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전설의 할머니 덕분에 약혼했습니다 ]22024-01-28 22:00:34"그 외에도 음유시인이 '날개를 잃은 천사'로 노래했다거나, 불접촉 조약을 모르는 이웃 나라 유학생이 세라피나 양에게 너무 친근하게 굴다가 봉변을 당했다거나, 초상화 화가가 세라피나 양의 아름다움을 모두 표현할 수 없다며 붓을 부러뜨렸다거나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지." "할머니 대단해......" "아가씨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단다. 남자들 앞에서만 좋은 표정을 짓는 분이 아니었으니까. 항상 많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지." 선대 후작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할머니는 학원 생활을 즐기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야말로 전설." "그 전설의 정점은 학원 3년 차 감사절 파티였지. 선제 폐하, 당시의 왕세자였던 에드먼드 전하께서 약혼녀인 로즈리치 후작가의 트리쉬 양, 지금의 왕태후님을 파혼시..
- [ 연애(판타지)/전설의 할머니 덕분에 약혼했습니다 ]12024-01-28 21:59:50"거짓말 같아......" 애쉬베리 후작가의 적자인 제럴드 님과 약혼을 하게 될 줄이야. 저는 호킨스 백작가의 혈통이긴 하지만, 아버지는 당대 백작의 동생이자 1대 자작에 불과합니다. 제랄드 님과 학원에서 친하게 지내고야 있지만, 신분 차이가 너무 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정말이야, 첼시!" "하지만 어째서요?" "할아버지께서 적극 찬성해 주셨거든." "선대 후작님께서요?" 선대 후작님과는 만난 적이 없는걸요. 평범한 제가 알려졌을 리도 없을 테고요. "세라피나 부인의 손녀라면 틀림없을 거라고 하셨어." "할머니의?" 세라피나 할머니는 우리 집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주 귀엽우며, 항상 웃는 얼굴로 지내고 계세요. 듣자 하니 왕도에 있는 게 더 재미있다면서, 영지와 왕도를 오가는 본가의 삼촌댁이 아닌..
- [ 연애(판타지)/흠잡을데가 없는 영식에게서 약혼의 제의가 왔길래, 거절해보았습니다 ]42024-01-28 20:06:30"바보 같은 이유라고 비웃어도 돼. 하지만 우리 가문으로선 농담할 기분이 아니야." "아~ 제이콥 전하라면 그 민감한 영식 말이네요." "그렇지? 거기서 눈매 하나로 제이콥 전하를 쫓아낼 수 있는 스테이시 양이 나설 차례다." "어머나......." 설마 정말로 광견으로 불리는 내 눈매가 좋게 평가받게 될 줄이야. 예상 밖이었습니다. "스테이시 양은 아름답기도 하고." "네?" 부끄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알버트 님. 그런 반응을 보이면 오히려 제가 더 부끄럽잖아요. 그 밖에도 왕가의 경계를 받지 않기 위해 가문이 낮은 곳에서 약혼자를 선택해야 했다던가, 공작가의 영토와 경제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티크 자작가의 위치, 그리고 알버트 님을 상대로 단호하며 비굴하지 않았던 영애가 거의 없었다는 점 등..
- [ 연애(판타지)/흠잡을데가 없는 영식에게서 약혼의 제의가 왔길래, 거절해보았습니다 ]32024-01-28 20:06:12"아버지, 이건 분명히 이상해요." "그런 거야 알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해요." "흠. 그럼 어떻게 할까?" "약혼 제의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거절하면서 시간을 벌고, 그 사이에 공작가와 알버트 님을 조사해 주세요." 세 번이나 약혼 제의가 들어오지 않고 무산되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러 하마. 스테이시도 학원에서 이 건에 해당하는 소문이 있으면 내게 말해주고." "알겠어요." ◇ ---------- 세이버헤겐 공작가의 영손 알버트 시점. "또 티크 자작가가 거절했습니까?" "그래." 아버지는 벌레씹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격이 낮은 자작에게 두 번이나 거절을 당했으니 당연하다. "어떻게 된 일이죠?" "이쪽이 다 듣고 싶다." 예의사 한 번 거절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 [ 연애(판타지)/흠잡을데가 없는 영식에게서 약혼의 제의가 왔길래, 거절해보았습니다 ]22024-01-28 20:05:31"어째서죠?" "잘 모르겠다. 알버트 쪽이야말로 짐작 가는 바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짐작 가는 것이라 해도......" 바보 같은 이야기지만, 나에게는 급히 약혼녀를 정해야 하는 사정이 있다. 요즘 내가 '약혼하고 싶은 영식' 1순위로 계속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간단히 말하자면 제2왕자 제이콥 전하가 나를 질투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약혼녀를 정하지 못한 탓에 계속 2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딱히 짐작 가는 사정은 없는데요." "그래?" 스테이시 티크 양을 내 약혼녀 후보로 삼은 것은, 어떤 의미로 소거법이었다. 예를 들어 미모의 고귀한 귀족 아가씨를 약혼녀로 삼으면 제이콥 전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지 모른다. 자칫 잘못해서 제이콥 전하가 왕이 된다면, 이 일을 ..
