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10화 흑기사, 인간의 도리를 듣지만 불량해지다(2)2023-07-26 19:43:27기괴한 기세로 협박을 퍼부으며, 가볍게 말등의 뒤쪽에 올라탔다. 놀라서 날뛰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뒤를 향하여 앉은 채 뛰어난 균형 감각을 뽐내고 있다. "워워! 좋아, 착하지 ............ 뭐, 없는 것보다는 낫겠군." "말조심해. 앞으로 몇 시간 동안은 항상 네 뒤에 내가 있을 거라구. 조금이라도 언짢은 일이 있으면 쏴줄 테니까." "내려가도 된다만?" 말을 달래면서 내려가 달라고 했지만 유미는 내리지 않았고, 결국 동행하게 되었다. 아르스 마을을 떠나 얼마 전 만티코아를 찾으러 갔었던 길로 다시 간다. "...... 돌아온 뒤가 기다려지네~ 뭣부터 할까 ......" "............" 뒤에서 들려오는 엄청나게 큰 독백. 지루한 듯이 단검으로 나무를 깎고 있는 유미에게, 문득 마..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10화 흑기사, 인간의 도리를 듣지만 불량해지다(1)2023-07-26 19:41:11대형 마물을 위해 만들어진 커다란 우리의 구석에, 가만히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는 그림자가 있었다. "...... 구리......" 어젯밤에 먹이도 손대지 않아서, 아침 식사 전에 확인하러 온 듀어가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째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강인한 불곰이라도 불안해진다. "...... 구리, 다들 걱정하고 있다. 네 가족은 카나만 있는 게 아니니까." "............" 우리에 들어가 새 먹이러 바꾸고서, 고개를 든 구리를 쓰다듬어 준다. "앞으로도 내가 있다. 아체도 사돈도 ...... 카난만큼은 아니더라도, 함께 자라온 모두가 있어." "............" "이제 곧 장례식이 열린다. 일정도, 준비도 다 정해졌지. 카난을 편히 잠들게 해 주면 안 될까?" 일반..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9화 샹클레어는 칭찬하고 싶다(3)2023-07-25 23:14:47"샹클레어 님, 저와 파우스트가 상황을 보고 오겠습니다. 절대 바바카의 곁을 떠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십시오." "............" 천으로 눈을 가리고, 섬뜩한 불빛이 켜진 칸테라를 손에 든 남자가 테토와 나란히 선다. 기세를 끌어올려 전투에 대비하고자, 테토와 함께 기합을 넣었다. "그게 무슨 말인가 ......" "무, 무슨 말씀이신지......?" 하지만 어이없어하는 샹클레어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갑자기 마술이 날아온다면 경계를 하겠지. 왜 겁을 준 쪽이 전투태세를 갖추고 맞서야만 하는가. 이치에도 도리에도 맞지 않구나. 꼼짝없이 막혀버린 꼴 아닌가! 기관이나 혈관이었라면 큰일 났었다!" "하, 하지만 ......!" "더군다나, 네놈 ...... 여단의 수장인 짐이 얼굴을 내밀지 ..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9화 샹클레어는 칭찬하고 싶다(2)2023-07-25 23:13:16여행 중임에도 식탁은 변함이 없다. 일행이 모여 원을 그리며 함께 식사를 한다. 다만 손을 대는 순서만은 자연스럽게 정해져 있다. "...... 용은 언제 먹어도 맛있군." "맛있어 보이네 ...... 다음은 본녀야." 먼저 샹클레어와 게텔. 그것을 지켜본 후 모두가 식사를 시작한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게텔이 적당히 식은 꼬치구이를 먹기 시작한 것을 기회로, 모두가 모닥불을 둘러싸고 있는 용고기에 손을 뻗는다. "............ 그러고 보니, 왕국은 '흑의 마왕'이라는 녀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아무렇지 않게 던진 테토의 말에, 고기를 먹던 샹클레어의 손이 멈췄다. "현왕 레드 라이트도 복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겠군요. 마왕이라고 한다면, 국가로 이..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9화 샹클레어는 칭찬하고 싶다(1)2023-07-25 22:01:38용을 찾아 산을 오르는 샹클레어 일행. "그건 그렇고 용이라니, 참 드문 일이군요. 먹이도 없을 것 같습니다만." "용은 먹잇감이 되는 대형 몬스터가 서식하는 외딴 오지에 있는 경우가 많지요. 무슨 흉조일지도 모르겠수다." 오랫동안 샹클레어를 섬겨온 기사 테토와 고위 마술사 바바카는, 용이 출몰하는 상황에 불안감을 품고 있었다. "어쩌면 ............"붉은 달밤"이 가까울지도 모르겠구랴." "...... 그럴듯하군요. 그래서 마물이 활성화되는 것일지도." 충분히 배를 채울 먹이가 없다는 것은, 그 용이 굶주리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사나워진 상태라서 눈에 띄는 순간 달려들 것이 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행은 주인인 샹클레어를 앞세우고 목소리를 낮춘 채 대화를 나눈다. "목적은 ..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8화 수수께끼의 여단(3)2023-07-25 20:42:20"그래서 ...... 그 건은 생각해 보셨나?" "이렇게까지 신경 써주셔서 죄송합니다만, 역시 마물을 쓰러뜨릴뿐인 행사에는 ............ 