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수명 1년의 저주를 받았으니 마음대로 살아가렵니다 ]72024-01-22 17:32:06"왜냐니, 나는 왕위에 오르고 싶은 것도 아니고, 유리아나에게 관심도 없으니까." "네?" "나는 계속 소피가 좋다고 말했는데, 왜 너는 믿지 않는 거지?" "...... 어......." 역시 율리아나도 금기시되는 기술을 몇 번이나 사용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마리우스한테는 컨디션이 나빠지는 정도의 가벼운 저주밖에 걸 수 없었다.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왕세자 자리에서 내려올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참고로 마리우스는 이미 회복된 상태라고 한다. "그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그 덕분에 결정적인 증거를 얻어서 유리아나를 잡을 수 있었어" "율리아나 님은 지금 어디 계세요?" "감옥에 있지만, 저주의 핵이 깨지면서 주술의 반작용이 일어나고 있을 거야. 오래 버티지는 못할 거야." "........
- [ 연애(판타지)/수명 1년의 저주를 받았으니 마음대로 살아가렵니다 ]62024-01-22 17:31:46"바보구나, 너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굳이 로렌츠를 위해 쓸 필요가 없었는데. "범인을 찾았어. 조금만 더 기다려줘, 소피." 아쉬운 듯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로렌츠는 교회를 떠났다. 향하는 곳은, 성이다. 〇〇〇 눈이 뜨였다. 어찌 된 일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눈이 뜨인 것이다. 여태껏 본 적이 없는, 일그러진 로렌츠의 얼굴이 보인다. 그리고 갑자기 덮쳐왔다. 내 상체를 일으켜 세우니 꽉 껴안는다. 조금 강하다. 그래서 오랜만에 내뱉은 내 첫마디가 "으스러질 것 같아요"였던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그보다 너무 꽉 껴안겨서 아프다. "아파요." "응" 응이 아니라. 힘을 풀어줬으면 한다. 하지만 확실히 아프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아무래도 여기는..
- [ 연애(판타지)/수명 1년의 저주를 받았으니 마음대로 살아가렵니다 ]52024-01-22 17:31:04로렌츠는 소피의 손을 잡았다. 큼직한 손이라고 소피는 생각했다. 분명 앞으로, 로렌츠는 이 손으로 많은 것을 이룰 것이다. 하지만 지금만은....... 놓아야 하는 그의 손을, 소피는 꼭 움켜쥐었다. 소피가 잠든 것은 그로부터 열흘 후였다. 그녀의 목에는 목걸이가 걸려 있다. 대부분의 장신구를 버린 소피가 마지막까지 남긴 그 목걸이는, 바로 로렌츠가 선물한 것이다. 공작가에서 관이 교회로 옮겨졌다. 비가 내리고 있다. 눈이 조금 섞인 듯한, 차가운 비. 로렌츠는 우산을 쓰지 않았다. 뺨이 젖어있던 것은 그 때문이다.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〇〇〇 로렌츠는 교회에 안치된 소피의 관 앞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로렌츠는 주기적으로 이곳을 찾아 이렇게 한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오늘부로 벌써 3년이 ..
- [ 연애(판타지)/수명 1년의 저주를 받았으니 마음대로 살아가렵니다 ]42024-01-22 17:30:31소피는 주먹을 꽉 쥐었다. 로렌츠는 평소에 얌전했던 소피의 다른 면을 보고 또 한 번 웃었다. "그리고 드레스들도 옷장에서 잠자는 것보다는 햇볕을 쬐고 싶을 테니, 이걸로 괜찮아요." "그렇군." 반년이 지날 무렵부터 소피는 몸이 좋지 않은 날이 많아졌다. 확실히 저주가 몸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소피는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연극이나 음악회를 보러 가기도 하고, 말을 타기도 하고, 물감을 묻히며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흙투성이가 되며 원예를 하기도 했다. 놀랍게도 로렌츠는 그 대부분을 함께 했다. 둘이서 바다에 왔다. 잔잔한 파도 소리가 들린다. 다가왔다가 멀어졌다가 다시 다가오는 파도에 소피와 로렌츠는 발만 담그고 있다. "차갑네요." "이제 가을이니까. 오래는 못 들어가겠어. 감기 걸리니..
- [ 연애(판타지)/수명 1년의 저주를 받았으니 마음대로 살아가렵니다 ]32024-01-22 17:29:44로렌츠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만약 1년 후에 네가 죽는다면, 나는 끝까지 건강하게 너를 지탱해 준 남자가 될 수 있어. 그 편이 더 낫다. 그래서 약혼을 파기하지 않을 거야." "아, 확실히 저주보다는 그쪽이 더 좋네요. 로렌츠 님이 괜찮으시다면 1년 정도는 폐를 끼쳐 드려도 괜찮습니다."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아. 애초에 저주를 받은 것도 내 잘못이야." "그래서 아니라고 말씀드린 거 아닙니까?" 춤추는 꽃잎이 마음을 감춘다. 그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 웃었다. 그리고 소피는 참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만두고 나서야 자신이 참았던 것이 많았음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당연하게 입던 드레스가 괴로워서 정말 싫었다거나, 머리를 꽉 묶고 머리 장식을 잔뜩 붙인 머리가 무거웠다거나. 식사 예절..
- [ 연애(판타지)/수명 1년의 저주를 받았으니 마음대로 살아가렵니다 ]22024-01-22 17:29:01율리아나는 소피와 로렌츠와 같은 나이인 17세. 소피의 가문과는 다른 파벌의 공작가의 아가씨로, 로렌츠의 형이자 왕세자 마리우스의 약혼녀다. 그녀는 하늘이 두 가지를 준 게 아니라 다 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모에 귀여움,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하고 몸가짐이 아름다워 왕비의 자질을 완벽하게 갖춘 여인이다.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눈길이 가는 사람이다. 율리아나 와 소피는 종종 둘이서 함께 왕세자비 교육을 받았다. 율리아나 는 매우 머리가 좋고, 소피는 이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소피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바쁜 와중에도 소피가 알아들을 때까지 함께 어울리며 가르쳐주었다. " 율리아나 양에게 특별한 마음이 있는 건 아니야." "숨길 필요가 없어요. 율리아나 ..
- [ 연애(판타지)/수명 1년의 저주를 받았으니 마음대로 살아가렵니다 ]12024-01-22 17:27:55"수명을 단축시키는 저주가 걸려 있습니다. 길어야 1년 정도겠지요." 교회의 감정하는 자리에서, 성녀는 조용히 그렇게 말했다. "어머나." 남의 일처럼 고개를 갸웃거린 사람은, 공작가의 장녀 소피였다. 얼마 전 시한부 판정을 받은 당사자이자 제2왕자 로렌츠의 약혼녀다. "어머나, 가 아니라고. 너를 말하는 거잖아?" "그렇긴 하지만, 소란을 피운다고 해서 풀리는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으니까요." 교회에 온 것도 어떤 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검은 안개를 몸에 뒤집어쓰고 난 후, 마력이 휘저은 것 같은, 무언가에 홀린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소피에게 있었다. 로렌츠는 그런 소피에게 작은 한숨을 내쉬고 성녀를 바라보았다. "풀 방법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