- [ 연애(판타지)/흠잡을데가 없는 영식에게서 약혼의 제의가 왔길래, 거절해보았습니다 ]12024-01-28 20:04:20"네? 어째서요?" "그런 걸 어떻게 알겠어." 우리 티크 자작가의 왕도에 있는 타운하우스는, 아버지가 가져온 갑작스러운 소식에 혼란스러워졌다. 물론 나, 스테이시도 마찬가지다. 무려 세이버헤겐 공작가로부터 약혼 신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세이버헤겐 공작가는 몇 대 전 왕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왕비의 자식이 세운 가문이다. 그래서 왕가의 적통과는 약간의 불화가 있었다고 들었다. 뭐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우리 집과는 격이 너무 달라" "가문의 격이 너무 다르네요." "게다가 상대는 귀공자로 명성이 높은 알버트 군이라고?" 알버트 님이라고 하면, 우는 아이도 울음을 멈추고 쳐다볼 정도로 미남인 영식. 최근 3년 동안 왕도 신문의 '약혼하고 싶은 영식' 랭킹 1위로 군림하고 있는 초유명인이다. 물론 나 ..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52024-01-28 15:51:18"저는 계속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었어요. 저보다 의욕도 없고, 노력도 없고, 비전도 없는데 성별이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가문의 후계자가 남동생이라니. 저는 좋은 가문에 시집가서 사내아이를 낳는 것만을 기대받았어요. 다른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다고 말했지만 저는 납득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노력을 했어요. 하지만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서 포기할 뻔했지요. 그런데 그때 열심히 노력하는 당신을 알게 됐어요. 정말 기뻤답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를 주는 거였네요. 그래서 마리아 님, 당신 제 편이 되어줄 생각은 없나요?" "...... 그게 여동생이 되라는 건가요?" "네. 후작영애가 되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진답니다." 나는 클라우디아 님의 이야기에 압도당했..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42024-01-28 15:49:10안내된 곳은 개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작은 살롱이었다. 작다고는 하지만 시설은 잘 갖춰져 있어 이용하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필요하다. 그래서 귀족인 내가 이곳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테이블은 이미 세팅되어 있었고, 우리가 방에 들어서자 메이드가 능숙하게 차를 끓일 준비를 시작했다. 권유에 따라 자리에 앉자 눈앞에 향긋한 홍차가 놓였다. 찻잔을 든 클라우디아 님을 따라 나도 차를 마셨다. 분명 좋은 차겠지만, 맛을 전혀 알 수 없었다. "아까 앨런 님의 말씀말이지만, 당신에게는 지금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생각해요." 찻잔을 내려놓은 클라우디아 님이 말을 꺼냈다. 클라우디아 님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바라보며, 나는 한참을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 남은 선택지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32024-01-28 15:48:28왜 남작가의 딸에 불과한 내가 후작가의 사람들과 함께 있는지,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뒤로 한 채 앨런 님이 말을 시작했다. "클라우디아, 미안. 너라는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버렸어." 응? 으응? 눈앞에서 갑자기 시작된 이 일은, 소위 말하는 수라장이라는 것일까? 분명 중요한 이야기일 텐데, 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거람? 이런 이야기에 제삼자의 입회가 필요한 걸까? 앨런 님과는 지인 정도의 사이이고, 클라우디아 님에 관해서는 아마 일방적으로 알고 있을 뿐이다. 그런 사람이 입회해도 괜찮을까? 아니, 오히려 그 정도의 거리감을 가진 사람이 한쪽에 기대지 않아도 되니 좋은 걸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작위가 너무 다르니, 가능하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으면 좋겠다....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22024-01-28 15:47:37"남동생에게 영지경영 참고서를 사주고 싶었는데, 선생님들이 안 된다고 해서......"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그보다는 아까부터 이미 아쉬움에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아래에서 그를 올려다보듯 가만히 바라보며 말했다. 남동생을 위해서라고 거짓말을 한 것도 리미아가 가르친 것이었다. 똑똑한 여자는 기피된다며, 약간 바보짓을 하는 게 일이 더 순조롭게 풀린다고 했었다. 내가 배우고 싶다고 하는 것보다 더 잘 풀릴까? 반신반의하며 물어보았다. 뭐 이런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어서 고맙다는 말만 하고 떠나려 했는데, 눈앞의 남학생이 가방에서 책 한 권을 내밀었다. 그것은 내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참고서였다. "집에서 공부할 때 쓰라고 한 권만 더 사달라고 하면 되니까, 이건 네 동생에게 줄게." 눈앞의 광..
