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6(1)2023년 08월 17일 20시 11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6――
그 후의 일.
입원 중인 아버지는 탈주라는 골치 아픈 버릇이 생겼고, 나의 병문안이라는 일상에는 아버지 찾기라는 임무가 추가되었다.
평일의 하굣길. 이제는 익숙해진 병원의 커다란 정문. 입구에서 곧장 접수처로 걸어가, 늘 보던 언니에게 말을 건넨다.
"안녕하세요. 저기, 오늘은 아버지 계세요......?"
"안녕, 츠구미짱. 그리고 미안, 오늘도 그래."
"하아 ...... 아뇨. 아버지가 폐를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괜찮아. 그럼, 츠구미짱, 오늘도 부탁할 수 있을까?"
"네."
곤란한 듯이 웃는 언니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에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어 나는 언니와 비슷한 경직된 미소를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럼~ 오늘은 어디일까?)
처음엔 조바심이 났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
ㅡㅡ어떤 때는 근처의 공원.
ㅡㅡ어떤 때는 백화점 옥상.
ㅡㅡ어떤 때는 강변에 앉아있으며.
ㅡㅡ어떤 때는 아파트 뒤편의 주차장.
어느새, 아버지를 찾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병원에서 고개를 숙이며 뛰어나와서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걷는다. 환자복은 나름대로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가는 ...... 기술도 터득했다. 오늘도 그 방법을 따라 동네를 걷고 있는 사람ㅡㅡ파란색 옷을 입은 젊은 남자, 이른바 경찰관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안녕. 츠구미짱은 오늘도 '아버지'를 찾는 거니?"
경찰관이란 동네를 돌아다니며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직업이라고 그는 예전에 내게 말했었다. 공포영화를 만나기 전까지는 도움을 받은 적이 없어서 반신반의했지만 ...... 아마 드라마나 신문에서 보는 악당을 잡는 경찰관이라는 직업의 하위호환인 것 같다. 힘들 것 같다.
"네. 아버지 ...... 환자복을 입은 사람. 못 보셨나요?"
"마침 병원 뒤편 공원에서 봤는데."
"고마워요, 경찰 아저씨."
고개를 숙이며 경찰관과 헤어진 나는, 걸으면서 머릿속으로 병원 뒤편의 공원을 떠올렸다. 제법 큰 공원으로, 가운데 연못이 있고 잡목 숲도 있다. 아버지가 처음 탈주했을 때 발견한 공원으로, 어쩌면 도망갈 곳이 바닥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 부지를 나와서 외곽의 콘크리트 담장을 따라 길을 걷는다. 5월을 막 맞이한 도쿄는 제법 따뜻해졌다. 평소에 입는 7부 상하의가 딱 맞는 날씨다. 그래도 오늘처럼 흐린 날은 바람이 약간 차갑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6월이 되면 비오는 날이 많아지겠지 ...... 찾기 힘들겠어)
오늘은 5월 2일 금요일. 내일은 토요일이지만, 공휴일이라 학교를 쉰다. 이번엔 징검다리 연휴가 아니라 사흘 동안 휴일이 고정되어 있어서 밥을 거르면 솔직히 곤란하다. 하지만 지금의 아버지는 온화한 편이니, 상가의 고로케 정도는 사줬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공원 입구부터 연못 주변까지 다양한 아이들과 어른들로 붐빈다. 그래서 아버지가 있는 곳은 연못의 뒤편. 곤충들보다 더 귀찮은 모기 같은 것들이 많이 있는, 인기 없는 잡목숲의 안이다. 나는 왠지 모기를 꺼려하는 체질이고, 반대로 어머니는 모기에게 자주 물려서 짜증을 낸다.
낙엽 사이로 비치는 햇볕을, 얇은 운동화로 밟으며 숲을 헤집고 지나간다. 그러자 곧 나무 그늘에서 큰 연못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두 사람이 앉을 만한 나무 벤치가 보였다. 썩어가는 벤치에 멍하니 앉아 있는 환자복 차림의 남자. 틀림없다. 아버지의 모습이다.
"아빠, 찾았어."
"............ 아아, 츠구미. 츠구미냐.. 들켰구나."
"옆에 앉아도 돼?"
"그래."
아버지는 기운이 없는 듯 고개를 숙이다가, 왠지 이전보다 더 야윈 뺨을 들어 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무릎을 짚은 오른손이 심하게 떨고 있어서 조금 걱정스럽다.
"아빠, 괜찮아?"
"하, 하하, 그래, 괜찮아, 괜찮다. 하하."
아버지에게서 술 냄새는 나지 않는다. 알콜 기운이 몸에서 빠지면 퇴원할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빠진다 해서 건강해질 수 있을까. 야윈 아버지를 보면 조금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 왠지 내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특별히 대화다운 대화도 없이 멍하니 연못을 바라본다. 보트를 타고 연못 한가운데로 노를 젓고 있는 사람은, 커플일까. 그 모습을 아버지께서도 보고 계셨던 모양이다. 아버지는 보트를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이 애비도 옛날에는 저렇게, 스미레ㅡㅡ 아~ 네 엄마랑 함께 보트를 탔었지."
"그거 혹시 데이트?"
"그래. 엄마는 좋은 곳의 아가씨였지. 나 같은 놈이 들이대도 될지 고민했지만, 참을 수가 없어서 말이야. 둘이서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728x90'연애(현실) > 호러 여배우가 천재 아역으로 전생했습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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