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9장 194화 무쌍유희(1)
    2023년 07월 18일 20시 10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 잘 있어!"



     침묵을 깨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등을 돌리며 달려 나갔다.



    "쫓아가자, 절대 놓치지 마!"

    "자자~! 싸게 싸게 오려무나~"



     재빨리 벽과 장애물을 뛰어다니다가, 뒷골목에서 창문을 깨고는 폐허 속으로 들어간다.



    "큭, 빠르다!"

    "마틴은 그대로 따라가! 이로스, 좌우에서 협공하자! 이 기회는 더 이상 놓칠 수 없다!"



     선두를 달리던 망치맨이 뒤이어 뛰어오르더니, 창틀을 잡고 가까스로 실내에 들어간다.



     활은 있어도 화살이 없으며, 단검도 잃어버렸으니 유미를 쓰러뜨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지금이 아니면 없다는 것을 모두 이해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좋은 핸디캡이넹."

    "쿨럭 ......!"



     어젯밤에 보았던 발차기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며, 큰 연통형 망치을 든 남자가 돌진하는 틈새를 노리고 차버린다. 나막신을 신은 발끝이 명치에 박히자, 둔탁한 통증과 함께 호흡이 멈춘다.



    "벌써 여섯 번은 죽일 수 있었는데....... ......"

    "끅! 큭 ......"



     배를 움켜쥐고 구토를 하는 그 머리를 밟고, 계단을 오르듯 쭈그려 앉은 허리부근까지 걸어 올라간다.



    "...... 너희들, 대주교 같은 애매모호한 분류로, 나랑 겨룰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거 아냐?"

    "큭 ............"

    "동급일 리가 없잖아. 진짜라고 할 수 있는 놈은, 국군에서 지냈던 미티 정도라구."



     가니메데와 이로스를 비웃으며, 철저하게 망치맨을 갖고 논다.



     실력 차이를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전의는 꺾여 간다. 맨손이라 해도, 유미라면 할 수 있다.



    "응? 이거, 보기보다 무겁네 ...... 엿차!"



     가볍게 허리에서 뛰어내린 유미는, 발치에 있던 망치를 들어 올리더니, 남자를 향해ㅡㅡㅡㅡㅡ




     .........



     ......



     ...




     각각 다른 출입구에서 침입하여, 아래에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몰아세우는 형태로 달려 올라간다.



     방금 전 유미가 들어간 방은 3층이다. 동쪽 창문을 통해 들어가서, 왼쪽에서 두 번째에 있는 방이었다.



    "............"

    "............"



     조금 먼저 도착한 가니메데가 눈빛으로 이로스에게 지시하며, 문 앞에서 쌍도끼를 든다.



     침착함을 되찾은 이로스도 녹색이 선명한 한손검을 정면으로 들고서 돌진할 준비를 한다.



     두 사람 모두 듀어와 겨룰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심리상태가 좋고, 우수한 무구가 있다면야 누구한테든 질 이유가 없다.



     가니메데는 미끄러지듯 발을 내딛더니, 기세를 죽이지 않고 문을 걷어찼다.



    "차앗! ............읏"

    "앗 ............"



     내부는 가구도 그대로 있는 고급 여관이었는데, 창문이 깨진 것 외에는 지금이라도 손님을 받을 수 있을 듯한 상태로 남겨져 있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가 방의 전경을 확인하자, 기괴한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



     수건으로 보이는 천을 입에 쑤셔 넣고, 눈알과 코를 비롯한 얼굴이 갈기갈기 찢긴 마틴이 두터운 소파에 앉아있었다.



     사지는 부서져서 부자연스러운 방향으로 꺾여 있었고, 비명을 지르다 지쳐서인지 의식도 흐릿한 마틴이었다.



    "ㅡㅡ또 괴물에게 당하고 말았어~ 도와줘~ 가니메데 할아버지~"

    "...... 아직 50줄도 안 됐다, 이 괴물 녀석."



     소파의 뒤 ...... 마틴의 오른쪽 어깨 부근에서 여우 귀만 살짝 내밀고 장난을 치는 진짜 괴물 앞에서, 가니메데도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자...... 잔인한--"

    "잔인하다는 말을 해도 말이지~. 카난을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렸으니까.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지능 정도는 가지지 그래~?"



     숨을 삼킨 이로스의 말을, 다 죽어가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잡고 인형극처럼 흔들어대며 비꼼과 동시에 가로막는다.



     마틴은 결코 약하지 않다. 오히려 천부적인 괴력의 소유자이며, 가니메데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역전의 강자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왕국군과의 전투에서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달려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맥없이 사체로 발견되었다.



    "할아버지, 이 검으로 약화시키지 않으면 붙잡을 수 없겠어......"

    "...... 알았다. 앞으로 나서라, 내가 지원해 주마."



     각오를 다지고 임하는 유미였지만, 실제로 상대해 보니 보이는 것이 달랐다.



     숫자가 많아도 괴물, 장비가 충실해도 괴물, 활이 없어도 항상 예상을 뛰어넘는 괴물.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이쪽이 모두 살해당할 미래가 어렴풋이 보인다.



    "아까는 너무 볼품없었지? 사실은 이렇게 하고 싶었거든."

    "큭 ......!"



     조용히 고뇌하는 마틴의 목을 ............ 슬쩍 쓰다듬었다. 그때 손끝에서 반짝이는 빛이 두 사람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그 빛이 가진 너무나 차가운 느낌에, 소름이 돋는다.



    "으으으으읏!?"



     목 주위가 찢어진 마틴이 경련을 일으키며 피를 뿜어낸다. 분수를 연상케 하는 기세로, 가니메데와 엘로스를 향해 피를 뿜어낸다.



    "으윽!!"

    "후훗, 나한테서 눈을 떼면 안 되지. 얕보는 거야?"



     얼굴을 뒤덮는 핏방울에 시야를 빼앗기고, 재빨리 팔로 눈을 닦으려는 이로스를 향해 유미가 소파 뒤에서 뛰어나왔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깨진 유리 파편을 끼고서, 온몸에 피를 묻힌 채 질주한다.



    "읏----"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