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6화 영웅과 괴물(3)2023-07-18 23:10:14남자의 분노가 뿜어내는 기척만으로, 사람은 할 수 없이 무릎을 꿇고 만다. 새겨진 공포는 다시는 치유되지 않는다. 실패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인간이라 할지라도, 잊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전부터 궁금했어. 좋은 기회니까 들려줘. 카난은 지금 말한 것 이상의 모든 것을 빼앗겼지. 왜 그것을 빼앗은 건데. 왜 또 빼앗으려고 해?" 분노를 속으로 삭이고, 말이 또렷이 들리는 상태로 만든 다음 말을 이어갔다. "...... 듀어 군의 그 모습을 보면, 죽인 이유 따위는 상관없을 것 같으니 내가 물어둘게. 어떤 이유가 있어서 카난을 죽였어?" "..................!!!!" 기세 좋게 일어선 가니메데는, 다른 차원의 존재 앞에서 떨리는 입술을 힘껏 깨물어 담력과 함께 억누르고, 결국 입을 열었다. "...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7)2023-07-18 23:08:43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속내를 드러낸 것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풍향계처럼 빙글빙글 도는 사자라가 진심으로 어이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네스가 뭔가를 하려는 것은 분명하다. 한 마리와 격전을 벌이는 것보다는 버밀리아 군에게 타격을 주고 싶어 하는 아이네스의 의도를 간파했다. 아마도 살의가 없다는 것을 감지하고 일부러 빈틈을 드러내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반격할지 기대하면서도, 사라는 버밀리아에게 주의를 환기시키지 않고 아이네스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우선 이름부터 물어볼까?" "아이네스 플리트. 파쇄기사단의 단장." "나이는?" "19살." "출신은?" "아렌하이트의 에차에서 ......그보다 좀 더 중요한 것을 물어봐라!" "대답하려고?" "그렇기는 하지만 ...... 더 다른 것이 있지 ..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6)2023-07-18 23:07:21그것을 방패와 검으로 막아내고, 마침내 무시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한 기사는 검을 빙글빙글 돌린 후 마력을 칼날에 쏟아붓는다. "모두 부숴버려라. 종소리여!" 그렇게 외치며 검을 휘두르자, 검섬에서 낮게 울려 퍼지는 범종과 같은 소리가 울렸다. 소리의 파동은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기사를 중심으로 풀과 흙, 대기까지 산산조각 내며 사자라를 향해 다가왔다. "《팔해방해신주》" 사자라는 여덟 장의 부적을 던져 주술을 외치더니, 눈앞에 여덟 장의 수호벽을 만들어 그 소리를 막았다. '쿵'하는 소리가 힘을 잃고서 뾰족한 귀에 닿을 때까지 다섯 개의 벽을 파괴하자, 사자라는 기뻐하며 휘파람을 불었다. "좋은 위력이다. 이것이 '파쇄'의 용사의 힘이냐." 아직은 여분의 방어벽이 남았지만, 그래도 어..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6화 영웅과 괴물(2)2023-07-18 23:05:26자신에게 카난의 시체를 보여준 의도는 알 수 없다. 하지만 ....... "...... 이 가설이 맞다면, 가니메데는 다음으로 ...... 유미를 죽이려 할 겁니다. 증거는 남지 않았지만, 그 현장을 덮치면 됩니다." 가장 난항이었을 수사는 끝났다. 이제 확증을 얻은 후, 심판을 내리는 일만 남았다. "거기서ㅡㅡㅡㅡ죽인다(殺す)." 주행 중인 마차 안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선생님은 먼저 돌아가십시오. 저는 집안의 수치를 처리하러 가겠습니다. 아체는 선생님과 함께 돌아가서 믿을 수 있는 동료에게 알려줘. 분명 돈을 가진 유미는 카지노 쪽으로 갔을 거다." "...... 알았어." 무투파인 가니메데 일행을 상대하기에, 아체는 역량이 부족하다.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 것인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미..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6화 영웅과 괴물(1)2023-07-18 23:03:45......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마차에 돌아온 후부터, 배려심으로 대화를 주도했었던 듀어 군이 조용해져 버렸다. 계속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상태로, 화가 난 것도 아닌데 우리들은 자세를 바로 하며 긴장하고 만다. "...... 무슨 짓을 한 거죠. 듀어가 이렇게 빨리 화를 낼 리가 없잖아요?" "여, 역시 그는 화가 난 거지 ......? 내가 뒷짐을 져서 우쭐거리는 걸로 보였나? 아니면 나라는 인물의 핵심에 닿아서 실망한 걸지도......" 부끄러워하며 반성하는 나. 그 때 듀어 군이, 머리를 감싸는 것처럼 팔걸이에 턱을 괴었다. 이어 분해하는 감정이 담긴 한숨 섞인 목소리로 그 이름을 알려주었다. "............ 가니메데다." 확신에 찬 의지가 느껴지는 말투로 말을 이어갔..