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츠구미는 배낭이 아니었구나~"
"응. 우리 집은 배낭이 없으니까."
"오~"
물어봤으면서 관심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마리코는 나와 사치코의 대화를 긴장하며 듣고 있던 것 같았는데, 대화가 순조롭게 끝나자 안도하는 것 같았다.
다들 알록달록한 도시락에 계란말이와 튀김이 들어 있다. 나는 알루미늄 호일에 싸인 주먹밥 두 개가 들어 있을 뿐이었다. 적어 보일 수도 있고, 색감이나 이런 것도 남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 나는 내 도시락이 제일 좋은 것 같아서 기쁜 마음으로 주먹밥을 집어먹었다.
(엄마, 소금 뿌리는 걸 잊어버렸네 ...... 음후후후, 밥, 맛있어)
밥은 씹으면 달달하고, 배도 불러서 행복하다. 한 입 두 입 베어 물면 매실장아찌가 보여서 반갑다. 오늘은 씨 속의 열매가 아닌 진짜 매실이다.
"츠구미, 맛있게 먹겠네~"
"그래? 마리코는 맛없어?"
"음~ 보통이야, 보통."
"흐음?"
매실장아찌의 신맛. 쌀의 단맛. 조금 굳은 주먹밥은, 신기하게도 갓 만든 것보다 더 맛있게 느껴진다. 갓 만든 것 주먹밥은 급식 때만 먹어보았지만.
(두 번째는 짠맛이 강해. 엄마, 비율이 틀렸어 ......그래도 맛있지만)
왠지 모르게 주목을 받으며 열심히 먹고 있자, 내 모습을 지켜보던 미유키가 자신의 도시락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츠, 츠구미짱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평소보다 더 맛있어 보일지도."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
"사치코짱도? 그, 그렇구나, 응."
"하하하, 확실히 미유키짱과 사치코짱의 말이 맞을지도! 마리코는 어때?"
키미에의 말에, 마리코도 조금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마리코는 도시락에서 계란말이를 집어 입에 넣더니, 볼을 살짝 움직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음.......음. 맛있어."
맛이 없거나 짠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응. 지금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아버지는 폭력을 휘두르지 않고, 어머니는 도시락을 만들어 주며, 당연하게 밥을 먹는 친구가 생겼고, 어느새 서로 이름을 부르며 지내고 있다. 꿈도, 목표도, 하고 싶은 것도 생겼고, 확실히 이전보다 훨씬 더 나아가고 있으며, 이전보다 훨~씬 더 세상이 밝아 보인다.
(나, 지금, 어쩌면 ...... 꽤나 즐거울지도)
가슴에 깃든 감정.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는 어렵지만, 따뜻하고 포근하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나는 그 감정을 확인하듯, 비어버린 끈주머니를 껴안았다.
――/――
카루이자와까지 찾아간 소풍 행사. 날씨도 좋아서, 시라이토 폭포는 웅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마지막에는 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졸았으며, 그 후에는.
나는 오늘 느낀 감정의 이유를 아버지에게 보고하고 싶어서, 해 질 녘인데도 불구하고 해산 장소인 소학교에서 바로 병원에 들렀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정문에서 입구에 들어갈 수 없다. 뒷문으로 돌아가 경비원 아저씨에게 용건을 말하자, 아저씨는 나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물었다.
"아버지는 키리오 미츠구예요."
"꼬마 아가씨, 혼자서 대단하구나. 음~ 키리오 미츠구......미츠구...... 음, 이건."
왠지 모르게 말문이 막히는 경비원 아저씨의 모습에, 무심코 고개를 갸웃거린다.
"왜 그러세요?"
그러자 아저씨는, 말하기 어렵다는 듯이 대답을 했다.
"아~ ...... 아가씨, 아무래도 이 사람은 외출했다가 안 돌아왔는데...... 아~ 도망친 것 같네."
"네?"
"저기 아가씨, 아버지가 갈 것 같은 곳, 모르겠니?"
무심코 떠오른 물음표. 커튼 너머로 비쩍 마른 아버지의 옆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도망쳤다 ......, 그것은 설마, 그런 뜻일까?
"도망쳤다......탈, 주......?"
탈주. 그 두 글자가 떠올랐을 때, 나는 그저 당황해하며 멍하니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