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9장 193화 도전하는 자들(2)
    2023년 07월 18일 19시 16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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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난을 죽인 거, 너희들이지? 파소도 우리도 이미 알고 있었다구?"



     저지른 죄가 폭로되었다. 당연히 동요한 표정을 드러내며, 가니메데를 제외한 동료들끼리 서로 눈치를 살피는 눈빛이 교차한다.



    "잊어버렸어? 나, 천재야."



     자신의 머리를 집게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을 자랑했다.



     잡종 강세.



     구리와 마찬가지로 유미는 엘프와 여우 수인의 혼혈로서 두 종족의 능력을 모두 겸비했고, 게다가 부모보다 더 뛰어났다. 바람을 읽는 능력도 후각과 신체 능력도.



    "사체에 꽂힌 화살에 묻은 냄새까지 맡을 수 못할 거라 생각했겠지? 나는 가능하거든. 심하게 훼손되지 않았다면야, 그때의 대략적인 행동까지 냄새로 추적할 수 있다구."



     그리고 이어진 믿을 수 없는 말에, 더욱 고민하게 된다.



    "좋은 무기를 받은 모양이네. 파소한테 제대로 유도당했다구. 그것만 있으면 나랑 싸울 수 있을 테니깐."

    "읏 ............"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견딜 수 없는 두통에 휩싸인 가니메데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정말 짜증 났었지. 내가 활을 손에 든 것만으로 눈에 띄게 조급해하는 걸 보면, 숨길 생각도 없는 것 같아 화가 났는걸. 아, 다음 타깃이 나라고 한 방에 알았다구."



     무기에 따라서는 신중하게 움직일 생각이었지만, 파소의 제안에 의해 성급한 습격이 이루어졌다. 그것이 파소에 의한 것일 줄은 미처 짐작하지 못했지만.



    "울어도 된다구? 아직은 운이 좋아. 나는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을 거고, 당신들을 부추겼다는 것은 파소도 묵인한다는 뜻이야."



     어디선가 달콤한 냄새가 코끝을 스쳐 지나가고, 이어 유미의 달콤한 말이 귓가에 닿는다.



    "나만 죽이면, 심판이 내려질 일은 없다구?"



     기괴한 미소를 바라본 가니메데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힘을 빼며 마음을 다잡았고, 같은 대주교의 지위에 있는 두 사람은 ...... 두려움에 발뒤꿈치를 살짝 뒤로 젖혔다.



     자신을 죽이면 해결된다고 진심으로 웃는 유미를 보고 누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더 늘어날 여러 명의 대주교들 앞에서, 어떻게 저렇게 즐거워할 수 있을까.



     가늠할 수 없는 인물로 알고는 있었지만, 분명 머릿속에서 무언가 빠져 있다. 어떤 선을 넘은 강자에게서 볼 수 있는, 없어서는 안 될 부품이 손상되어 있다.



    "죽여버려, 그렇게 해. 오랜만에 정면으로 맞붙어 피를 뒤집어써도, 악당이라면 그 사람도 할 말은 없겠지."



     흐린 하늘을 향해 양손을 들어, 부조리한 전장을 반갑게 맞이한다. 초대하고 있다.



    "그 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는 벌레를 죽이는 게 재미있어서 견딜 수 없다구. 시끄럽게 날아다니는 걸 어떻게 참아......"



     동급의 강자들에게 둘러싸여도 여전히 벌레들이라 욕하는 유미가, 일어서는 동작을 보인다. 그것만으로도 마치 큰 뱀이 노려보는 것처럼 소름이 돋는다.



     그 유미를 드디어 적으로 돌려야만 한다.



    "기죽지 마. ...... 먹히기 전에 끝장내자. 시간을 안 들이는 것이 최고다."

    "............"



     이로스 등에게 조용히 꾸짖으며, 가니메데는 허리에 차고 있던 한손도끼 두 개를 양손에 쥐었다.



    "화창한 날에 평온하게 죽는 것은 네게 어울리지 않겠지. 내가 죽는 방법을 결정해 주마. 진흙을 뒤집어쓰고 천천히 숨을 거두어라."

    "큭큭큭. 좋아 좋아. 죽을 거면 보답은 선불로 해줘야겠네. 어디...... 손주의 목으로 어때?"



     유미가 눈으로 좇기 어려운 속도로 뛰어올랐다.



    "앗 ......!? 이로스, 움직여!"

    "이제 늦었어, 안 됐네?"



     뛰어오른 곳은 맞은편 건물의 벽이었다. 거기서 더 아래로 뛰어내려 착지한 곳은, 이로스와 다른 한 사람의 뒤였다.



     첫 번째 도약으로 검은 그림자 같은 물체가 시야를 지나쳐 그 모습을 잃은 직후였다. 감지도 준비도 못한 채, 무방비 상태의 등을 드러내고 있었다.



     유미는 재빨리 주머니에 있던 단검을 꺼내어 이로스의 목을 베었다.



    "이로스으!"

    "크아아악 ......!?"



     순간적으로 목을 잡으며 무릎을 꿇고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다.



    "큭............ 응? 어라?"

    "............"



     목이............ 연결되어 있어서, 가니메데 일행은 어안이 벙벙했다.



     시선은 당연히 강습에 성공한 유미에게로 향하고, 거기에는 분명 단검을 든 그녀가 있었다.



    "............"



     칼날 없이 손잡이만 있는 단검을, 입을 벌리며 바라보는 유미의 모습이 있었다.



    ".................. 아~, 그랬구나~. 이건 순서부터 전부 다시 고쳐야겠네. 조~금, 귀찮을지도 모를 변경이라구. 별일 아니야. 이런 면도 덜렁거려서 귀엽지 ............않니?"



     그 유미가, 어색한 애교 섞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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