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1화 속(2)
    2023년 11월 10일 00시 03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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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여러 곳을 다녔잖아. 백화점도 가고, 여행도 가고......."

    "...... 으, 응."



     마코토의 말을 듣자 생각난다.

     불과 몇 달 전의 일인데, 지금은 벌써 오래전 일처럼 느껴진다.



     그저 행복했던, 지금 나에겐 너무나 먼 추억.



    "백화점에 갔을 때는 내가 긴장해서 유우에게 폐를 끼쳤어."



     ...... 그런 일도 있었다.

     마코토가 갑자기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뭔가 겁에 질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이 긴장한 모습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하지만 유우가 차를 마시게 해준 덕분에 진정할 수 있었어....... 그때는 정말 기뻤어."



     ...... 그때는 분명 전장의 신병과 닮았다고 생각했었다.

     당시의 내 엉뚱한 생각이 떠오르자, 조금 부끄럽다.



    "고마워, 유우. 그 일 덕분에 나는 사람과, 유우와 함께 외출하는 것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었어. 앞으로도 계속 같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마코토."



     그렇게 말하는 마코토의 말은, 정말 행복하게 들렸다.

     스스로 말하기도 뭣하지만, 나에 대한 고마움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미소를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스마트폰 사러 갔던 적도 있었지."

    "...... 있었지."



     마코토의 말에 대답을 한다.

     어느새 눈물이 멈추었다.



    "내가 유우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려고 가게에 데리고 갔었어."



     여행을 준비할 때였다.

     길을 잃으면 큰일 나니 스마트폰이 있는 게 좋겠다고 마코토가 말하여, 사러 갔다.



    "그리고 유우는 나한테 변했구나,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해줬어."

     

     마코토가 나를 이끄는 건 처음이라서 놀랐었다.

     하지만, 마코토가 나에게 거리끼지 않게 된 것 같아서 기뻤다.



    "유우가 인정해준 덕분에 내 의견을 말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덕분에 유우와 대화하는 게 더 즐거워졌어."



     그날부터 그는 가끔씩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날의 식단이라든가, 볼만한 영화라든가.

     가끔 의견이 충돌하면 서로를 설득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 유우, 나는, 유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 응."



     나도 마찬가지다.

     그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웃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혼자 있는 것은 외로우니까. 그래서 함께 있고 싶어."

    "...... 응."



     이 집에 와서, 나는 사람의 따스함을 알게 되었다.

     혼자가 되는 것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일이 있을 거야.

     크리스마스도 있고, 새해가 열리면 설도 있잖아. 그 다음에는 발렌타인데이도 있고.

     ...... 사실 난 처음으로 초콜릿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했었어."

    "...... 응."

     

     마코토와 함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먹고 싶다. 새해 첫 참배하러 가고 싶다.

     발렌타인데이 초콜릿도 열심히 만들어야지.



    "하지만 만약 유우가 없으면, 그런 것들은 모두 사라져 버릴 거야....... 그건 싫어."



     ............ 따스하다. 가슴 속이 조여오는 것처럼 찡하다.

     진심 어린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를 긍정하는 것 같아서, 그동안 느꼈던 두려움이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유우가 소중해. 다른 어떤 것보다 소중하다고 생각해."

    "......훌쩍."



     기뻐서, 눈물이 연이어 쏟아져 나온다.

     그동안의 아프고 괴로웠던 눈물이 다 흘러내리는 것 같다.

     

    "......마코토, 고마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일이 아니야."



     그렇지 않다.

     이렇게나 기쁜데, 이렇게나 행복한데, 이게 고맙다는 말을 들을 일이 아니라면, 나는 이제부터 무엇에 감사해야 좋을까.



     그 증거로, 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마코토를 좋아하게 되었다.



    "나도 마코토를 좋아해. 다른 어떤 것보다도."

    "......"

     

     내가 그렇게 말하자, 마코토의 눈이 잠시 멍해졌다.

     세뇌가 발동한 것 같다. 



     그래, 역시 세뇌를 풀어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마코토에게 내 마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으니까.



    "그럼 지금부터 세뇌를 풀어줄게."



     해제용 마법을 발동한다.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양손이 하얗게 빛난다. 하지만 지금 내 안에는 아까 같은 불안감은 없다.

     나는 겁에 질려 세뇌를 해제하는 것이 아닌,, 행복해지기 위해 세뇌를 해제하는 것이다.

     

     내 손이 마코토에게 닿는다.

     방 안을 순간적으로 하얀 빛이 감쌌고, 세뇌 마법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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