- [ 연애(판타지)/내가 거머쥔 대역전 ]12024-01-28 15:46:44그날의 점심은 내가 좋아하는 크림고로케였다. 친한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고, 남은 점심시간은 평소처럼 혼자 도서관에 갔다.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신간이 도착하는 날이다. 신청한 책이 도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발걸음도 가볍게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 앞의 복도까지 왔을 때, 나는 갑자기 팔을 잡혔다. 넘어질 뻔한 것을 가까스로 모면하고서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후작영애 앨런 님이 계셨다. "너에게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잠깐만 시간을 줄래?" 어느 때보다 진지한 얼굴로 앨런 님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중요한 이야기 ...... 나는 짐작 가는 것이 없었다. 신간을 향한 미련이 조금 있었지만, 앨런 님이 너무 진지한 표정이라서 나는 순순히 따라가기로 했다. 남작가의 딸인 내가 후작가의 영..
- [ 연애(판타지)/마력도 매력도 없다며 파혼당했습니다 ]132024-01-27 22:16:55불안이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가시방석 같은 삶이었지만, 왕의 명령으로 두 사람은 사별을 제외하고는 헤어질 수 없었다.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카밀라를 차버리며 맺어졌으니, 헤어짐으로 인해 왕족의 이미지를 더 떨어뜨리는 짓은 용납할 수 없다고 왕은 엄한 얼굴로 이들 부부에게 말했다. 여기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궁지에 몰린 어느 날, 알프레드는 우연히 하인들이 숨죽여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다. "사별만 허용된다는 말은, 사별이면 용서받을 수 있다는 뜻이잖아? 그분이 죽으면 젊은 나으리가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지?" "그래. 사람의 불행은 기도하면 안 되지만, 그렇게 되면 나는 마음속으로 신께 감사하게 될지도 몰라." "그래. 불행한 사고라도 안 생기려나?" 그들은 알프레드를 해칠 생각은 전혀 없었다...
- [ 연애(판타지)/마력도 매력도 없다며 파혼당했습니다 ]122024-01-27 22:16:09그런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던 알프레드가 무심코 손을 뻗으려는 순간, 카밀라는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알프레드 전하, 피나 님, 정말 축하드려요. 서로 사랑하는 두 분이 맺어진 것을 정말 기쁘게 생각해요." 카밀라의 말에 비웃음 따위는 없었다. 카밀라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여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알프레드도 피나도 아름답게 변한 카밀라에게 싫은 소리나 원망 섞인 말을 들을 줄 알았다. 하지만 카밀라는 그런 것조차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의 친절함이나 그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두 사람은 깨달았다. 카밀라는 이미 그들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두 사람의 자존심을 더욱 상하게 했지만, 두 사람에게 관심이 없는 카밀라는 그 사실조..
- [ 연애(판타지)/마력도 매력도 없다며 파혼당했습니다 ]112024-01-27 22:14:31국왕이 한숨을 내쉬며 한 마디를 내뱉자 주위가 다시 술렁거렸다. 그동안 공언은 하지 않았지만, 왕의 말과 태도로 보아 외아들인 알프레드가 차기 왕으로 점쳐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갑자기 데릴사위가 될 것이라고 발표되었으니 주변의 반응은 당연했다. 게다가 피나에게는 뛰어난 오빠가 있어서 란사로테 후작의 작위를 물려받을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 데릴사위가 들어오다니, 다들 뭔가 특별한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예상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알프레드와 피나는 약혼 발표라는 축하의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표정이 매우 안 좋았다. 그런 두 사람이나 귀족들의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왕은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내 다음 대로는 여기 있는 샬롯을 지명한다. 그녀의 약혼남인 이웃나라의 제3왕자와 함께 ..
- [ 연애(판타지)/마력도 매력도 없다며 파혼당했습니다 ]102024-01-27 22:12:37카밀라는 이전까지 왕자의 약혼녀였기 때문에, 의례적으로 드레스를 선물 받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자신이 좋아하는 원단과 디자인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내 센스만으로 네가 좋아할 만한 드레스를 선물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일은 경험이 없어서." 다리오가 조금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말하자, 카밀라는 왠지 모르게 몸 둘 바를 몰라했다. 어느 때보다 들뜬 기분으로 보내는 사이, 야회의 전날을 맞이했다. 그런 카밀라에게 배달된 드레스는 다리오의 눈동자 색과 같은 연두색이었다. 깔끔하고 심플한 라인을 그리면서도 밑단과 가슴에 장식된 레이스와 보석은 고급스러웠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드레스였다. 그것을 가슴에 대어보았을 때, 카밀라는 처음으로 자신의 외모를 위해 마력을 쓰고 싶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