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scene8(2)
    2023년 08월 18일 18시 37분 5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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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느낌으로 갈까. 그래, 모처럼이니 술에 취했을 때의 아버지를 상상해 보자. 불합리하고, 무섭게)



     대본도, 시나리오도, 감독도, 출연자도 없다. 뭐랄까, 지금부터 내가 연기할 인물은 가상의 인물이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건 분명 나의 첫 창작 연기가 될 것이다. 집단괴롭힘 같은 못난 짓을 하는 그들을 내 연기 연습의 실험대로 삼자.

     도대체 어떤 사람이면 이런 곳에, 이런 장면에 개입할까. 어떤 '무서운' 사람일까.





     정의감이 넘치는 사람.

     ㅡㅡ"악"에게는 무서운 사람.

     화풀이 같은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

     ㅡㅡ"정의"가 보기에 무서운 사람.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

     ㅡㅡ"미지"이며 "만인"에게 무서운 사람.





     가장 무서운 것은 분명 마지막이다. 불합리하게 소리를 지르거나 하면, 분명 가장 무서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일을 이런 학교와 병원 근처에서 해서, 마리코나 아버지에게 알려지는 것도 뭔가 싫다.

     그래서 여기서는 정당한 방법으로, 괴롭힘을 물리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은 정의감 넘치는 사람으로 해보자. 드라마 속, 이야기 속, 악에 맞서는 용감한 사람. 보호받는 입장에서는 든든한 존재일지 모르지만, 베고 죽여버려야 하는 '악당'에게는 분명 귀신처럼 무서운 존재임에 틀림없다.



    "야."



     괴롭히는 녀석들은, 나에게 등을 돌린 상태의 왼쪽부터 까까머리, 단발머리, 투블럭, 뾰족머리. 투블럭이 아마 리더 같다. 내가 말을 걸자 투블럭이 고개를 돌린다. 그가 몸을 기울이자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의 모습도 잘 보였다. 앞머리에 덮여 눈이 보이지 않지만, 금발에 하얀 피부를 가진 소년.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것을 보면 하프인가 보다. 처음 봤다.



    "뭐야, 너?"

    "뭐 해? 괴롭혀?"

    "쳇, 여자가 나대지 마!"



     투블럭이 대표로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다른 세 명은 주로 욕을 하는 역할. 지금도 '맞아', '누군데'라고 말하고 있지만, 잡소리로 치부해도 될 것 같다.

     이야기하면서 조금씩 연기를 위한 나로 전환해 나간다. 처음에는 천천히, 대화 속에서 깊고 강하게 전환해 나간다.



    "우리는 지금 '이 녀석'으로 ' 놀고 있는 거, 안 보여?"

    "알아. 보면 알 수 있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눈을 내리깐다. 처음에는 저자세로 나오는 것이 좋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의 출력이 큰 힘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그래, 처음에는 미유키를 떠올리며.



    "왜? 너랑 상관없잖아!"

    "하, 하지만"



     내가 소심한 반응을 보이자, 투블럭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간다. 빙그레 웃으며 새로운 먹잇감을 발견한 듯한 표정이다. 한 발짝 물러서자, 그는 나를 밀어내려고 손을 뻗었다.



    (아빠도 마찬가지야. 누군가를 때리려는 순간, 뻗은 자신의 손 때문에 상대방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



     뻗은 손.

     보이지 않는 얼굴.

     그림자가 된 그 순간에.



     깊이.

     창조된 나 자신 속으로, 숨어든다.



    "물러나라고."

    "싫어."

    "뭐?"



     뻗은 손을 피한다. 한 발짝 물러나 몸을 기울여 뻗은 손을 피하고, 상대의 자세가 흐트러진 차에 한 발짝 들어간다.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지만, 생각보다 잘 된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게 그렇게 재밌어?"

    "읏."





     목소리를 크게. 분명, 음, 눈앞보다 더 멀리까지 목소리가 전달되는 듯한 이미지. 소리 지르는 게 아니라 목소리가 잘 들리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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