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악역영애는 전생하여 악역영애가 되었다 ]32024-01-27 17:47:53그렇게 되면, 아무리 후작가의 사람이라 해도 영애 혼자서 아무리 목소리를 높인들 들어줄 리가 없었다. 실제로 어떤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교계에서는 그것이 사실이 되어 버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기억에 없는 일로 사람들 앞에서 꾸지람을 들었다. 아버지에게도 호소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그런 절망 속에서, 크리스티나는 불면증에 걸렸다. 어차피 버릴 딸에게 별다른 치료를 할 생각도 없었는지, 가문에서 주선한 의사는 대수롭지 않게 크리스티나를 진찰한 후, 잠이 안 오면 이것만 먹으라며 수면제를 많이 남겨두고 갔다. 약을 많이 두고 간 것은, 크리스티나를 위해 의사를 자주 부를 생각이 없다는 말을 집안사람으로부터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손에 쥔 다량의 수면제를 크리스티나는 한꺼번에 복용했고, 그 결과 미수..
- [ 연애(판타지)/악역영애는 전생하여 악역영애가 되었다 ]22024-01-27 17:47:14분명 모를 텐데도 불구하고 계속 생각나는 정보를 궁금해하며, 눈물을 흘리며 나를 정성껏 보살펴주는 엠마를 바라보고 있다. 엠마가 준비한 물로 목을 축이고 있자, 그녀가 조심스럽게 내게 말을 건넨다. "...... 아가씨, 몸은 어떠세요? 기분은 괜찮으세요?" 그러고 보니 나는 왜 이렇게나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에 침대에 누워있는 걸까 생각하는 순간, '크리스티나'가 그녀만의 것이었을 때의 마지막 기억이 떠올랐다. 엠마가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날 크리스티나는,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고 자살을 시도했던 것이다. 그 이유까지 떠올랐을 때, 나도 모르게 메마른 웃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우리들은 다른 세계의 사람일 텐데, 크리스티나도 나와 마찬가지로 약혼남인 왕자를 평민 여인에게 빼..
- [ 연애(판타지)/악역영애는 전생하여 악역영애가 되었다 ]12024-01-27 17:46:04마지막으로 본 것은, 천천히 멀어져 가는 전하의 얼굴이었다. 설마 자신의 젖동생인 남자가 감정에 맡겨 힘조절도 안 하고 나를 밀쳐냈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 단세포를 중용하는 일은 그만두라고 말했건만. 전하는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양손으로는 그 평민 여자를 껴안은 채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2층 높이의 어느 학교의 중앙계단에서 떨어지면서, 나는 방금 전의 일을 떠올렸다. 내가 그 여자를 꼬드겨서 이 계단의 층계참까지 몇 계단 떨어뜨린 것만으로 사람들이 모여들 정도의 큰 소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 높이에서 떨어지는 나에, 나를 밀어 떨어뜨린 그 남자에, 손도 뻗지 않는 그 약혼남에, 모여 있던 구경꾼들은 그 정도면 소란이 일어날 법하다며 심술 맞게 웃어댔다. 이것으로 울분이 가라앉는 것은 ..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9화(2)2024-01-26 22:05:24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눈가에 힘을 꽉 주어 참았다. 심장은 빨리 뛰고 있었지만, 애써 평범한 표정을 지켰다. 이때만큼 자신이 한때 귀족의 딸로 훈육을 받았던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발걸음이 빨라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질에게 다가가서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기, 곤란한 일이라도 있나요?" 그러자 질은 놀란 듯이 고개를 돌렸다. 그가 곤경에 처했을 때 짓는 눈썹이 내려간 표정. 그리움에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지만, 애써 미소를 유지했다. "맞아, 이 사람이 아까부터 말을 걸고 있는데,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 그러자 이 사람이라고 일컬어진 이웃나라에서 온 상인이 도움을 요청한다. [아가씨, 당신은 상업 길드의 위치를 아십니까? 이 길드 명찰을 갖고 있는 ..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9화(1)2024-01-26 22:04:33'비극의 후작영애, 조용히 신의 곁으로 돌아가다' 그렇게 크게 쓰인 가십 잡지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바라보고 있다. 생각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도망치기 위한 공작은 모두 했다. 유서도 그렇고, 머리를 재빨리 자르고 염색한 것도, 일찍 집을 구한 것도 모두 수색의 손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그래도 시내에서 기사들을 볼 때면, 그리고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사람들을 보면 이 사람들이 나를 잡으러 온 사람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 그러나 이렇게 후작영애 세라피아의 죽음으로 인해, 나는 드디어 그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세라피아의 부고를 전한 그 잡지에는 그녀가 여동생을 비롯한 가족과 약혼남인 왕세자에게 멸시당하다 세상을 떠났다는 것, 그녀를 학대했던 사람들의 최후,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8화(2)2024-01-26 21:29:03내 계획대로, 수다쟁이 영애들이 먼저 참지 못하고 내 유서 이야기를 친구에게 털어놓았다.