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41――(2)2023-09-30 21:00:33"차질 없이 처리되었군. 잘했다." "송구합니다. 왕도로부터의 보급이 계획대로 이루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래. 물론 내용의 확인 등은 있었지만, 도착하지 않아 곤란한 일이 없었던 것은 왕도에서 후방 실무를 담당하는 포글러 백작과 쉰들러 군무대신 각하께서 준비해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왕태자 전하는 작게 웃으실 뿐 아무 말씀이 없었다. 딱히 겸손떤 것은 아니었는데. "마젤이 찾아왔다고 하던데?" "예. 마왕성의 내부에서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언을 구했습니다." 입을 열기 전에 왕세자 전하의 호위기사를 힐끗 쳐다보았지만, 전하가 고개를 끄덕여서 그대로 말을 이어나갔다. "용사가 고전하고 있다"는 정보가 새어나가면 정치적으로 뭔가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지만..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41――(1)2023-09-30 20:59:49결국 용사 일행을 상대로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질문과 의견 교환은 점심시간이 지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중간에 점심을 먹긴 했지만, 결국 용사 일행은 이날도 이 포안에서 하룻밤을 더 묵게 되었다. 밥맛은 별로였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여유롭게 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니 용사 일행은 모험 중에 우베 할아버지를 포함해서 요리 당번을 돌아가며 맡는다고 한다. 왕녀님이 손수 만든 요리라고 하면 듣기야 좋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괜찮은 것은 만들지 못하겠지. 그리고 루겐츠의 요리는 단순히 고기를 구운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지만, 긁어 부스럼이니 괜히 묻지 말자. 나는 나대로 짐의 운송 준비와 용사 일행에게 맡길 물건 준비 등과 사무 작업도 병행했다. 그 사이에 만약을 위해 왕태자 전하께도 사정을 설명한 서한을..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40(●)――2023-09-30 20:03:31"확인했습니다. 그럼 이것을." "수고했네" 집무실에서 제출된 관료의 서류를 확인한 세이퍼트 장군은, 앞에 앉은 체아펠트 백작인 잉고에게도 서류를 건넸다. "백작한테도 확인의 사인을 부탁해야겠구먼?" "알겠습니다." 세이퍼트로부터 서류를 받아 내용과 금액을 재빨리 확인한 잉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서류에 서명을 했다. 그러자 세이퍼트는 그 서명을 확인하고서 대기하고 있던 관리에게 건네주었다. "빠트림 없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백작도 시간을 빼앗아서 미안하구먼." "아뇨, 오히려 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류상 처리를 하고 있던 것은, 왕도 습격 당시에 리리가 한 일에 대한 보상에 관한 것이었다. 보상금을 듣고 당황한 리리에게 잉고가 제안한 것은, 베르너가 제안한 국채에 전액을 사용하자는 ..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9――(7)2023-09-30 00:05:54그대로 한 손에는 와인병, 한 손에는 페리의 옷깃을 잡고 담벼락의 계단을 내려가는 모양새가 되었다. 정말 엉망진창인 모습이지만 어쩔 수 없다. 어둠 속에서 조금 힘들게 지상으로 내려가자 계단 아래에서 놀란 표정의 노이라트와 호위기사 외에 라우라의 호위를 맡은 루겐츠와 엘리히도 웃고 있다. 그 두 사람에게 와인병을 들고 손을 들어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둘 다 미안." "뭐, 너에게 맡기는 게 확실하다고 생각했으니까." "모험가의 선배다운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루겐츠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연장자가 상대지만 이 정도는 용서해 주자. 에리히가 작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우리도 마젤 군의 상담에 응하는 것까지는 할 수 있지만, 라우라 씨와 일대일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까지는 자작님만이 할 수 있었을 겁..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9――(6)2023-09-30 00:04:13약간은 흔들다리 효과 같은 것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도 그런 매력적인 아이와 똑같이 여행을 하고, 함께 사천왕이나 마장군과 싸우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함께 웃고 기뻐했을 테니, 마젤이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그리고 그런 '마음에 드는 여자'와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약혼의 후보라고 들으면, 내심 복잡하겠지. 게다가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왕족인 라우라와 귀족인 내가 더 균형이 맞고. 