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0화 속(2)
    2023년 11월 09일 22시 56분 1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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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코토와 이야기하고 싶어서 가게로 다가갔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자, 계단식 문 유리창 너머로 가게 안이 보이기 시작했다.



    "........................... ...어?"



     그리고 가게까지 몇 미터 남지 않았을 때, 내 눈에 비친 것은 젊은 여성과 담소를 나누고 있는 마코토의 모습이었다.

     유리 너머로 마코토가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말을 건네는 것도 잊은 채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저 눈앞의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마코토가 가게에서 나오려고 했다.

     나는 재빨리 그 자리를 빠져나와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마코토는 나를 알아채지 못한 채 눈앞을 지나갔다.

     나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집에 있었다.

     어렴풋이 기억은 나지만, 뒷골목을 비틀거리면서도 달려서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제대로 달릴 힘도 없었던 탓에 보통 사람보다 더 느린 속도로 달려서 돌아온 것 같다.

     머리 한구석의 냉정한 부분이, 전력 질주를 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



     다리에 힘이 풀려서 거실 입구에 주저앉았다.

     눈앞의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노을이 눈부시다.



    "그것, 은......"



     걸음을 멈추자, 방금 전까지 보았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그, 마코토가 여자가 담소를 나누고 있던 장면이.



     그때 두 사람은 친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코토는 웃고 있었고, 그 여자도 웃고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 그 여자는 젊어 보였다.

     내 생각에 20대인 것 같다. 적어도 30대로는 보이지 않았다.



     ...... 그래, 마코토와 사귀어도 괜찮을 정도의 나이다.



    "...... 윽."

     

     메스꺼움이 몰려와 화장실로 달려갔다.

     아침도 점심도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 때문에, 위액만 나왔다.



     화장실에서 입을 씻고서 복도로 나갔다.

     그러다가 발을 헛디뎌서, 복도에 쓰러졌다.



    "...... 으, 으으"



     일어날 기운도 나지 않는다.

     11월의 복도는, 그저 차갑기만 했다.



    "......으, 아, 아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눈물이 쏟아진다.

     참고 있었지만, 한 번 나오기 시작하자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서 멈추지 않았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알고 있었다.

     사실은, 나도 알고 있었다.



     '절친'으로는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현실에서 도망쳐서 지금 있는 행복만 바라본들, 언젠가는 무너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왜냐면, '절친'은 연인이 아니니까.

     보통은 같이 살지 않고, 죽을 때까지 계속 같이 있을 수도 없으니까.



     이대로라면, 마코토는 분명 언젠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연인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결혼도 하게 될 것이다.



     그때는 그의 옆에 내가 있을 자리는 없다. 

     당연하다. 나는 '절친'이니까.



    "......싫, 어...... 흑, 싫어."



     아까 그 여자는 분명 아직 연인이 아닐 것이다.

     마코토와 계속 함께 있었다. 그래서 알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연인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친해지면 된다.



     그 여자는, 나와는 달리 연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 건 싫어...... 흑, 싫다고."



     좋아하는데. 이렇게 좋아하는데, 사랑해주지 않는다.

     다름 아닌, 내가 한 세뇌 때문에. 



    "왜, 흑흑 ...... 왜?"



     왜 나는 그런 짓을 해버렸을까.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만약 세뇌를 하지 않았다면, 마코토와 함께 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걸 알면서도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흑흑."



     어떻게 하면 계속 곁에 있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마코토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



     ...... 그것은 뻔한 이야기였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흑, 세뇌를, 푼다."



     미움받을지도 모른다.

     당장 집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



     ...... 그래도, 내가 마코토의 곁에 있고 싶다면 그것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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