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에필로그 속2023-11-12 01:32:25옆에서 차를 마시는 진을 바라본다. "...... 맛있어." "다행이다." 고요한 시간이다. 공원 안에는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고, 주변에는 마코토가 차를 마시는 소리와 낙엽이 부스럭대는 소리만 들리고 있다. "......" 마코토와 사귄 지 한 달이 넘었다. 우리도 달라진 관계에 조금씩 익숙해져 갔다. 생활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마코토가 아침에 학교에 가고, 내가 집안일을 한다. 그리고 밤에는 둘이서 함께 휴식을 취한다. 그러한, 이전과 똑같은 일상이다. 뭐,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원래부터 함께 살았으니까. 생활 리듬 같은 건 금방 바뀌는 게 아니니,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는 거겠지. "......" ...... 뭐, 그렇다고 해서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다지 변하지 않..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에필로그 겉2023-11-12 01:14:51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 12월의 끝자락. 우리는 내 고향에 와 있었다. 왜 우리가 이곳에 있느냐 하면, 귀향 때문이었다. 여름에 부모님과 약속한 대로, 설날을 내 집에서 보내기 위해 돌아왔다. "여기도 오랜만이지?" "...... 그래." 유우와 이야기를 나누며, 내 집으로 가는 길을 걷는다. 이 근처는 인적이 드문 곳이라 걷는 사람은 나와 유우만 있다. 한적한 주택가에 캐리어가 굴러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마코토의 부모님은 잘 계시려나?" "...... 음, 전화했을 때 보니까 괜찮아 보였어." 오히려 너무 건강해 보일 정도였다. 12월 들어서는 일정이 잡히기 전까지 언제 올 거냐며 2~3일에 한 번씩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랬구나. 앗, 마코토!?" "우와!" 다리가 엉켜서, 아무것도 없는 곳..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2화 속2023-11-12 00:35:14세뇌를 풀고 난 후, 마코토는 기절했다. 쓰러진 그을 소파로 데려가 무릎베개를 해준다. "......" 얼마나 빨리 깨어날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내일까지 잠들어 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는, 마코토가 해제 후에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 채 계속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내 성격이라면, 한 번 안심하고 세뇌를 풀었다가 기다리는 동안 다시 무서워지는 ......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전혀 무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거의 무섭지 않다. "...... 쿠후후." 그건 역시, 그가 나에게 소중하다고 말해줬기 때문이겠지. 그때 그 말이 너무 기뻐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이 사라진다. 손을 뻗어 마코토의 손..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2화 겉2023-11-12 00:14:22꿈을 꾸었다. 예전의 기억을. 그날, 내가 집에 돌아오니 안에 낯선 소녀가 있었다. 시간은 저녁. 불을 켜지 않은 집 안은 어두컴컴했다. '너는' '실례합니다.' 내가 놀라서 말을 걸자, 그 소녀는 지금의 그녀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억양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얼굴도 무표정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당시, 그런 그녀를 보며 끔찍한 혐오감을 느꼈다.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능이 그렇게 외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고 했는데......... '안 돼요' ㅡㅡ하지만 그녀의 오른손이 나를 붙잡는 바람에 그마저도 방해받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리 떨어져 있었을 텐데. 게다가 잡힌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보다 훨씬 가느다란 팔..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1화 속(2)2023-11-10 00:03:49"우리, 여러 곳을 다녔잖아. 백화점도 가고, 여행도 가고......." "...... 으, 응." 마코토의 말을 듣자 생각난다. 불과 몇 달 전의 일인데, 지금은 벌써 오래전 일처럼 느껴진다. 그저 행복했던, 지금 나에겐 너무나 먼 추억. "백화점에 갔을 때는 내가 긴장해서 유우에게 폐를 끼쳤어." ...... 그런 일도 있었다. 마코토가 갑자기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뭔가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이 긴장한 모습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하지만 유우가 차를 마시게 해준 덕분에 진정할 수 있었어....... 그때는 정말 기뻤어." ...... 그때는 분명 전장의 신병과 닮았다고 생각했었다. 당시의 내 엉뚱한 생각이 떠오르자, 조금 부끄럽다. "고마워, 유우. 그 일 덕분에 나는 사람과..