용사라고는 하지만 마을 사람에 불과했던 마젤이 더 위축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게임 스토리상 마젤과 라우라가 사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내가 이 세계에서는 예외인 것 같다. 왠지 왕태자 전하께서는 용사를 확실하게 들이기 위해서라면 여동생이라도 내어줄 것 같지만. 사실 왕족은 나라를 위한 제..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9――(5)2023-09-30 00:02:53그런 점에서 나는 살인자라고 욕을 먹을지언정 손가락질만은 당하지 않도록 살아왔고, 나보다는 마젤이 더 올바른 길을 걸어왔을 것이다. 그러니 그 부분으로 시선을 돌려주면 된다. 다소 생각을 유도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다. 설령 그렇게 평범하게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린다고 해서, 악인이나 야심가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보다는 훨씬 건설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마왕에게 고통받는 사람, 마물에게 육친을 잃은 사람을 마젤은 그 눈으로 보아왔을 것이다. 나는 마젤이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굳센 심지도 믿고 있다. 그러니 분명 이 녀석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 그래. 어려운 건 나중에 생각하면 돼. 지금은 마물에게 고통받는 사람들이..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9――(4)2023-09-30 00:01:29마젤은 왕도의 학교를 다니기 전, 그 아레아 마을에서 살았다. 사회에 대한 정보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 오히려 전생에 대한 지식이 있는 나니까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거겠지만. 그런 마젤 입장에서는, 아직 마왕을 쓰러뜨리지도 않았는데 싸움을 시작한 인간에 대한 불신과 무엇을 위해 마왕과 싸우고 있는지 의구심을 가져도 이상하지 않다. 이상하긴 하지만 그냥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노릇이다. "사실, 학생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는 해." 그 나이에 옛날을 그리워하는 말을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그 정도로 많은 것을 보아왔을지도 모르지만. "뭐, 적어도 같은 적과 싸우고 있는 건 아니니까." "응, 뭐랄까........" "하지만 착각은 하지 마, 마젤...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9――(3)2023-09-29 23:59:07밖에서 슌첼에게 간단한 지시를 남기고는, 호위 기사를 데리고 그대로 걷기 시작한다. 곳곳의 가옥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어둡다. 그래도 어느 정도 이 어둠에 익숙해진 것은 전장에 있을 때가 많았기 때문일까. 북쪽 성벽에 다다르자 예상대로 노이라트가 계단 아래에서 경계하는 듯 서 있다. 내가 다가가자 놀라더니 다가온다. "베르너 님, 어떻게 여기를 아셨습니까?" "뭐, 저 녀석이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해 본 것뿐이다." 마젤이 길을 알고 있는 곳은 마을에 들어왔던 이 북문일 테고, 가족이 있는 왕도도, 고향인 아레아 마을 또한 북방에 있다. 그러면서 사람이 없는 곳을 찾는다면 성벽 위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은 일부러 북쪽 성벽 위에 감시병도 두지 않았고..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9――(2)2023-09-29 23:57:34나한테 떠넘기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쪽도 있구나. 그건 확실히 내가 하지 않으면 복잡한 일이 될 것 같다. 잊고 있었던 나도 배려가 부족했다. 그리고 아마 마젤은 용사인 자신이 멤버들을 동요시키면 안 된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 바보 녀석. 아니, 그보다 메인이 되는 고민은 대체 어느 쪽일까? 어쩔 수 없지, 용사 파티가 나를 믿어줬다고 생각해두자. 그에 대응해 두는 편이 좋을 것임은 분명하다. 마왕의 능력 중 하나가 생각의 유도라는 가설이 맞다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페리, 미안하지만 부탁이 있어" "응." 여전히 대답인지 아닌지 잘 알 수 없는 반응이다. 아무튼 부탁을 하자, 페리는 가볍게 '옛썰~'이라는 반응으로 수락해 주었다. 그대로 방을 나가려다 문 ..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9――(1)2023-09-29 23:56:08마왕성의 미궁은 환각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더니 역시나 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마왕이 생각을 유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애초에 마왕과 마족들이 미궁을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하다고 설명하자 납득하는 반응이 돌아왔다. 일단 왕족의 조상인 율리아네의 이름은 밝히지 않도록 주의하였다. "다만, 상대방의 속임수를 알아도 어떻게 깨뜨릴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파괴하면서 똑바로 가면 되지 않겠나?" "천장이 무너지면 어떻게 할 겁니까." 