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5화 족쇄(3)2023-07-18 22:15:21"............" "앗, ......, 누나......?" 어느새 내리는 비가 가늘게 떨고 있는 소년의 말을 묻어버린다. 고개를 든 여자는 무슨 생각인지, 상황도 모른 채 표정만 살피고 있었다. "...... 너, 어서 도망쳐" "어......?" "완전히 화났어. 이놈들을 죽이는데 방해가 되니까 이제 가." 유미는 변하지 않았다. 비에 씻겨 흘러내리는 피는 많았고, 한쪽 팔은 마비된 상태. 아이를 내려놓은 다른 쪽 팔로 배를 누른 상태라서,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있을까 싶다. 서 있는 것조차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눈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살아 있다. 생명에 대한 갈망으로 똑바로 빛을 발하고 있다. "...... 그 유미가, 변덕스럽게 보여준 자애로 인해 죽게 될 줄이야. 이것도 하나의 인..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5화 족쇄(2)2023-07-18 22:14:55왼쪽에서 아까 두 사람이 잔해에서 빠져나오고, 동남쪽 건물에서 내려오는 연통의 거구녀, 오른쪽 건물에 숨어있는 가니메데, 오니족도 곧 나올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왼쪽 모퉁이에도 한 명 ....... "후훗 ......" 적들은 마틴을 제외하고 일곱 명. 가로등에 올라탄 차에 다가오는, 수구. 완전히 사각지대에서 공격을 당한다. "당신들도 숫자가 많으니, 그럭저럭은 골치 아프네~" "이야ㅡㅡㅡㅡㅡ!!!" 물의 탄알을 뒤로 젖혀 피하고, 수직 낙하하며 도끼를 휘두르는 가니메데에 대해서는 다른 가로등으로 뛰어내려 피신했다. (어딘가에 단검이라도 떨어져 있다면, 이런 녀석들 ............ 아, 여관거리라면 어딘가에 식칼 정도는 있겠지. 나의 엉뚱하고 귀여운 면이 또 나왔네 ......) 유미는 ..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5화 족쇄(1)2023-07-18 22:12:40평온한 얼굴로 사지를 건너다닌다. 이 건물에서 저 건물로 자유자재로 뛰어다니며,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는 대주교들을 농락한다. "쓰으으...... 흐으으으읍!" 연통 키세라를 든 듬직한 여대주교가, 앞서가는 유미에게 덤벼들었다. 있는 입구 부분에 있는 힘껏 숨을 불어넣는다. 그러자 담배통에 있는 끝부분의 화구에서 검은 가루가 분출하여. 전방으로 퍼져 나갔다. 다음 순서로 연통 키세라 자체에 마력을 보내면, 가루에 불이 붙는다. 가루를 타고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서, 연쇄적인 폭염이 유미에게 다가간다. "ㅡㅡ불꽃놀이 그립네~" 등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누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모두 손에 잡힐 듯이 알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일까. 유미는 건너뛰는 대신 골목으로 떨어지는 것을 선택했고, 내려간 직..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4화 무쌍유희(2)2023-07-18 20:14:38"읏----" 피를 뒤집어써서 붉게 물든 악마 같은 유미의 칼날이 다가오기 직전, 가니메데가 그 옆으로 뛰어들었다. 눈 찌르기를 정면으로 당해도 꿋꿋하게 버티며, 왼손 도끼를 뻗은 팔에 내리친다. "----" 순간, 유미의 시선이 ...... 자신으로 향했다. 뻗었던 팔을 뒤로 빼고서, 곧바로 가니메데의 얼굴을 향해 휘둘러 유리를 긋는다. "크으으으으읏!!!!" 자신을 노렸다는 것을 깨닫고, 함정에 뛰어들었던 가니메데는 복음을 발동했다. 유리에 뺨이 찢어지면서도 오른손의 도끼로 유미의 목을 겨냥해 옆으로 베는 동작을 취한다. "콩." 동시에 그 행동을 읽고 있던 유미도 복음을 발동하고 있었다. 다가오는 도끼 아래에서 손바닥을 부딪쳐 궤도를 틀어막는다. 유리와 칼날이 지나가고, 남은 건 얼굴이 찢어진 가니..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5)2023-07-18 20:13:27"뭐야, 그건......." "사자라 ...... 갈바는, 자신이 너를 다룰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라고. 네 실력은 병사들도 알고 있어. 그리고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면 네 고용주가 누구인지 널리 알릴 수 있지. 만약 싸움이 벌어지면 넌 자연스레 싸울 테니, 지금 여기서 인상을 심어주겠다는 심산이야." 그렇군. 그러니까 지르카가 바보처럼 괴롭힘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괴롭힘에 가담하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한 사자라는, 지르카를 보고 잠시 생각한 뒤 공간의 틈새로 손을 넣어 황금의 육각곤 여섯 개를 꺼냈다. "잠깐만." 그렇게 말하고서, 사자라는 재빨리 앞서 나갔다. 세 개의 '사성육도정파곤'이 경계하는 것처럼 사자라의 주위를 날아다녔고, 세 개는 손가락 사이에 ..
