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장 210화 흑기사, 인간의 도리를 듣지만 불량해지다(1)2023년 07월 26일 19시 41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대형 마물을 위해 만들어진 커다란 우리의 구석에, 가만히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는 그림자가 있었다.
"...... 구리......"
어젯밤에 먹이도 손대지 않아서, 아침 식사 전에 확인하러 온 듀어가 한숨을 내쉬었다.
며칠째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강인한 불곰이라도 불안해진다.
"...... 구리, 다들 걱정하고 있다. 네 가족은 카나만 있는 게 아니니까."
"............"
우리에 들어가 새 먹이러 바꾸고서, 고개를 든 구리를 쓰다듬어 준다.
"앞으로도 내가 있다. 아체도 사돈도 ...... 카난만큼은 아니더라도, 함께 자라온 모두가 있어."
"............"
"이제 곧 장례식이 열린다. 일정도, 준비도 다 정해졌지. 카난을 편히 잠들게 해 주면 안 될까?"
일반적으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카난을 잃었다. 그것은 상상할 수 없는 슬픔일 것이다.
"카난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우리도 친한 친구였잖아?"
"............!"
말을 건네는 듀어의 마음이 전해졌는지, 저택을 나와서 걸어오는 아체와 사돈을 본 구리가 조금씩 고기를 물어뜯기 시작했다.
"고마워 ......"
가슴을 쓸어내린 듀어는 이제 마음 놓고 떠날 수 있게 되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신도 아침을 먹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과 다른 대주교들의 배웅을 받으며 듀어가 출발했다.
천으로 감싼 무구를 말에 묶고서, 수선 의뢰를 위해 산을 넘게 된다.
"이렇게 과장된 배웅을 하지 않아도 내일이면 돌아올 텐데 ......"
"위험한 산으로 가는 거다. 부상이 막 나은 참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게 더 어렵다고."
씁쓸한 웃음을 짓는 챔프의 지적은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었다.
놀라운 회복 속도로 완쾌했다고는 하지만, 그 가니메데파를 단 혼자서 쓰러뜨린 대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비록 <밤의 검>과 <비취>가 있긴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 와중에, 소박한 의문이 들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데 ....... 내일이라고는 하지만, 저런 부스러기가 된 물건을 가져가보았자 결국은 정신이 이상하다는 소리만 듣게 되는 거 아냐?"
"영주의 말로는, 무리하면 자정에는 돌아올 수 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 바닷가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무토막과 다를 바 없지만요."
듀어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망가뜨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다.
적당히 말을 나눈 듀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쿠라에게서 말의 고삐를 건네받았다.
"...... 그런데 아체는 뭘 하고 있지?"
"으읍〜〜〜〜!"
사돈에 의해 입을 틀어막히고 뒤에서 붙잡혀 있는 아체를 보며 묻는다.
"조금 전 선생님한테 호위병으로 따라가라고 강요하고 있었어. 어이가 없어서 서둘러 말리고 있는 중이야."
"어라? 여러분, 이게 처음 봤어요? 여러분들이 보지 않을 때는 대부분 저런 식으로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요?"
싹싹한 것을 얕보고서 선생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아체를 보며,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내쉰다.
"사실은 따라가고 싶지만, 오늘은 바이올린 교실이 있어서 못 가."
"이런 잡무에 끼어들게 할 수는 없지요.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호위라면 이미 준비했거든 ......저기에."
평소 특유의 말투로 말하던 선생님이 가리킨 곳은, 듀어의 뒤였다.
활과 화살통을 들고 오는 인물에 모두가 숨을 멈춘다.
"...... 뭘 봐? 다음에 눈이 마주친 녀석부터 쏴준다~? 뭘 쏜다고는 말 않겠지만........"
모두들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유미에게서 얼굴을 돌렸다.
"진짜 귀찮아 ...... 아~아~, 강제로 따라가게 하니 나도 어쩔 수 없었다구. 예정도 있었다구? 하아...... 이게 진짜로 새벽이 밝아오는 밤이구나~!!"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차피 네 예정이래 봐야 카지노의 매출에 기여하러 가는 것뿐이잖아? 게다가 조건도 제대로 걸고 왔잖아."
"잊으면 안 된다 ......? 만약 어기면 나도 생각이 있으니깐. 당신 이름을 써서 여기저기서 빚을 질 거야."
"이런 위험한 사람과 거래한 거, 실수였을지도."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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