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는데, 사실 저 세라피아 님으로부터 어떤 편지를 받았어요. 그 편지의 내용이 글쎄......." 완벽해 보였던 릴리아나에 대한 소문. 뛰어난 그녀를 질투하는 존재도 적지 않았기도 하고, 남의 불행일수록 화제가 되는 법. 소문은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그렇게 소문은 소문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왕실까지 움직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유서의 내용을 토대로 다시 한번 조사를 하자, 약초 채취를 위해 나를 데리고 나갔던 시녀가 입을 열었다. 그녀의 증언을 통해 마부에게 그날의 일을 확인했다. "5월 말인가요? 확실히 그 무렵에 그 아가씨를 짐마차에 태웠습니다. 돌아가는 길이요? 본인은 들를 곳이 있다며..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8화(1)2024-01-26 21:28:42한편, 내가 사라진 후작가는 그 무렵 어두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내가 도망간 날, 내가 약초 채취에서 돌아오지 않는다고 보고하러 온 시녀에게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던지면서 릴리아나는 외쳤다. "언니가 사라졌다니? 무슨 소리야!" 나에게 마법약을 만들라고 명령한 것도 릴리아나였고, 부족한 약초를 혼자 구하러 가라고 한 것도 그녀였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릴리아나는 히스테릭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께 들키기 전에 어떻게든 해봐! 빨리!" 릴리아나는 그렇게 명령했지만, 아무리 냉대를 당하고 있다 해도 후작영애였 나의 부재를 그렇게 쉽게 숨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의 실종은 곧 아버지가 알게 되었다. "세라피아가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모, 모르겠어요. 하지만 언니는 환경이 ..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7화(3)2024-01-26 00:05:43다음 날,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나와 케니는 상업 길드로 향했다. 이 마을의 지리는 잘 기억하고 있었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아가씨였던 내가 마구잡이로 걸어갈 수는 없었기에 나는 조용히 케니의 뒤를 따랐다. 그때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는 여유가 없어서 몰랐지만, 케니가 지도를 확인하며 나를 안내해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혹시 이 마을에 대해 미리 알아보았어?" "응. 세라랑 살면 여기가 좋을 것 같아서 최소한으로만..." "그랬구나......" 그때는 케니가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거라 믿고 의지하고 있었지만, 그녀 역시 이 지역에 연고가 없는 사람이었다. 너무 기대기만 했던 지난날의 자신을 반성하고, 이제는 그녀에게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상업 길드에서는 예전과 마..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7화(2)2024-01-26 00:04:27그것들을 포함한 세세한 절차를 마친 나는, 왕도의 중심부에 있는 공원으로 향했다. 왕도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마차 승강장인 이곳에서, 나는 어떤 사람과 만나기로 했던 것이다. 발걸음을 재촉해 약속 장소로 향하자, 메이드 복장과는 다른, 하지만 기억에 남는 추억의 복장을 한 케니가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달려와서 인사를 건넸다. "...... 정말로 오셨군요, 아가씨." 케니는 어딘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수수한 차림새의 나를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시절의 나밖에 모르는 케니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릴리아나에게 학대받던 시절의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잃어 더 이상 그녀에게 반항하지 않았고, 귀족을 그만두겠다는 말은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7화(1)2024-01-26 00:02:52거기서 며칠에 걸쳐,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환경에서 나는 여러 가지 준비를 했다. 그리고 그것이 끝난 어느 날, 릴리아나의 시녀가 나에게 일을 강요하러 왔을 때 나는 그 시절처럼 패기가 없는 얼굴로 약초 채취를 하러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밖으로 나가기 위한 거짓말이었지만, 당시에는 자주 이런 식으로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의심받지 않았다. 시녀는 귀찮다는 듯이 나에게 소박한 원피스와 외투를 가져다주며, 한 시간 후에는 나가라고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식의 대응이었구나, 하며 속으로 추억을 떠올린 나는 재빨리 옷을 갈아입었다. 준비를 마치고 지정된 시간에 후문으로 가니, 늘 보던 짐마차가 나를 마중 나왔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짐을 싣고 가는 김에 왕도 바깥으로 통하는 문까지 나를 태워다 ..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6화(2)2024-01-25 23:39:02그 후부터 나는, 마음을 죽이고 그들이 원하는 말을 돌려주었다. "아버지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졌어요. 