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1화 속(1)2023-11-10 00:03:08마코토에게 설명한다. 내가 저지른 일을. 내가 저지른 죄를. "...... 나는 세뇌당하고 있는 건가 ......" "............ 응." 일단의 설명이 끝났을 때, 마코토는 당황스러워했다. 당연하다. 이런 설명을 갑자기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이상하다. 애초에 세뇌를 풀지 않는 한 인지저해가 걸리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의미 없는 일이다. 그건 알고 있다. 정말 마코토에게 설명하고 싶다면, 얼른 세뇌를 풀고 나서 설명하면 된다. 그렇게 하지 않는 이상, 그냥 도망치는 것에 불과하다. "미안해 ......미안해......" "유우......" 이렇게 사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단순한 시간 벌기다. 설명을 시작한 이상, 더 이상 세뇌를 해제하지 않을 수는 없다. ..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1화 겉(2)2023-11-09 23:19:50바로 가까이, 서로의 체온이 느껴질 것 같은 거리에서, 유우가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다. 뻗었던 손이 힘없이 떨어져 내 어깨에 닿았다. "안 돼 ...... 역시 안 돼. 미움 당하고 싶지, 않아." "유우......" 역시 유우는 내가 싫어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렇게 울면서까지 유우는 내가 미워할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기쁘다. 하지만 유우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들다.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다. 애초에 내가 유우를 미워할 리가 없다. 유는 내게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 어떻게 하면 유우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까? "......" 아까는 단지 싫어하지 않을 거라고 전했지만, 안 되었다. 그래서 좀 더 알기 쉬운 말로 유우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1화 겉(1)2023-11-09 23:19:13집에 도착해 문을 열자, 사람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 놀라서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자, 불이 꺼진 어두운 복도 한가운데에 유우가 있었다. "유우!?" 신발을 벗고 곁으로 달려간다. 유우는 복도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어깨를 떨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유우! 도대체 무슨 일이야?" "......흑흑........마코토" 내가 부르자, 유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 얼굴은 슬프고 괴롭다는 듯이 일그러져 있었다. ...... 그런데 어째선지 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표정에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눈빛도 지난 며칠간과는 다르게 시선을 돌리지 않는다. "......마코토, 그." "유우......?" 떨리는 손이 내 손을 잡는다. 유우의 손은 놀라울 정도로 뜨거웠다. "...... 흑흑, 마코토에게..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0화 속(2)2023-11-09 22:56:17마코토와 이야기하고 싶어서 가게로 다가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자, 계단식 문 유리창 너머로 가게 안이 보이기 시작했다. "........................... ...어?" 그리고 가게까지 몇 미터 남지 않았을 때, 내 눈에 비친 것은 젊은 여성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마코토의 모습이었다. 유리 너머로 마코토가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말을 건네는 것도 잊은 채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저 눈앞의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마코토가 가게에서 나오려고 했다. 나는 재빨리 그 자리를 빠져나와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마코토는 나를 알아채지 못한 채 눈앞을 지나갔다. 나는 그저 바..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0화 속(1)2023-11-09 22:55:42인과응보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일까. 어두운 방 안에서, 무릎을 감싸고 멍하니 앉아 있다.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싶었다. "......" 세뇌가, 마코토의 인식을 '좋아하는 사람'에서 '절친'으로 바꿔놓고 있었다. 그 사실을, 나는 열흘 전 그날에야 알았다. 반년 전 그날, '타인'이었던 나를 '절친'으로 만든 세뇌의 마법이 그런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낳고 있었다니. 즉, 세뇌를 풀지 않으면 나는 마코토의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세뇌가 있는 한, 마코토가 나에게 호감을 가져도 그것이 '절친'에 덧씌워져 버린다. "......" 하지만 세뇌를 풀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세뇌를 풀면 마코토가 싫..