참가할 수 없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 ...... 아쉽군. 오후에는 이번 시즌 행사에서 싸울 몬스터들이 반입될 예정인데, 선생이 출전하면 역대급으로 흥이 날 거라 생각했는데......." "죄송합니다. 아르스를 부흥시키기 위해 한몫 거들고 싶다는 마음은 항상 있지만, 몬스터를 죽이고 싶지 않은 것 외에도 여러 곳에서 노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드러나는 행동은 피하고 싶어서요." 다른 나라에서 온 단체가 조만간 면담을 요청한다는 세레스의 말을 듣고, '아, 나는 마왕이었지.'라고 생각했다. 가뜩이나 본업보다 사범의 일이 많아져서, 이 이상 다른 일을 할 ..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8화 수수께끼의 여단(2)2023-07-25 20:39:18"역시 혼자가 되었구나." "바라던 대로입니다. 이제야 비로소 정정당당하게 한판 이겨보겠다는 각오로 검을 휘두를 수 있으니까요." "잘 말했다!" 허세라는 것은 힘겨워하는 표정에서 드러나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스승의 검은 아름답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철저하게 검술을 갈고닦았으리라. 명검을 연상케 하는 정교한 검술에, 그저 이끌렸다. 저렇게 휘두를 수 있다면, 그것은 검객으로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일 것이다. "............" 소년처럼 눈을 반짝이며 망설임 없이 고행에 몸을 던지는 듀어의 모습은, 쿠라에게 눈부시게 보였다. 이 두 사람은 근본적으로 같은 부류일 것이다. 여러 분야에서 범재라고 불렸으며, 복음의 날개로 사람을 초월하는 마력을 얻는다는 엔제교에 입교했지..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8화 수수께끼의 여단(1)2023-07-25 20:37:08언제 어디서든 괜찮으며, 자신은 그저 받아들이고 맞춰줄 수 있다. 그 말에, 혹독한 새벽 훈련이 시작되었다. "지금! 파소 씨가 하녀들의 경력을 ...... 조사하고 있습니다!" 양손에 든 목검을 휘둘러서, 힘차게 스승에게로 내리친다. "선생님의 추리로 수사가 진척을 보인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억해 둬.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것을." 부딪칠 때마다 나뭇조각이 흩어지고 메마른 검격음이 고막을 흔들지만,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끝난다. "체야아아아아!!" "소리 엄청 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뒤에서 달려드는 자는, 쿠라 카블이었다. 상단에서 체중을 실어, 정수리를 깨뜨릴 것 같은 기세로 목검을 휘두른다. 하지만 그쪽도 보지 않고 뒤돌아서며 어렵지 않게 받아내고, 부드..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7화 왜 부쉈는데?(3)2023-07-24 20:50:16"...... 선생도, 그렇게나 강했다면 무기를 빼앗는 것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눈앞에서 악용당하고 있었는데도?" "죄, 죄송합니다......" 어른한테서 정곡을 찌르는 설교를 듣게 되었다. 너무도 지당한 말에, 마왕도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서 말이다. 그 살인 사건은 아직 미해결. 흑기사도 아직 도시에 있는 것 같고, 무구는 여전히 필수불가결." 남의 일인 파소가 고개를 끄덕이는 기척을 느꼈다. 몇 번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엔제교에서 보충할 생각은 없지만 무구가 필요하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그러니 고쳐오게." 개블은 옆자리에 놓여 있던 지도를 꺼내 테이블 위에 펼쳐 놓았다. "사실 조금 떨어진 산속에 비밀 작업장을 가진 뛰어난 대장장이가 있지. 어떤 상태이든 완벽한 모..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7화 왜 부쉈는데?(2)2023-07-24 20:44:43"쭈욱 들이키셔. 나의 승리 맛이니, 자, 자." "......이거 할짝 하면 끝나겠는데." 잔을 기울여보아도, 혀에 닿는 물방울 수준의 화이트 와인만 흘러나온다. 오늘 그녀가 얻은 승리만큼이나 허무한 맛이었다. "음, 빗방울과 다를 바 없어. ...... 그럼 난 이제 나간다. 저녁도 먹으러 가야 하고, 약속도 있어서 늦을 것 같아." "섭섭하게 왜 그러셔. 놔두지 말고 댓고 가주세용." "...... 저녁 먹을 돈이 없을뿐이잖아?" "옷 갈아입을 테니, 저쪽 좀 봐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방향을 바꾸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등을 돌리고 대기한다. 작업실로 변해버린 책상으로 걸어가서, 열쇠가 달린 서랍에 세레스한테서 받은 용돈을 숨긴다. 추가 활동비라고 한다. 유미의 의식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지 않..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7화 왜 부쉈는데?(1)2023-07-24 20:33:22로브와 관련해서 흥미가 끌린 마술사 분과 토론이라도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수상한 사람이 끼었던 모양이다. 