은 어땠는지,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등등. 어머니는 항상 무표정한 얼굴로, 별 관심도 없는 듯한 표정으로 내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그것이 수줍음 같은 것이며, 내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어머니가 가끔씩 실실 대며 웃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빠랑 엄마가 연못에서 데이트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흐음. 딸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정말......."
나는 그런 행복한 표정의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래서 아버지가 공원에서 울었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은 '어머니의 이야기를 하는 아버지'의 이야기였으니까.
"그리고 반대를 무릅쓰고 엄마와 도망쳤다는 것도."
"......흥. 그래, 그이는 앞뒤 가리지를 않아, 그런 주제에, 행동력만은 있었지 뭐야."
"저기, 엄마, 사생아가 뭐야? 아버지가ㅡㅡ"
"잊어버리렴. 세상에서 가장 하찮은 소리야. 그런 말로 남을 깎아내리려고 하다니, 정말 웃기는 소리지."
"ㅡㅡ응, 알았어. 잊을게."
어머니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는다. 왠지 더 이상 이 단어는 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다. 분명 밖에서도 쓰지 않는 것이 좋을 단어 같아.
어머니의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면 내일 아침과 점심을 먹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사흘간의 연휴인데, 밥을 먹지 않으면 꽤 힘들어진다. 얼른 아버지의 말에서 어머니가 기뻐할 만한 것을 찾는다.
"맞다. 아빠는 엄마랑 여기저기 다녔다고 했어."
"후...... 그래, 맞아. 그 사람, 꽤나 멋쟁이였어. 후, 후후, 미로의 비너스를 못 보았다고 하니, 나한테 '내 눈에는 너야말로 비너스로 보인다'고 말했지 뭐니. 정말, 입발린 말은 잘하는 사람이었어."
겨우 기분이 나아져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렇게 안심하면서도, 식탁에 미소가 피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놀라고 말았다. 여기에 아버지가 끼어들면 어떻게 될까. 아버지는 술만 마시면 난동을 부리니, 술을 손에 들면 내가 유령 배우가 되어 깜짝 놀라게 한다...... 이거면 어떨까?
왠지 빛이 보이는 것 같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있어 행복하고, 아버지는 어머니가 있어 행복하다. 내가 없어도 두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나라는 공포의 화신이 필요하다면, 분명 가족으로 더해 줄 것이다. 응응, 신이 나기 시작했어.
"그래서 말인데, 그 사람도 참ㅡㅡ"
"응, 응"
기분 좋게 미소짓는 어머니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나는 다음에 아버지를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예상과는 달리, 이 날 이후로 아버지를 만날 기회는 훨씬 줄어들게 되었다.728x90'연애(현실) > 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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