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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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2일 17시 29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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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리아나는 소피와 로렌츠와 같은 나이인 17세. 소피의 가문과는 다른 파벌의 공작가의 아가씨로, 로렌츠의 형이자 왕세자 마리우스의 약혼녀다.

     그녀는 하늘이 두 가지를 준 게 아니라 다 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모에 귀여움,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하고 몸가짐이 아름다워 왕비의 자질을 완벽하게 갖춘 여인이다.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눈길이 가는 사람이다.



      율리아나 와 소피는 종종 둘이서 함께 왕세자비 교육을 받았다. 율리아나 는 매우 머리가 좋고, 소피는 이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소피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바쁜 와중에도 소피가 알아들을 때까지 함께 어울리며 가르쳐주었다.



    " 율리아나 양에게 특별한 마음이 있는 건 아니야."

    "숨길 필요가 없어요. 율리아나 님은 여성으로서도 멋진 분이니까요."



     왕자인 로렌츠와 공작가에서 태어난 소피는 어렸을 때부터 교류가 있었다. 친하게 지냈고, 서로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존재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연애 감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두 사람의 약혼이 결정된 것도 정치적 의도에 의한 것이었다. 왕세자 마리우스가 율리아나를 처음 보고 약혼을 했기 때문에 율리아나의 생가인 공작가에 세력이 너무 편중되지 않도록 로렌츠의 상대는 소피가 선택된 것이다.



    "율리아나 양 얘기는 이제 그만. 뭐야, 약혼 파기라니. 나는 그럴 생각이 없어."

    "어머, 기쁘네요. 하지만 로렌츠 님을 위한 것도 아니에요. 남은 시간이 1년 남짓밖에 안 남았다면, 원하는 대로 살아보고 싶어요.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요."



     소피는 지금까지 왕자의 약혼자로서 언젠가 로렌츠에게 어울리는 왕자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한다. 이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교 공부에 더해 왕세자비 교육을 받고, 공부다, 다과회다, 사교다, 참여해야 할 행사들이 많았다.



     소피는 그것이 싫었던 것은 아니었다. 로렌츠도 비슷한 나날을 보내고 있고, 왕세자나 율리아나도 마찬가지다. 의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래 순한 성격의 소피는 율리아나 와는 달리 잘 못해서 늘 혼이 났다.

     뛰어난 로렌츠의 왕비에 걸맞지 않다는 핀잔을 듣는 것도 알고 있고, 소피 자신도 그런 의식이 있었다. 소피는 로렌츠에게 어울릴 수 있는 것은 공작부인이라는 신분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한 것은 로렌츠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로렌츠는 소피로 충분하다고 했다. 그래서 도움이 되고 싶었다. 설령 로렌츠의 마음이 자신에게 없더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그래서 저주를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고 소피는 생각한다. 스스로 물러났어야 했는데, 오만하게도 로렌츠의 곁을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귀찮기만 하다면 이번엔 물러나야 한다.



    "더 이상 왕자비가 될 수 없으니, 그것을 위해 공부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요. 제 욕심을 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



     부드럽게 웃으면서도 소피의 눈빛에는 결코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힘이 담겨 있었다. 항상 여유로워 보이는 소피는 한 번 결정한 것은 쉽게 바꾸지 않는 면이 있다. 그것을 아는 로렌츠는 포기한 듯 어깨를 축 늘어뜨린다.

     소피는 그것을 승낙으로 받아들였다.



    "감사합니다......"

    "나도 할게요."

    "...... 어?"

    "나도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함께 하겠다고 했어. 물론 해야 할 일도 있으니 다 할 수는 없겠지만요."



     소피는 깜짝 놀라며 로렌츠를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약혼은 파기하지 않을 거야.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야. 저주받은 너를 버린 불성실한 남자라든가, 나와 함께 있으면 저주받을 거라든가, 그런 소문이 나면 곤란하니까."

    "그래?"

    "겉으로는 네가 몸이 아픈 걸로 하자. 그러면 사교계에 나가지 않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겨질 테고,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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