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30화 겉2023-11-09 22:24:15하굣길에 케이크 가게로 향했다. 늘 다니던 길에서 한참을 벗어난 거리. 그 사거리에 그 가게가 있다. 조금 낡은 외관의 목조 가게다. 개인의 점포라서 가격이 조금 세지만, 그만큼 맛있어서 단 것이 먹고 싶을 때면 이곳을 이용한다. "어서 오세요." 딸랑 소리와 함께 문을 열자, 가게 안에서 점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으로 들어가니 며칠 전에 보았던 낯익은 점원이 눈에 들어왔다. ...... 며칠 전 그날 케이크를 사서 돌아간 날부터, 나는 매일같이 이 가게에서 과자를 사서 돌아간다. 그 이유는 역시 유우 때문. 그 후 며칠이 지났지만, 유우의 상태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어제는 밤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더니 유우의 방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아침에는 아무 ..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29화 속(2)2023-11-08 20:21:06이상 없음? 전부? 어떻게 된 거야? ...... 혹시 검사 실수? 다시 한번 검사술식을 사용해 확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타난 결과는 똑같았다. ㅡ제2층, 이상 없음ㅡ ㅡ제1층, 이상 없음ㅡ ㅡ핵, 이상 없음ㅡ "무슨 소리야 ......"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여서 상태가 이상해진 것일까. 뭔가 단서가 있을까 싶어, 세뇌마법에 남겨진 과거 정보를 살펴보았다. 그러자 한 가지 분명히 이상한 항목이 있었다. "발동 횟수?" 세뇌 횟수가 비정상적으로 많다. 오늘만 50회 이상 발동되어 있다. 원래 세뇌 마법이라는 것은 그렇게 자주 발동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세뇌 마법이란, 세뇌를 당한 사람이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것'을 생각했을 때 그것을 수정하는 마법이다. 예를 들어 '딸기'를 ..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29화 속(1)2023-11-08 20:20:29참 어리석었었다는 생각이 든다. [ㅡㅡ유우가 요즘 고민하는 것 같아서 사 왔어] [유우가 뭘 고민하고 있는지 나는 몰라. 하지만 도움이 되고 싶어] 오늘 저녁, 갑자기 마코토가 사 온 케이크. 그것에 대해 질문하고 돌아온 대답이 바로 그것이었다. 처음에 나는 그 말을 듣고 혼란스러웠다. 아니, 혼란스럽다기보다는 충격을 받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나는 그런 말을 들을 권리가 없으니까. 나는 마코토를 세뇌시킨 가해자이며, 마코토는 피해자이기 때문에. ...... 아니, 마코토는 내가 세뇌하는 걸 모르고 있으니 그런 가해자니 피해자니 하는 건 상관없겠지. 지금의 조금 냉정해진 나라면 그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날 저녁의 나는 그것을 이해할 여유가 없었고, 죄책감으로 가슴이 아팠었다. 그래서 ..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29화 겉2023-11-08 19:44:43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고민하는 유우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고, 유우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유우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참견일 가능성도 있다. 소통 능력이 없는 나다. 나도 모르게 지뢰를 밟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 하지만, 마냥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냥 앉아서 무언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만 해서는, 예전의 나와 달라질 게 없다. 그런 것은, 그냥 혼자 웅크리고 있던 그때의 나와 똑같다. ...... 유우를 만나고서 많은 일이 있었다. 둘이서 쇼핑도 하고, 여행도 갔다. 그 즐거운 나날들 속에서 나는 한 가지를 배웠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행동으로..
- [ 연애(현실)/돌아온 가출 TS소녀의 이야기 ]28화 속2023-11-08 19:04:23마코토의 집에 온 지 어느덧 반년. 어느새 마코토가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하루하루의 사소한 일들이 즐겁고 가슴이 따뜻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곁에 있는 행복한 매일이다. 그런 나날을 보내던 내가, 어떤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바로 11월의 첫날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마토코와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고 있자니,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의 감각이 아닌, 마법 같은 이질감을. 신경 쓰여서 알아보니, 마코토에게 걸었던 세뇌 마법의 상태가 이상한 모양이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는 자세히 조사해 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마코토에게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태가 이상했다. 그래서 한 번 제대로 확인하고 대처해야겠다고 생각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