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부 11 에필로그 : 같은 풍경2023년 09월 19일 21시 23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클로이가 브라이트 왕국을 떠난 지 2년 후.
죽은 풀로 뒤덮인 초원에 새싹이 돋아나는 봄.
검은 뿔테 안경에 진홍색 재킷을 입은 '약장수 코코' 클로이와, 감색 망토를 두른 오스카가 해 질 녘의 사이파의 거리를 걷고 있다.
클로에를 본 마을 사람들과 모험가들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걸어왔다.
"여어, 코코, 내일 떠난다면서?"
"쓸쓸해지겠구먼."
"내일 배웅하러 갈게!"
"코코야, 또 와야 해!"
그들에게 "고마워요."라며 손을 흔드는 그녀를 보며, 오스카가 미소짓는다.
"많이 익숙해졌구나."
"네, 중간에 3개월 정도 공백이 있긴 했지만, 2년이나 함께 했으니까요."
예의 그 '약혼 피로연'이 끝난 후, 클로이는 조사에 협조하게 되었다.
조사관들이 왜 마도구의 개입을 의심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개봉되지 않은 술병 속에 독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하에서 발견된 마도구를 움직이게 할 수 있냐고 물었지만, 클로이는 고개를 저었다.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에, 어떤 구조의 마법도구였는지조차 알 수 없어요."
모든 이야기를 마치고, 역할이 끝난 그녀는 서둘러 사이파의 도시로 돌아갔다.
소란의 발단이 된 데다가 석 달 가까이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지만, 모험가들과 마을 주민들은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호미정'에서 열어준 '약사 코코의 환영 파티'와 사람들의 환한 미소를, 클로이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후 그녀는 약국을 재개했다.
그 와중에 마도구 가게도 겸업으로 시작하여, 모험가들이 좋아할 만한 마도구를 많이 개발했다.
계약 기간인 2년이 끝날 무렵,
모험가 길드 본부로부터 본부의 전속 '약사' 겸 '마도구사'가 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지만,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여 정중히 거절했다.
참고로 오스카는 사흘 전쯤 사이파의 도시에 도착했다.
음식을 만들고, 약을 만드는데 일손이 모자랐던 클로이를 대신해 집을 정리하고 짐을 챙겨주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도시를 통과해 성문에 도착한 클로이와 오스카.
문지기가 클로이를 보고 빙긋 웃었다.
"안녕, 코코, 성벽에 올라가 보려고?"
"내일이 마지막이니, 봐두고 싶어서요."
"좋아.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오라고."
문지기가 열쇠 뭉치를 꺼내어 성문 옆에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
안쪽은 가파른 계단으로 성벽 위까지 이어져 있었다.
클로이가 오스카를 돌아보며 말한다.
"가요."
두 사람은 희미한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그리고 성벽 위에 올라서자, 오스카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정말 훌륭한데."
눈앞에 펼쳐진 것은, 바다처럼 펼쳐진 초원과 장밋빛 구름이 떠 있는 저녁 하늘이었다.
저 멀리 주황색으로 물든 웅장한 산맥이 보인다.
단정한 얼굴에 감격의 빛깔을 띠고 있는 오스카를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클로이.
드넓은 초원을 스치듯 지나가는 바람을 느끼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이 도시에서 이 풍경을 가장 좋아해서 오스카 님과 함께 보고 싶었어요."
오스카가 그렇구나, 하고 반가워하며 눈을 가늘게 뜬다.
클로이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저, 정말 감사해요. 오스카 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전생의 고생을 다시 겪었을지도 몰라요."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에게 습격을 당했을 때도, 자신이 만든 마도구가 사건의 발단임을 깨달았을 때도, 발표회에서 단죄를 당할 뻔했을 때도 오스카는 항상 클로이를 믿고 지지해 주고 도와주었다.
클로이는 감사한 마음으로 오스카를 바라보았다.
"잘 표현은 못하겠지만, 저, 오스카 님을 만나서 정말 좋았어요."
클로이의 솔직한 말에 오스카가 눈을 크게 뜬다.
그리고 손을 입가에 대고 옆으로 돌아서서 무언가 견디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가볍게 숨을 내쉬며 클로이를 똑바로 쳐다봤다.
"나도 그래.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은 클로이를 만난 것이라고 생각해."
그의 진지한 푸른 눈빛에, 클로이는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간지러운 느낌이 든다.
가슴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긴 클로이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오스카. 그리고 눈을 들어 도시 반대쪽을 가리킨다.
"저쪽에는 뭐가 있지?"
"...... 어, 음, 저쪽에서는 호수가 보여요. 정말 아름다워요."
"그럼 어두워지기 전에 가보자."
오스카가 부드럽게 손을 내민다.
에스코트라고 생각하며, 그 커다란 손에 클로이는 자신의 손을 얹는다.
그리고, 역시 좀 간지럽다는 생각에 수줍은 듯이 웃었다.
"오스카 님의 손은 정말 크고 따뜻하네요."
오스카가 "클로이의 손은 작아."라고 중얼거리며, 조금은 차갑게 식은 가녀린 손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다.
장밋빛으로 물든 하늘 아래,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걷기 시작한다.
어느 한쪽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함께 바라보고 즐겁게 웃으며 나아간다.
노을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하는 것처럼, 그들의 등을 비추고 있었다.
(완)
<작가의 말>
이것으로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괜찮으시다면 본편 하단에 있는 ☆☆☆☆☆ 에서 평가를 넣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북마크, 감상 등 좋았다면 꼭!
****
(본문에 대한 추가 정보입니다.)
여러분 덕분에, 2023년 9월 25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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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나 라쿠텐 등의 서적 판매 사이트에서 예약 판매도 시작했다고 하니
꼭 손에 넣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728x90'연애(판타지) > 안녕하세요, 전생에서 살육의 마도구를 만들었던 자작영애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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