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BeforeTheater 꿈=(갈망×극기) ending(4)
    2023년 08월 18일 23시 51분 3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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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 보면 어머니가 나를 때린 것은 처음이었다. 때리는 건 아버지, 무시하는 건 어머니. 생각해 보면 끔찍한 역할 분담이었지만, 어머니 나름대로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때리지 않았던 것일까. 잘 모르겠다. 아마 배려심 같은 건 아니었을 것 같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앙!"





     ...... 정말이지, 아까부터 누가 울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뺨이 젖어 있는 것 같아, 숟가락을 들고 있지 않은 왼손으로 뺨을 닦는다. 그러자 왠지 모르게 왼손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어딘가 다치기라도 한 걸까? 궁금해서 은색 숟가락을 입에서 빼내어 자신의 얼굴을 비춘다.

     초췌하고 마른 소녀.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창백한 얼굴. 뺨이 조금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다.





    (아)





     새빨갛게 부은 눈꺼풀에서 멈추지 않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하, 뭐야, 어딘가의 누군가가, 아니야. 내가 울고 있었구나.





    "흑흑, 으아앙!"





     아버지는 이제 없다.





    "으아아아앙, 콜록, 콜록."





     어머니도 이제, 사라졌다.





    "흑흑, 으아앙."





     소리 내어 눈물을 흘리며, 그래도 카레를 먹는다. 천천히 먹으라고 어머니가 말했으니까.





    "흑흑, 냠냠. 으아앙, 냠냠, 흑흑."





     이제는 없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숟가락을 멈출 수도, 울음을 멈출 수도 없었다. 오직 혼자서, 외로움만을 입에 담았다.



















     상처를 씻고 반창고를 뺨에 붙였다.

     위패에 손을 얹고 아버지께도 카레를 나누어 드렸다.

     이불을 다시 펴고, 그릇은 다음 날에 설거지했다.

     아버지에게 바쳤던 카레라이스를 감사히 먹었다.

     이불을 접어서 포개 놓았다.

     싱크대에 물을 받아 카레의 접시를 씻었다.

     이불을 펴서 혼자 잠을 청했다.

     이불을 접어 옆으로 놓고서, 카레 냄비의 바닥에 달라붙은 카레를 먹었다.

     이불을 꺼낼 기운이 없어서, 다다미에 몸을 눕혀 잠을 잤다.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무렵, 수돗물에서 물이 나오지 않게 되었다.

     아파트 밖으로 나가려고 문고리를 잡았는데, 기분이 나빠져서 못 나갔다.

     곰팡이가 핀 식빵을 먹으려고 긁어보니, 한 조각밖에 남지 않았다.

     다다미에 몸을 눕혀도, 기온이 높아서 그런지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점점 몸을 일으키기가 힘들어져서, 계속 잠을 잔다.















     ――띵동

     ――띵동띵동

     ――띵동띵동띵동띵동







     벨 소리.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수많은 발소리.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다.

     익숙한 말소리.

     뻗은 손은, 그날처럼, 떨어진다.







    (가, 버렸어)







     더 이상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창 밖이 어두워진다.

     창 밖이 밝아진다.

     창 밖이 어두워진다.

     창 밖이 밝아졌다.







     ㅡㅡ띵동







     또 소리가 들렸다.



    [키리오 씨, 계십니까. 키리오 씨!]

    [역시 없나? 아니, 하지만]

    [집주인 씨, 만일을 위해, 열쇠를]



     열쇠가 돌아가는 소리.

     문이 열리고.

     집주인과 낯선 노부부와 함께.



    "츠, 츠구미짱!! 아아, 이게 무슨, 젠장, 내가 좀 더 빨리 알아차렸더라면!"



     경찰관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도와줄게, 반드시 도와줄 테니까! 그러니, 포기하지 말아 줘, 츠구미짱!"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돕는 사람의 목소리.

     귀에 닿은 그 목소리에, 대답 하나도 할 수 없는 채로.





    (아빠...... 엄, 마......)





     의식이, 멀어지고, 눈꺼풀이, 떨어졌다.









































    ――Let's Move on to the Next Theater――

     


     

     ※ 웹소설에서 보기 드문 비극적인 이야기. 이 과거 이야기의 의의라고 한다면, 나중에 키리오 츠구미의 다른 친구도 등장할 수 있다는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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