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7(3)
    2023년 08월 18일 00시 19분 4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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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녀 리건은 이제 리어왕의 사랑 외에는 사랑이 아니라고까지 말한다.)

    "그럼 리건아. 너에게는 아름다운 왕국의 비옥한 땅을 주도록 하마."





     리어왕은 정답을 맞힌 아이에게 상을 주는 것처럼, 아이의 외모만을 보고, 상냥하고 다정한 어머니처럼 왕국을 나눠준다.

     몸짓은 크게. 숨을 내쉬며 망설이면서 중얼거리듯. 나는 리어왕이다. 그저 자신을 칭찬하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불쌍한 노인.





    "자, 코델리아야. 너는 내게 무슨 말을 해서 풍요로운 왕국을 받겠느냐?"





     칭찬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 오만한 미소. 그 말에, 그 몸짓에 코델리아는 슬픈 표정으로 눈을 감는다. 그렇게 보일 줄은 몰랐는데,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소중한 막내딸. 코델리아는 그 아름다운 얼굴을 흔들며, 그러나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입을 열고서.







    "대단해 ......"







     하지만 그런 외부에서의 말에 지워졌다.



    "음....... 코델...... 아, 아니, 달라. 마리코?"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박수와 함께 나를 향해 걸어온 것은, 덧니가 잘 어울리는 마리코였다. 그러고 보니 마리코는 다른 반 친구들보다 더 일찍 왔던 느낌이다.



    "츠구미, 너 연기를 할 수 있어? 정말 대단했어, 방금!"

    "아직 연습 중이야. 그래도 고마워, 마리코."

    "고맙다니 뭘! 혹시 너, 혹시 여배우가 되고 싶어?"



     여배우라고 하면 왠지 과장되게 들린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마리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놀라고 있거나 누군가를 달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한 마리코가 이렇게 들이대는 것은 신선하다.

     마리코는... 마리코는 항상 단정하고, 우아하고, 신경을 많이 써주는데, 생각해 보면 그것은 항상 '무언가'를 참아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게 뭐냐고 묻는다면,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 이렇게 반짝반짝 빛나는 마리코야말로 본래의 그녀일지도 모른다.



    "응. 그럴 생각이야."

    "와! 대단해. 왠지 내가 다 설레!"

    "남의 일인데도?"



     마리코는 내 말에 조각상처럼 굳은 얼굴로 "그래, 남의 일이었네."라고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인간관계는 정말 어렵다. 어딘가에 정답이 떨어져 있다면 좋으련만.

     그렇게 읊조리고 있자, 내가 답을 찾는 것보다 더 빨리 마리코는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다. 그 모습은 정말 대단한 기세였다.



    "우리 집, 아빠가 시라카미 건설이라는 건설회사 사장이라서, 돈이 엄청 많아!"



     얘는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눈을 가늘게 뜨며 마리코를 바라보자, 그녀는 당황하며 말을 이어갔다.



    "흐응, 그래서?"

    "관심 없다는 표정 짓지 마! 아니, 사실은 벼락부자라는 소리를 듣는 게 싫어서 말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서 나, 아빠에게 부탁해 볼게!"

    "부탁이라니, 뭘?"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 마리코에게, 나는 계속 말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연예기획사! 츠구미가 여배우가 될 수 있도록, 아빠에게 연예기획사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게! 그리고 거기에 츠구미가 소속되는 거야! 어때, 좋지?"



     반짝이는 눈동자. 마리코답지 않은 어린아이 같은 표정. 오른쪽 뺨에 보이는 덧니가 사랑스러운 나의 첫 친구. 그녀가 이렇게까지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는 사실이 기뻐서, 왠지 모르게 살짝 미소가 지어진다.

     햇볕이 들어오는 교실. 나와 금붕어, 마리코가 비치는 와중에, 그녀의 설렘으로 촉촉해진 눈동자가 잘 보인다. 이렇게나 내게 기대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진다.







    "응, 좋아. 그럼 마리코가 일거리를 가져와 줘."

    "응, 맡겨둬! 왠지 나도 츠구미한테 꿈을 선물 받은 것 같아!"







     약속이 이루어질지, 이루어지지 않을지는 분명 더욱 자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주고받은 약속이, 내밀었던 손이 너무 따뜻했기 때문에...... 나는 주제에 맞지도 않게,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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