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1)2024년 01월 26일 21시 28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한편, 내가 사라진 후작가는 그 무렵 어두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내가 도망간 날, 내가 약초 채취에서 돌아오지 않는다고 보고하러 온 시녀에게 손에 들고 있던 부채를 던지면서 릴리아나는 외쳤다.
"언니가 사라졌다니? 무슨 소리야!"
나에게 마법약을 만들라고 명령한 것도 릴리아나였고, 부족한 약초를 혼자 구하러 가라고 한 것도 그녀였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릴리아나는 히스테릭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께 들키기 전에 어떻게든 해봐! 빨리!"
릴리아나는 그렇게 명령했지만, 아무리 냉대를 당하고 있다 해도 후작영애였 나의 부재를 그렇게 쉽게 숨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의 실종은 곧 아버지가 알게 되었다.
"세라피아가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모, 모르겠어요. 하지만 언니는 환경이 바뀌어도 반성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본채에서 살지 못하는 것에 화가 나서 가출한 것일지도 몰라요."
릴리아나는 내가 그녀를 학대했으며, 하인도 심하게 대했다고 아버지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나를 오두막에 가둬서 반성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릴리아나는 즉흥적으로 그렇게 거짓말을 했다.
"어쨌든 조용히 그 녀석을 찾아야 한다. 그래 뵈어도 조지아 전하의 약혼녀. 찾을 때까지는 병으로 누워 있는 것으로 할 수밖에 없겠지."
내가 릴리아나에게 학대당하고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아버지는, 그녀의 말대로 내가 사라진 것은 갑작스러운 가출일 것이라 판단했다. 철부지에 못난 딸인 내가 누구의 도움 없이는 집을 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이라고 아버지는 생각하셨다. 그래서 아버지는 저택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추궁하면 금방 나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다.
어차피 금방 발견될 테니, 그때까지 나를 병중이라고 해두면 될 거라 생각하고 수색을 시작했지만, 나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았다.
나를 하인으로 가장해 밖으로 내보낸 시녀는 릴리아나의 협박에 입을 다물고 있었고, 나를 마차에 태웠던 마부는 내가 후작영애인 줄 몰랐기에 당연히 나를 모른다고 대답했다.
가족들이 점점 조바심을 내기 시작할 무렵, 그들의 귀에 예상치 못한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소문은 세라피아 후작영애가 스스로 실종된 것은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급히 그 소문을 부인했지만, 본인이 없는 탓에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해 소문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게다가 그녀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가 여동생이 공적을 빼앗고 누명을 씌웠기 때문이라는 소문까지 돌면서 후작가는 패닉에 빠졌다.
아버지는 그쪽도 부인하려 했지만, 정작 중요한 릴리아나가 소문을 긍정하는 듯이 그동안 발휘했던 높은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연하다, 그것들은 내게서 빼앗은 것이었으니까. 내가 사라진 뒤에도 유지될 리가 없었다.
병을 앓아누웠다는 이유로 누구의 위문조차 받지 않는 세라피아. 언니가 무대에서 사라진 날부터 그 능력에 갑자기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한 릴리아나.
소문은 잦아들기는커녕 점점 더 커져서, 결국 왕실의 조사까지 받게 되었다.
왕실의 조사가 시작되자, 아버지는 체념하고서 나의 실종을 인정했다. 하지만 내가 목숨을 끊었다는 것도, 릴리아나가 언니를 학대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호소했다.
대체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나느냐고 한탄하는 아버지의 앞에, 왕실에서 파견된 조사관은 유서 한 장을 내밀었다.
그것은 내가 그 왕도를 떠나기 전, 모친의 조부모님과 한때 교분을 나누었던 수다쟁이 영애 두 명에게 보낸 유서였다.
[릴리아나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믿어주는 사람도 없는 지금, 제가 왜 살아있어야 할까요. 부디 신분을 버리고 조용히 사라지는 것만이 제게 남은 유일한 자유 같으니 허락해주세요]
릴리아나에 의한 억울한 누명으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것, 억울한 것은 자신이라는 것. 그래서 목숨을 끊는다는 내용을 적은 것이 바로 '후작영애 세라피아'의 유서였다.
이 유서를 보냈을 때, 받은 즉시 그녀들이 이 내용을 믿을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그 악녀, 요즘 안 보이네." 정도로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 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로 내 신용은 이미 바닥을 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처음에는 헛소문이라고 생각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사교계에도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천사처럼 사랑스럽고 우수해야 할 릴리아나가 그 실력에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 그들은 기억할 것이다. 한때는 거짓일 거라고 치부해 버렸던 나의 유서를. 어쩌면 그것이 진실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728x90'연애(판타지) > 단죄는 이미 끝났으니까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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