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카난의 시체를 보여준 의도는 알 수 없다.
하지만 .......
"...... 이 가설이 맞다면, 가니메데는 다음으로 ...... 유미를 죽이려 할 겁니다. 증거는 남지 않았지만, 그 현장을 덮치면 됩니다."
가장 난항이었을 수사는 끝났다. 이제 확증을 얻은 후, 심판을 내리는 일만 남았다.
"거기서ㅡㅡㅡㅡ죽인다(殺す)."
주행 중인 마차 안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선생님은 먼저 돌아가십시오. 저는 집안의 수치를 처리하러 가겠습니다. 아체는 선생님과 함께 돌아가서 믿을 수 있는 동료에게 알려줘. 분명 돈을 가진 유미는 카지노 쪽으로 갔을 거다."
"...... 알았어."
무투파인 가니메데 일행을 상대하기에, 아체는 역량이 부족하다.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 것인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유미라면 어떻게든 해내겠지만, 내가 먼저 가서 범인들이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지켜볼게."
"어 ...... 그런, 선생님까지 끌어들일 수는 없습니다."
"물론,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한 손을 대지 않을 거야. 어디까지나 만약을 위해서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대로 자신보다 먼저 마차에서 뛰어내리고 말았다.
♢♢♢♢.
"...... 그러고 보니 단도도 미안. 반성하고 있어 ......"
"나는 강하니까~ 무기 따위 없어도 괜찮다 생각해도 어쩔 수 없지 뭐."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사과는 할게."
전혀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유미에게서 등을 돌리고, 풀려난 괴물들을 마주한다.
"자, 듀어 군이 올 때까지 나랑 수다나 떨자. 너희들도 그대로 기다리지 그래?"
가랑비는 점점 거세지지만, 성량을 높인다면 대화에는 지장이 없다.
"아~............, 혹시 약속 같은 거 있어?"
"............"
경계하는 일곱 명에게, 듀어가 데리고 온 남자는 잡담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 취미는? 설마 모두 취미가 없을 리는 없겠지?"
긴장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말투로, 일곱 명의 대주교 앞에서 긴장감 없이 말을 건넨다.
"그 외에는 ...... 으~음, 내일 이후의 일정 같은 건? 일인가 ...... 그야 그런가."
"............"
"대주교는 전투가 전제니깐. 훈련 같은 것도 하는 거지? 자신에게 주는 보상 같은 것은 있는 걸까? 혹독한 훈련의 틈틈이 그런 게 없으면 힘들 것 같아."
연이어 물었지만,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가니메데 일행의 대답은 없었다.
"그래, 술도 마신다고 했었지. 어제도 술을 마셨다던데, 이후에도 마실 예정 있어?"
"............"
"술은 좋아해? 고개를 끄덕여도 되잖아?"
"............"
남자의 무심한 표정을 보고, 시선을 받은 이로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그럼 다음에는 ...... 아르스에서 추천하고 싶은 단골집이라도 있어?"
"............"
연통 키세라를 지팡이 삼아 서 있는 여자에게 물었다. 여자는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해, 이 도시에는 맛있는 가게가 많으니까. 그럼 그 가게에서 꼭 시켜 먹는 음식이든가 있어?"
"............"
"흐음, 어떤 요리일지 궁금하네. 흥미가 가는걸."
이후에도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무슨 말하는 거야 ......"
"............"
어이없어하는 유미였고, 옆에 함께 있던 소년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래 ...... 그럼 너......... 너는 ...... 애인 같은 거 있어?"
"없어 ......"
"처음으로 제대로 대답해 줘서 땡큐. 없구나, 그럼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겠지. 음~ ......"
한바탕 대화를 나눈 남자는, 갑자기 화제가 떨어졌는지 이마에 손가락을 대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곧 남자는 고개를 들어서, 감았던 눈을 뜨고 검은 눈동자를 보였다.
ㅡㅡㅡㅡ왜 그것을 뺏은 건데 ......
진정한 힘을 가진 자의 격정은, 살아있는 것들을 뒤흔든다.
흑기사가 보여준 검은 날개보다 훨씬 더 강하고, 모든 생명이 공포에 휩싸여 몸과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
"으......읏..........."
"............큭"
핏기가 빠진 새파란 얼굴로 검은 두 눈의 시선을 받은 자로부터, 허리를 숙이며 무너져 내린다.
"읏, 커허............!"
가니메데도 눈빛 하나에 발과 허리에 힘이 풀려 두려움에 떨며 땅에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