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장 195화 족쇄(3)2023년 07월 18일 22시 15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
"앗, ......, 누나......?"
어느새 내리는 비가 가늘게 떨고 있는 소년의 말을 묻어버린다. 고개를 든 여자는 무슨 생각인지, 상황도 모른 채 표정만 살피고 있었다.
"...... 너, 어서 도망쳐"
"어......?"
"완전히 화났어. 이놈들을 죽이는데 방해가 되니까 이제 가."
유미는 변하지 않았다.
비에 씻겨 흘러내리는 피는 많았고, 한쪽 팔은 마비된 상태. 아이를 내려놓은 다른 쪽 팔로 배를 누른 상태라서,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있을까 싶다. 서 있는 것조차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눈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살아 있다.
생명에 대한 갈망으로 똑바로 빛을 발하고 있다.
"...... 그 유미가, 변덕스럽게 보여준 자애로 인해 죽게 될 줄이야. 이것도 하나의 인생인가 ......"
손을 더럽힌 자신과 상반된 유미의 마지막을 씁쓸하게 말한 가니메데는, 조금의 방심도 없이 총공격을 지시한다.
"모두 다. 모두 함께 덤벼라."
가니메데를 제외한 여섯 명이 유미에게 달려간다. 그 유미를 이겼다는 공적이 갖는 의미는 크다.
모두가 목숨을 걸고 용감하게 달려 나갔다.
하지만 ............ 모두가 불과 몇 발자국 앞에서 멈춰 선다.
"어, 뭐지 ......?"
"............"
달리기 시작한 당사자들이, 멈춰 선 것에 그 누구보다도 놀랐다.
기다려 보아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려오는 격렬한 빗소리와 불타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전장에서 부하들은 멍하니 서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멈춰섬과 동시에 모두가 무기의 칼끝을 유미에게서 돌려놓았다.
그 동작은 상대가 아군인지, 아니면 적의가 없음을 호소할 때 취하는 행동일 것이다.
자각도 없었는지 상대편도 불현듯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번 시선을 돌렸을 때............ 얼어붙었다.
비에 젖어있음에도, 식은땀을 흘리며 겁에 질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리고 한 박자 늦게 깨닫는다.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은 유미의 앞쪽, 그들은 그저 그 한 곳을 바라보며 침묵하고 있었다.
"............"
"읏................."
크게 몸을 떨었다.
여전히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한쪽 눈썹을 치켜세우는 유미의 뒤에, 언제부터인가 서 있던 남자. 그 검은 눈빛과 눈이 마주치면, 칠흑 같은 늪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끝없는 어둠에 영원히 잠식될 것 같은 공포를 상상하자, 숨이 막힌다.
"............"
"우와, 깜짝이야!"
기척 하나로 대사교들을 묶고 있던 남자가 ...... 유미의 머리에 상의를 씌워주었다.
"다, 당신 ...... 있으면 말했어야지. 왜 매번 뒤를 노리는 거야?"
"뭐야, 아직 멀쩡하잖아 ....... ...... 내가 나쁜 짓 하지 말라고 해서 이렇게 된 거라면, 사과할게."유미의 앞을 막아서더니, 등 너머로 말을 건네고 있다.
"괜찮아, ...... 설마 나한테 조력자가 나타나는 날이 올 줄이야. 게다가 그게 당신이라니........"
그곳에서 생겨났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지금 막 바라보고 있던 시야에, 갑작스레 나타난 사람.
총공격이라며 달려가던 사람들이, 일제히 강렬한 위기감 때문에 발걸음을 멈추고 있었다.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아직 알지 못해도, 생물의 본능이 멈춰라 도망치라고 외치고 있다.
칼날을 피하며, 그 존재의 적의를 두려워했다.
사자한테는 칼을 겨누더라도, 지진이나 번개에 칼을 겨누는 사람은 없다. 혹은 그 이상이라면 인식하지 못해도 회피 행동을 취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자신을 희생해서까지 남을 도와달라는 것은 아니었어.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누군가를 도와달라는 말은 절대 안 해 그런 말을 할 리가 있겠어. 자신이 위험하다면 우선순위는 자신의 목숨이니까."
"도와줘서 손해 봤네......"
"그래도 덕분에 이 아이는 살았잖아? 고마워."
걱정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솔직한 감사를 전했다.
"............"
"그 상처도 금방 낫겠지. 하지만 조금만 더 그들과 이야기해도 될까?"
"마음대로 해...... 내가 죽일지, 당신이 죽일지의 차이니깐."
배를 누르는 손에 숨겨뒀던 포크를 버리고서, 유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앉았다.
"위험해 보이면 말해. 듀어 군이 올 때까지는 놓치지 않게 해야겠어."
"...... 듀어도 온다고?"
"그가 눈치챘거든."728x90'판타지 > 옛 마왕의 이야기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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