내가 말을 중간까지 하자, 우베 할아버지가 엄청난 발언을 하여 무심코 말문을 열었다. 이 할아버지라면 정말 할 것 같아서 무서워. 그런 조금은 우려를 하고 있자, 의외로 에리히가 동의했다. "자작의 상상이 사실이라면, 설령 그곳이 문이라고 해도 돌벽에 닿은 것 같은..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8――(5)2023-09-29 22:12:46또 한 가지 문제는, 그 직후 레페가 리리를 납치한 사건과 그 직후의 왕도 습격이 있었기 때문에 그만 잊고 있었지만, 그때 의심을 품었던 것은 확실하다. 레페가 가져온 책이 너무 화려하게 제본되어 있었던 것이다. 고대 왕국의 멸망, 마왕과의 싸움, 선대 용사의 행방불명, 그 후의 전란 속에서 그렇게 멋진 책을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쓰인 지 200년이 지난 책과 400년이 지난 책을 구분할 수 없다. 그건 분명 오래된 책이었지만, 마왕의 시대에서 어느 정도 시대가 지나고 나서 쓰인 책이 아니었을까. 쓰였을 때는 이미 정보 자체가 잘못 전해졌을 수도 있다. 리리가 발견한 책에 따르면 고대 왕국 시대 어느 시기까지는 다신교였는데, 지금은 일신교가 되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예전에 서고를 조사하..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8――(4)2023-09-29 22:12:06왜 지금의 의문을 느꼈는지에 대한 가설을 다시 한 번 세워본다. 잊고 있었는데, 게임에서 한 번 마왕은 이벤트에서 용사 플레이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다만 그때는 뭔가 대단한 대사를 한 마디 하고 사라지고, 실제로는 이벤트 보스인 드래곤과 싸우게 되지만, 그건 뭐 상관없다. 워프 계열의 마법, 또는 스카이워크는 기본적으로 마을 밖으로 이동한다. 직접 마을이나 마을 안으로는 이동할 수 없다. 거기에 이유를 붙이자면, 구리나 독초를 독 제거 마법으로 없앨 수 없는 것처럼, 마법이라는 것으로는 바꿀 수 없는, 이 세계관의 세세한 규칙이 우선시된 결과일 것이다. 예를 들어 건축물 안에서는 출현할 수 없다든지. 담이나 벽으로 둘러싸인 범위가 모두 건축물이라는 범주에 속한다면 일단의 이유가 된다. 하지만 그렇다면..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8――(3)2023-09-29 22:10:39일단 마젤과 라우라에게 앉게 하고 간단한 음료수 등을 내오게 하여 한숨 돌리게 했다. 소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얼굴을 숨기고 와줘서 고맙다. 게임에서는 용사님이 걷고 있다며 소란을 피우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니까. 참고로 제2왕녀 역시 한 명의 모험가로 취급해 달라고 해서 주저 없이 그렇게 하고 있다. 여기서 왕족 취급을 하면, 게임의 성격대로라면 아마 화는 안 내겠지만 짜증을 낼 것이다. 그건 그거대로 매우 성가시니 마젤의 친구 정도로만 취급하기로 했다. "일부러 이런곳까지 찾아오게 해서 미안." "그건 오히려 내가 할 말이라고 생각해." 내가 그렇게 말하자, 마젤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응? 묘하게 기운이 없네. 일단 눈치채지 못한 척하고 이야기를 이어가자. "그래서, 무슨 일인데?" "실은 곤란한..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8――(2)2023-09-29 22:09:17나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한 번은 콜트스에서 출격해 온 적과 가벼운 전투가 벌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적이 물러날 기미를 보이자, 반대로 왕국군 쪽에서 일부러 요새를 버리고 한 번 후퇴를 했기 때문에 콜트레치스 쪽에서 요새를 탈환하기 위해 약간의 다툼이 벌어졌다고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요새를 탈환해야 한다며 기세등등한 콜트스의 둘째 아들과 이를 필사적으로 저지하는 상대의 기사단장이 말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확인했더니, 적군 측에서 '왕태자 전하'와 내통하는 사람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 그런 녀석은 꼭 나오기 마련이니까. 그러고 보니 전략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어서 방치하고 있었는데, 적군의 방어선 중 유일하게 남아있던 요새도 얼마 전 항복했다. 이런..
- [ 판타지/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238――(1)2023-09-29 22:07:49이 중세풍의 세계에서는, 도시라는 단어의 이미지가 전생에 일본인인 내가 가진 도시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 안하임이 그랬던 것처럼 아주 좁은 범위에서도 도시라고 불리는 것이다. 그 부분은 전생의 중세 유럽의 도시 상황에 더 가깝다. 그렇다고 해도 중세 유럽이라는 단어가 나타내는 범위는 너무 넓어서, 대략 1600년경 독일, 아니 신성로마제국을 예로 들면, 당시 마을이라고 불렸던 곳은 3000곳을 꼽을 수 있는데, 그중 2800곳은 인구가 1000명도 안 된다. 그중에는 인구가 5천 명도 안 되는 도시도 있다. 전생인 헤이세이부터 레이와 시대의 일본으로 따지면 촌락이라 부를 규모다. 대도시라고 불리던 프랑크푸르트의 인구는 대략 3만 명이다. 거의 같은 시기에 이웃 나라 프랑스에서는 부르봉 왕조가 왕권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