신호라도 줬다면 쫓아냈을 텐데, 그냥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던 모양이라서 느긋하게 커피 원두를 고르고 말았다. "...... 어때?" 댄스홀의 천장 쪽을 보니, 나 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유물검으로 떠다니는 세레스가 보인다. 빛의 입자를 둘러 마치 판타지 세계의 요정을 연상케 하는 환상적인 모습으로 날아다닌다. 마왕을 제쳐두고서 어느새 비행 능력까지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 역시 창이 꽂혔던 부근에는, 뛰어올라서 약간의 요철을 잡은 흔적이 있어요. 손재주가 좋을 뿐만 아니라, 발톱이 날카롭고 이족보행이 가능한 개체인 것 같아요." "흠 ......" 나도 뛰어오르려고 ..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6화 천사를 아는 자(3)2023-07-24 00:00:07천사는 태어나는 과정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에 맞는 개념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남자의 말에서, 그 루파라는 존재가 만들어냈기에 가능한 능력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크만은 리리스가 만들었을 때 의미에 맞는 정확한 개념을 찾지 못했겠지. 그래서 권리를 동원해 대신 여러 가지 능력을 만들어낸 거고. 그의 '성역'이 불완전하고 제약이 있는 것은 그 때문일 테고. 노릴 수 있는 틈새도 그즈음에 있는 게 아닐까?" "발동하기 전에 권한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는 방법은?" "그건 없다 ............ 고도 할 수 없나. 실제로 시도해 본 적이 없으니까. 확실한 건 루파 님 정도겠지 ............ 아니, 고위급 악마라면 혹시나, 혹시 모르지만. 내가 아는 한 없어. 만약에 쓸 수..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6화 천사를 아는 자(2)2023-07-23 23:58:52"그런 말 하지 말고 조금만 부탁하자. 앉아서 잠깐만 대화를 나누고, 말을 주고받는 것만, 어때?" "거절하겠습니다." "넌 ...... 왠지 무서운 여자네. 내 직감이 무서운 여자라고 하고 있어." 경박한 말투에 앳된 목소리, 얼굴의 절반 이상을 후드로 가린 로브의 남자. 무기 같은 것은 없고, 몸매도 마른 편에 속한다. 정체를 알 수 없다. 그것은 다음 한 마디로 확신으로 바뀐다. "그럼 빨리 요구사항을 끝내볼까, ㅡㅡ세레스티아 양." 순간적으로 남자를 죽여야 할지 고민한다. 가속화된 생각으로 남자의 정보를 읽어내고, 전투의 방식까지 내다보기 시작한다. 은밀하게 암살할 것인가, 아니면 확실성을 중시해 주변을 끌어들이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인가. 가슴에는 단검으로 변형시킨 이 있으며, 능력은 상시 사..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6화 천사를 아는 자(1)2023-07-23 23:57:13"............" 식후에 마시는 커피의 맛은, 생겨난 침묵에 걸맞게 씁쓸하게 느껴진다. 주인은 미간에 주름을 만들며 말문이 막힌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콘로 시아우 주변과는 달리 화기애애한 오후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부유층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모두들 품위 있게 지낸다. "...... 다음에 살인이 일어난다면, 괴물은 흑기사님의 실력을 감안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여 일으킬 거예요. 지금 당장 돌아가야만 해요." 세번째에 걸쳐, 간곡히 부탁한다. 아무리 고용한 메이드라고 해도 그 수가 많아 범인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이상, 남몰래 쓰러뜨릴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음~ ...... 여러 번 연쇄살인을 저지르고도 도망치고 있는 거지?" "네. 왕국에서는 듣지 못했..
- [ 판타지/옛 마왕의 이야기를! ]10장 205화 흑기사를 상회하는 괴물(2)2023-07-23 23:04:53♢♢♢♢. 영주 저택을 나온 두 사람은 댄스홀로 향했다. 길거리에서 연주되는 흥겨운 음악이 가까이서나 멀리서 들려오고, 자연스럽게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비교적 여관가에 가까워지자, 두 사람은 눈에 띄는 카페에 들어섰다. 시간이 저녁이 되었고, 이맘때쯤이면 유난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따뜻한 음료라도 한 잔 하자는 생각에 주문을 하고서 오픈 테라스의 테이블로. "...... 저는 곧장 돌아오시기를 추천해요." 마주 앉은 마왕에게 고하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홍차 한 잔을 입에 가져다 댄다. "............ 왜?" "이 도시에는 진짜 괴물이 있기 때문이에요." 미트소스 스파게티를 먹던 손을 멈추고 묻는 마왕에게, 해명한 진실을 밝힌다. "정말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기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