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 기척(7)2023년 07월 18일 23시 08분 4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속내를 드러낸 것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풍향계처럼 빙글빙글 도는 사자라가 진심으로 어이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네스가 뭔가를 하려는 것은 분명하다.
한 마리와 격전을 벌이는 것보다는 버밀리아 군에게 타격을 주고 싶어 하는 아이네스의 의도를 간파했다.
아마도 살의가 없다는 것을 감지하고 일부러 빈틈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반격할지 기대하면서도, 사라는 버밀리아에게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고 아이네스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우선 이름부터 물어볼까?"
"아이네스 플리트. 파쇄기사단의 단장."
"나이는?"
"19살."
"출신은?""아렌하이트의 에차에서 ......그보다 좀 더 중요한 것을 물어봐라!"
"대답하려고?"
"그렇기는 하지만 ...... 더 다른 것이 있지 않느냐!"
"모욕당하는 취미가 있다면 응해줄 수도 있는데?"
"그럴 리가 없잖아!"
그다지 의미 없는 질문과 대답에 화를 내는 사라.
귀를 파면서 게으름을 피우지만, 사자라도 아직 죽일 수 없으니 이런 시간 때우기밖에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깊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던져본다.
"그럼 카란드라라는 녀석들을 멸망시킨 건 너희들이었어?"
"아니. 나는 그 원인을 조사하러 향했을 뿐이야."
"그 계곡의 나라에 있던 하얀 괴물은?"
"이야기는 들었지만 본 적은 없어."
"버밀리아가 한 짓이라고 생각하는 거냐?"
"버밀리아에 그런 비밀병기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 카란드라로 흐르는 강의 원류가 버밀리아 근처에 있기 때문에 거기서 독을 흘렸다는 것이 가장 그럴 듯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서."
다시 말해,
"마왕군이 의심스럽다는 거구만."
"당신들 말고는 아무도 없잖아."
아이네스가 에스텔드발로니아를 마왕의 군대라고 생각하는 것은 화가 나지만, 정정할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하다.
앞으로 멸망할 나라에 굳이 가르칠 필요가 있을까 싶어, 사자라는 마음을 다잡고 이야기로 돌아간다.
"그 하얀 괴물의 정체는?"
"그러니까, 그쪽이 더 잘 알면서."
"짐작되는 것도 없는 거냐."
"본 적이 없어서."
"그러셔. 그럼."
이제 버밀리아군도 가까워졌으니, 마지막 질문을 했다.
"그 성의 지하에 있는 것은, 도대체 뭐냐?"
아이네스의 대답은 빨랐다.
"뭐야 그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진심으로 모르는 것 같았다.
사자라는 판단을 위해 침묵하고 있다가, 아이네스가 검을 다시 잡는 소리를 듣고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
사자라는 아이네스를 죽일 생각이 없다. 놓아줄 생각도 없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구속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고, 확실히 피해를 주지 않으면 도망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사자라는 전력을 다해 도망치려 할 아이네스를, 버밀리아 군을 버리는 패로 삼아 방심한 틈을 타서 확실하게 잡으려고 생각했다.
관계없는 마물은 아무리 죽어도 상관없으며, 그 대가로 용사를 얻으면 이득이 크다.
만약 갈바가 불평한다면 그걸로 입을 다물게 하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을 무너뜨린 것은 버밀리아군도, 아이네스도 아니었다.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창염의 칼날이, 초원을 불태우며 사자라를 향해 맹렬히 돌진해 온 것이다.
"치잇!"
순간적으로 주술 《팔해방해신주》를 펼치지만, 금줄을 매단 여덟 장의 벽은 순식간에 찢겨나갔다.
손에 든 세 개의 곤봉으로 막아내지만, 불길의 고열을 전파하는 황금은 사자라의 손을 태웠고, 그 거대한 몸체가 땅을 긁으며 뒤로 밀려나갔다.
아이네스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력의 일격에 꼼짝도 할 수 없었다.728x90'판타지 > 에스텔드 바로니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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