더 이상 신경 쓰지 말아 주세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랍니다. 그보다 앞으로 저와 사이좋게 지내 주시면 기쁘겠어요." "로젤다 님,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그렇게 말을 듣는 저는 행복한 사람이에요." 그렇게 아무리 태도와 말을 다해도,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에게 제대로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은 자신을 주변에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극의 여주인공에게 다가간 다정한 왕자님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연기가 꼭 필요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것은 해결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래. 어제, 이 시간으로 돌아오기 전에 나는 듣고 말았..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6화(1)2024-01-25 23:38:32그런데 다음 날, 겨우 헤어졌다고 생각한 아버지가 아침부터 찾아왔다. "세라피아, 약혼을 축하한다. 네가 행복을 잡게 되어 나도 너무 기쁘구나." 아버지는 이런 식으로 내게 줄곧 기쁨의 말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기뻐하는 것은 이 약혼으로 내 기분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것과 가문의 명예가 회복되는 일 때문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증거로 아버지는 내 마음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으셨고, 내가 집을 나갔다는 사실도 전혀 언급하지 않으시며 혼자서만 기뻐하셨다. 그 후로 한동안은 집에 있을 때보다 조금 더 조용한 생활이 이어졌다. 낯선 시녀들은 나의 과거를 알고 있기에 조금 더 신경을 써주기는 했지만, 집안의 하인들에 비해서는 훨씬 편했다. 하지만 그런 평온을 깨뜨리기라도 하듯, 아버지는 여전히 나..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5화(2)2024-01-25 23:17:00자신의 무력함을 깨닫자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지만 그마저도 그들은 제멋대로의 해석을 붙였다. "네게 힘든 경험을 하게 만들었구나. 하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해 너를 지켜줄게, 세라피아." 그렇게 말하면서, 로젤다 전하께서는 내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주셨다. 이미 아무것도 나를 지켜주지 못했던 그의 허망한 말을 들으면서, 나는 결심을 했다. 눈물을 머금은 채 "제가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중히 받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방 안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폐하께서는 나를 다정하게 바라보셨고, 왕비는 감동했는지 다시 눈시울을 붉히셨다. 눈앞의 로젤다 전하가 볼을 붉게 물들이며 내 손에 입술을 떨어뜨리자, 나를 제외한 이 방의 행복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렇게 나는 로젤다 전하의 약혼녀..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5화(1)2024-01-25 23:16:34그 후부터 며칠 동안,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며 지냈다. 그러다 보니 '나를 멀리하는구나'라는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무시해 버렸다. 자기 마음대로 데리고 왔으면서 왜 내가 더 많은 양보를,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가. 화가 날 일만이 매일 쌓여갔다. 그렇게 가급적 혼자서 방에서 지내고 있던 어느 날, 한 통의 편지가 나에게 배달되었다. 그것은 나에게 등성을 명령하는 편지였다. 거기에는 요약하자면 '안정이 되었다면 언제라도 좋으니 와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집에 있기 싫었던 나는 최대한 빨리 성에 가고 싶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러자 놀랍게도 다음 날 오후에 알현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졌다. 그 무렵부터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지만, 귀족 특유의 무거운 드레스를 입게 된 나는 집의 마차를 타고 왕성으로..
- [ 연애(판타지)/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4화(2)2024-01-25 22:47:32"나, 미래의 왕비가 될 수 없는 거야 ......?" "하하,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걱정만 하다니. 원래 그런 사람이었나 보네. 아니, 이기적이었던 건 나도 마찬가지인가. 남한테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구나." "아니, 거짓말! 거짓말이야! 나는 아름답고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이야! 내가 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어! 싫어, 싫다구!" 릴리아나는 그 후에도 거짓말을 거듭했지만, 그 또한 모두 들통나게 되었다. 그리고 릴리아나는 결국 북쪽 오지에 있는 계율이 엄격한 수도원으로 보내지게 되었다. 조지아 전하도 왕태자에서 벗어나는 데 그치지 않고, 폐위되어 자식을 낳을 수 없는 몸이 된 후 또 다른 오지로 쫓겨났다. 이상이 나를 찾아온 남자로부터 들은 이야기였다. 릴리아나와 조지아 전하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