- [ 판타지/에스텔드 바로니아 ]6 기척(4)2023-07-18 20:12:26다행인 것은, 그런 사자라를 갈바가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몸으로선 약한 놈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네가 말하는 논리만큼은 뼛속 깊이 새겨져 있다고. 히히." 기분이 좋아진 갈바에게, 사자라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말을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그 논리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으로 지르카는 보았다. "갈바 님, 곧 도착합니다." "오오. 그러냐." 부하의 말에 갈바는 매섭게 대답했다. "사자라, 저것이 아렌하이트의 관문 ...... 이었던 곳이지!" 큰 손가락이 가리킨 곳은, 초원 한가운데 우뚝 솟은 한 개의 탑이다. 프리즘처럼 햇빛을 반사해 무지갯빛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저건, 결계의 쐐기인가." "역시 대단해. 저것이 아렌하이트의 칠륜의 대결계(세븐스 블룸)다. 이 녀석 때문에 버밀리아도..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4화 무쌍유희(1)2023-07-18 20:10:42"...... 잘 있어!" 침묵을 깨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등을 돌리며 달려 나갔다. "쫓아가자, 절대 놓치지 마!" "자자~! 싸게 싸게 오려무나~" 재빨리 벽과 장애물을 뛰어다니다가, 뒷골목에서 창문을 깨고는 폐허 속으로 들어간다. "큭, 빠르다!" "마틴은 그대로 따라가! 이로스, 좌우에서 협공하자! 이 기회는 더 이상 놓칠 수 없다!" 선두를 달리던 망치맨이 뒤이어 뛰어오르더니, 창틀을 잡고 가까스로 실내에 들어간다. 활은 있어도 화살이 없으며, 단검도 잃어버렸으니 유미를 쓰러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지금이 아니면 없다는 것을 모두 이해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좋은 핸디캡이넹." "쿨럭 ......!" 어젯밤에 보았던 발차기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며, 큰 연통형 망치을 든 남자가 돌진하는..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3화 도전하는 자들(2)2023-07-18 19:16:40"...... 카난을 죽인 거, 너희들이지? 파소도 우리도 이미 알고 있었다구?" 저지른 죄가 폭로되었다. 당연히 동요한 표정을 드러내며, 가니메데를 제외한 동료들끼리 서로 눈치를 살피는 눈빛이 교차한다. "잊어버렸어? 나, 천재야." 자신의 머리를 집게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을 자랑했다. 잡종 강세. 구리와 마찬가지로 유미는 엘프와 여우 수인의 혼혈로서 두 종족의 능력을 모두 겸비했고, 게다가 부모보다 더 뛰어났다. 바람을 읽는 능력도 후각과 신체 능력도. "사체에 꽂힌 화살에 묻은 냄새까지 맡을 수 못할 거라 생각했겠지? 나는 가능하거든. 심하게 훼손되지 않았다면야, 그때의 대략적인 행동까지 냄새로 추적할 수 있다구." 그리고 이어진 믿을 수 없는 말에, 더욱 고민하게 된다. "좋은..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3화 도전하는 자들(1)2023-07-18 19:16:09왕도만큼은 아니지만, 국군이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알스의 카지노는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노출이 심한 여성 딜러가 카드 등의 게임을 진행하며, 비교적 품격 있는 손님층이 담소를 별로 나누지 않고 베팅을 즐긴다. "...... 당신, 사기 쳤지?" "고객님, 이번이 서른일곱 번째입니다만, 고객님의 실력입니다." 대주교의 권한으로 오너를 부른 유미는, 매너를 신경 쓰지 않고 카지노 테이블에 앉아 못마땅한 미소를 지으며 패배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녀의 주머니에는 한 푼도 남지 않았다. "내가 초보인 걸 알고 속인 거지? 배짱이 있는 것 같지만, 할 말이 있다면 말해봐." "고객님, 초보인데도 전 재산을 걸고 베팅을 하셨습니까?" 오너는 진심으로 어이없어 했지만, 표정을 짓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건넸다. "저희..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9장 192화 뒤섞이는 예측 속에서 불합리 대마왕을 생각하는 일반 마왕(4)2023-07-17 22:18:27아니.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목표는 높은 게 좋은 거니까. 검과 대화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상대방의 검이 가르쳐 준다니, 완전 반칙인걸. 그런 걸로 인도받을 거라면 힘든 연습 따위 할 필요가 없잖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저, 저기, 듀어 씨 ......" "왜 그러지, 그런 새파란 얼굴로." 오크스를 내려오는 출입구에 있었던 젊은 주교로 보이는 남자가, 듀어 씨에게 말을 걸었다. 겁에 질려서 말을 고르면서. "...... 유미 씨가 돌아왔다는 것은...... 사실인가요?" "사실이다. 저택에는 머물지 않는 것 같지만 무사히 돌아왔다고 한다." "그, 그렇습니까 ......" 무엇을 하면 이렇게 두려워할 수 있을까. 마왕으로서 참고하고 싶다. "............ 미안하지만. 나도 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