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속(1)2023년 11월 08일 20시 20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참 어리석었었다는 생각이 든다.
[ㅡㅡ유우가 요즘 고민하는 것 같아서 사 왔어]
[유우가 뭘 고민하고 있는지 나는 몰라. 하지만 도움이 되고 싶어]
오늘 저녁, 갑자기 마코토가 사 온 케이크.
그것에 대해 질문하고 돌아온 대답이 바로 그것이었다.
처음에 나는 그 말을 듣고 혼란스러웠다.
아니, 혼란스럽다기보다는 충격을 받았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나는 그런 말을 들을 권리가 없으니까.
나는 마코토를 세뇌시킨 가해자이며, 마코토는 피해자이기 때문에.
...... 아니, 마코토는 내가 세뇌하는 걸 모르고 있으니 그런 가해자니 피해자니 하는 건 상관없겠지.
지금의 조금 냉정해진 나라면 그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날 저녁의 나는 그것을 이해할 여유가 없었고, 죄책감으로 가슴이 아팠었다.
그래서 물었다.
왜 그런 말을,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말을 하는지.
그랬더니 마코토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유우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도움을 주고 싶어]
라고.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담담하게.
그리고 이렇게도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말해줘]
라고.
...... 나는 그 말을 듣고, 나 자신이 싫어질 것 같았다.
그야, 그렇잖아.
마코토는 나를 소중히 여기고 있는데, 지난 열흘 동안 나는 세뇌 마법의 상태를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았다.
이대로 놔두면 마코토에게 피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정으로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이기적인 이유로 계속 도망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결국 나 자신만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얼마나 이기적인 인간일까.
정말이지,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 그래서, 그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는 결심했다.
오늘 밤, 마코토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조사해 보기로. 그래, 각오는 되었다.
◆
문을 열고서 안으로 들어간다.
시간은 오전 두 시. 마코토는 한참 전부터 침대에 들어가서, 눈앞에서 잠을 자고 있다.
발소리를 내지 않으며 다가가서 옆에 선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평온하게 잠든 얼굴이 보였다.
"...... 쿠후후."
오랜만에 입에서 웃음소리가 나왔다.
마코토의 방심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사랑스러움이 밀려온다.
......어쩌면 마코토의 잠자는 얼굴을 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세뇌의 마법을 풀고 마코토에게 용서받지 못하면, 나는 더 이상 이 집에 있을 수 없을 테니까.
"......읏."
그런 생각을 하자, 외롭고, 슬프고, 도망치고 싶어진다.
...... 그래도 그것만은 할 수 없었다.
나는 각오를 하고서 이 자리에 서 있기 때문에.
"...... 해보자."
손을 뻗어서 마코토의 머리에 올려놓는다.
손바닥에서 나온 붉은빛이 마코토의 이마에 연결되었다.
마코토 내부의 세뇌마법에 접속하여, 내부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술식의 바깥쪽부터 조금씩 이상 징후를 확인해 나간다.
세뇌 마법의 술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가장 바깥쪽의 제2층, 가운데에 있는 제1층, 그리고 중심의 핵이다.
이 중 문제가 생겼을 때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중심핵이고, 그 외에는 유지관리로 어떻게든 해결된다.
ㅡ제2층, 이상 없음ㅡ
가장 바깥쪽의 확인이 끝났다.
아무래도 제2층에는 문제가 없었던 모양이다.
......, 그러면 이제 남은 것은 제1층과 핵이다.
제1층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어떻게든 되니까.
기도하면서 확인 작업을 계속한다.
...... 그리고 내 체감상 영원할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그 시간이 왔다.
거칠어지는 숨을 필사적으로 가다듬으며, 조사 결과를 본다.
ㅡ제1층ㅡ
왼쪽부터 조금씩 시선을 옮긴다. 한 번에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 시선이 닿는다.
ㅡ이상 없음ㅡ
"아"
다리에서 힘이 빠졌다.
몸이 바닥에 떨어져, 큰 소리를 낸다.
"아, 아."
눈앞이 일그러진다.
제1층도 아니라는 것은, 문제가 있는 부분이 핵이라는 뜻이다.
즉, 세뇌 마법을 해제해야 한다는 것으로...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때마침 핵의 검사가 끝났다.
눈앞에 검사 결과가 표시된다.
나는 얼굴을 돌릴 힘도 없어서,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ㅡ핵, 이상 없음ㅡ
"........................뭐?"
이상 없음?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엥 ......"
구렁텅이에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한순간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져 혼란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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