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필로그 속2023년 11월 12일 01시 32분 2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옆에서 차를 마시는 진을 바라본다.
"...... 맛있어."
"다행이다."
고요한 시간이다.
공원 안에는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고, 주변에는 마코토가 차를 마시는 소리와 낙엽이 부스럭대는 소리만 들리고 있다.
"......"
마코토와 사귄 지 한 달이 넘었다.
우리도 달라진 관계에 조금씩 익숙해져 갔다.
생활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마코토가 아침에 학교에 가고, 내가 집안일을 한다.
그리고 밤에는 둘이서 함께 휴식을 취한다.
그러한, 이전과 똑같은 일상이다.
뭐,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원래부터 함께 살았으니까.
생활 리듬 같은 건 금방 바뀌는 게 아니니,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되는 거겠지.
"......"
...... 뭐, 그렇다고 해서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후로 한 가지 분명하게 달라진 것이 있다.
그것은, 거리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나란히 앉으면 그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의 거리가 벌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지금 이렇게 앉아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나와 마코토는 틈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앉아 있다.
그도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당황스러워했지만, 요즘은 당연하다는 듯이 이렇게 해준다. 그걸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
"...... 이제 갈까?"
"응."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마코토가 일어나길래 나도 따라서 일어섰다.
"...... 유우."
"왜?"
마코토의 목소리에 그쪽을 바라본다.
그러자 그는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저기, 여기서부터 집까지 손잡고 가지 않을래?"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
마코토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다. 아니, 처음이 아닐까.
마코토는 밖에서 손을 잡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서 스스로 손을 내밀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까지는 항상 내가 먼저 손을 잡았었다.
"...... 응!"
그것이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부끄럽다.
"...... 쿠후후."
마코토와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사실 팔짱을 끼고 걷고 싶었지만, 마코토가 손을 잡자고 했고, 캐리어를 끌고 있어 위험하니 참았다.
"쿠후후후후."
정말로, 행복하다.
이렇게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다.
잡은 손이 너무 따뜻하고 너무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
"......"
...... 그렇게 행복을 만끽하다, 문득 생각했다.
인생이란 참 알 수 없는 것이구나.
얼마 전, 마코토는 한 치 앞이 어둠이라고 말했었다.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는 의미였던 것 같은데, 정말 그런 것 같다.
7개월 전, 이 세상에 막 돌아온 나에게 지금의 말을 하고 믿을 수 있었을까.
진정한 연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는 지금을 말이다.
...... 글쎄, 무리겠지. 믿어질 리가 없다.
당시 나로서는 믿기는커녕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야, 이런 행복한 일을 옛날의 내가 상상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 시절의 나는 행복이란 걸 몰랐으니까.
...... 정말, 이렇게 따스한 것은 반칙인 것 같아.
"......맞다."
"유우?"
문득 생각나서, 잡은 손을 다시 맞잡았다.
나와 마코토의 손가락이 번갈아 가며 결합되어, 연인들이 잡는 모양이 되었다.
"쿠후후후후."
조금, 손의 조합을 바꾼 것만으로 이렇게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거라면 손을 맞잡고 있는 것에는 변함이 없고, 위험하지도 않다.
"유, 이것은, 그........"
"안 돼?"
마코토를 올려다보니, 그는 조금 움찔하다가 이내 포기한 듯 힘을 뺐다.
"...... 이거라면, 소개하기 전에 알 수 있을 것 같아."
잠시 무슨 말인가 싶었지만, 아마 나를 그의 부모님께 소개해 주는 이야기일 것이다.
확실히 이렇게 손잡고 있으면 굳이 소개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
하지만 나로서는 마코토의 입으로 연인으로서 소개받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 들기 때문에, 꼭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뭣하면, 내가 해도 좋을 정도로.
............ 그래. 그것도 좋을지도.
지금 막 생각난 건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번엔 착각이 아니라, 내 의지로 마코토의 어머니께 말씀드리는 것이다.
진은 제 연인이라고.
"...... 쿠후후."
문득 하늘을 보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있었다.
겨울이라 공기는 차갑지만, 조금 달아오른 몸에는 기분 좋은 날씨다.
게다가 조금 추운 쪽이 잡은 손의 온기가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
"마코토."
"왜?"
정신을 차려보니, 바로 저곳에 기억 속의 집이 보였다.
그의 집이다. 어느 사이엔가 거의 다온 것 같다.
"좋아해."
한 걸음 한 걸음, 마코토의 집으로 다가간다.
...... 계속, 계속, 마코토와 함께 걸어가자. 그렇게 생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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