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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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01월 28일 22시 00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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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에도 음유시인이 '날개를 잃은 천사'로 노래했다거나, 불접촉 조약을 모르는 이웃 나라 유학생이 세라피나 양에게 너무 친근하게 굴다가 봉변을 당했다거나, 초상화 화가가 세라피나 양의 아름다움을 모두 표현할 수 없다며 붓을 부러뜨렸다거나 하는 에피소드가 있었지."

    "할머니 대단해......"

    "아가씨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았단다. 남자들 앞에서만 좋은 표정을 짓는 분이 아니었으니까. 항상 많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지."



     선대 후작님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할머니는 학원 생활을 즐기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야말로 전설."

    "그 전설의 정점은 학원 3년 차 감사절 파티였지. 선제 폐하, 당시의 왕세자[각주:1]였던 에드먼드 전하께서 약혼녀인 로즈리치 후작가의 트리쉬 양, 지금의 왕태후님을 파혼시키고 세라피나 양에게 청혼해 버리는 사건이 일어났었지."

    ""......""

    "이 사건은 없었던 일로 되어 있단다. 내 나이 정도면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다른 곳에서 이야기하면 불경죄가 되니 잘 알아두거라."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왕세자와 후작영애의 약혼 파기라는 큰 사건이니까요!



    "할아버지, 이 사건은 어떻게 해결되었어?"

    "그게, 솔직히 말해 잘 해결되지 않았었지. 어쨌든 왕세자라는 당시 학원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학생이 세라피나 양과의 불접촉 조약을 어긴 것이니까."

    "어떻게 되었나요?"

    "일곱 명의 구혼자가 더 나타났다. 모두 고위 귀족의 적자였지."

    ""네?""

    "나도 그중 하나였다."

    ""예??""



     대사건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잖아요!

     선대 후작님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생각해 보니 나도 참 젊었구나."

    ""......""

    "첼시 양은 세라피나 양과 많이 닮았어. 동작이 깔끔하고 흔들림이 없군. 침착함도 있고. 제럴드의 약혼녀가 되어줘서 참 기뻐."

    "감사해요. 할머니의 친구분들이 가끔 오셔서 여러 가지를 가르쳐주셔서 그런 것 같아요."

    "호오."



     정말로 인정해 주시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선대 후작님은 가문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시는 것 같네요.



    "그때의 세라피나 아가씨는 대단했지......"

    "할아버지, 뜸 들이지 말고 좀 알려줘."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라피나 양은 총 여덟 명의 구혼자를 모두 거절했단다. 호킨스 백작가를 잇는다는 이유에서였지. 세라피나 양에게는 남동생이 있는데, 그쪽이 백작을 물려받을 줄 알았기 때문에 의외이기는 했었다. 하지만......"



     한숨을 내쉬는 선대 후작님.



    "그 자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세라피나 양의 즉흥적인 판단이었을지도 모르지. 어쨌든 에드먼드 전하와 트리쉬 양에게 잘 설명해서 약혼 파기는 없던 일이 되었단다."

    "그게 통했다고?"

    "그 자리의 지배자였던 세라피나 양의 말을 들어야만 하는 분위기였지. 왕국을 위해 필요한 올바른 조치였다는 것을 학생인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그야말로 전설."

    "학원 감사제 파티였죠? 선생님들은 뭐 하고 계셨나요?"

    "지금 생각해 보면 게으른 사람들이었지.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을지도. 왕세자 전하의 돌발행동이었으니까. 그리고 나를 포함한 일곱 명의 구혼자들도 교사들 중 누구보다도 가문이 높았었고."



     선대 후작님은 재미있다는 듯이, 그리고 그리워하는 듯이 말씀하셨다.



    "프로슈의 난을 알고 있느냐?"

    "현대사에서 배웠어요."



     자치령인 프로슈가 이웃나라의 사주를 받아 왕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시도한 사건이다.

     현재 프로슈는 왕실 직할 상업도시로 발전하여, 50년 전의 그 일이 있었다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만약 당시 에드먼드 전하와 트리쉬 양이 파혼했다면 왕실과 로즈리치 후작가가 협력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프로슈에 대한 대응이 뒤늦게 이루어지지 않았겠느냐는 말이 있었지."

    "그런가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왕국 분열의 위기였지. 세라피나 아가씨는 간접적으로 왕국을 구했다고도 할 수 있구나."

    "그야말로 전설."



     할머니 대단해요.

     전혀 그런 과거가 느껴지지 않는 것도 대단해요.

     평범한, 지극히 평범한 친절한 할머니인데.



    "오랜만에 세라피나 양을 만나고 싶구나. 아니, 세라피나 부인이라고 말했어야 했군."

    "그럼, 할머니를 모시고 올까요?"

    1. 오역 아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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