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7화 언젠가 어딘가에서 있었던 일(2)2023-04-19 06:19:00두 사람은 이른 아침 이불속에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뜨고 몸을 맞대었다. 어제까지 계속 내리던 진눈깨비 섞인 차가운 비가 완전히 그친 것 같다. 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태양과 푸른 하늘이 보인다. "이상하다니, 무슨?" "외국 남자 아이가 아주 행복하게 사는 꿈." "머리가 금발이고, 눈이 파란?" "그래. 피부가 하얗고 뚱뚱해." "그 꿈, 나도 꾼 것 같아." "거짓말. 그럼 둘이 같은 꿈을 꿨다는 거야? 그런 우연이 있을까? "있겠지? 아무리 믿을 수 없는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거, 알지?" 야스오미는 침대 옆 쓰레기통 위에 놓인 휴지에 손을 뻗어 눈가를 닦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상하게도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아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찬..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7화 언젠가 어딘가에서 있었던 일(1)2023-04-19 06:18:21가네다 야스오미(金田安臣)는 밤마다 거실에서 저녁 술자리를 갖는다. 한때는 알코올 도수 9%의 독한 캔을 하루에 두세 병씩 마셨지만, 요즘은 3% 정도의 덜 취하지 않는 것을 고르고 사서 마신다. 12년 전 봄에 외아들 야스타카를 교통사고로 잃은 이후 아내 요리코가 야스오미보다 더 술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은 아침 등굣길에 신호위반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그것도 뺑소니였다. 적어도 차에 치인 직후 구급차를 불러주었더라면 살 수 있었을까. 두 사람은 범인에 대한 분노를 폭발시켰다. 설상가상으로 뺑소니범은 자기 보호만 생각하는 나쁜 사람이었다. 분노에 휩싸여 재판에서 철저하게 때려눕혔지만, 분노도 억울함도 허탈함도 사라지지 않았다. 배상금 따위보다 그 애를 돌려달라고 외치던 아내의..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6화 헬로헬로 월드(2)2023-04-19 04:59:16"수백 년을 살다 보면 점점 더 세세한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게 되거든. 하지만 수백 년을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이는 것도 있어서 말이여." 아내와 딸을 뱀파이어 로드에게 물리고, 운 좋게 그 뱀파이어 로드를 쓰러뜨렸을 때 대량의 피를 뒤집어쓰고 자신도 뱀파이어 로드가 되기 전부터 오레가노는 아내와 딸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불화라기보다는 일방적으로 냉랭하게 대했다고 한다. "가족이라는 건 소중히 여겨야 혀. 뭐, 네 경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오레가노는 가족에 대한 마음은 없는 거야?" 자신을 무시하는 고집불통 미모의 아내와 반항기 가득한 딸 사이에 끼어 있으면서도 가족을 사랑했다는 오레가노의 옆모습에서는, 애잔함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는다. 자신을 사랑해 주는 가족은 그..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6화 헬로헬로 월드(1)2023-04-19 04:58:41"호크으으으으! 다행이야, 다행이야아아아!" "걱정시켜서 미안 아빠, 엄마. 모두들." "하루 만에 일어나다니 정말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할지 몰랐을 테니까. 아까도 [호크가 깨어날 때까지 회사는 쉬고 옆에 있을래~]라고 말했거든." "당연하지! 회사보다 호크가 훨~~~~~씬 더 중요하니까!" "하하, 그건 기쁘지만, 일어나면 아빠의 회사가 부도난 상태라면 곤란해..." 자신의 코골이 소리에 잠에서 깬 나는, 울부짖는 이글 아빠에게 안겨서 볼을 부비적거리고 있었다. 아빠만이 아니다. 내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들 내 방으로 달려와 준 것이다. "무사히 깨어난 것 같아서 다행이다." "네, 정말로요." "그래서 말했잖아? 주인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아니, 위험해서 전혀 괜찮..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5화 인사이드림(2)2023-04-19 04:13:48"도련님, 여기는 꿈속이여." "알아. 꿈속에서 환상의 상대한테 무슨 말을 해도 쓸데없는 자기만족에 불과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 "그게 아니고." 오레가노의 투박한 큰 손이 나를 안아 올린다. 안아 올려진 나와 그의 눈높이가 맞는다. "이거 알아? 꿈은 현실과 우울증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어 버려. 꿈속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고, 언제나 있고 언제나 없어. 누구도 무엇으로든 변신이 가능한 꿈 속에서는, 세상의 벽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여."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만큼 해보랑께!" 오레가노에게 던져진 나는 에어하키처럼 꿈속을 주욱 나아갔다. 오르는 듯도 하고 내려가는 듯도 한, 육체에서 벗어난 내 정신이 어둠 속을 미끄러져, 향하는 곳은 어디로 가든 꿈속..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5화 인사이드림(1)2023-04-19 04:12:12"......님 ......련님." "누구?" "도련님, ...... 이제야........았다 ......" "그래서, 누구?" "도련님!" "우옷!?" 순간 세상이 비눗방울처럼 톡톡 터졌다. 병실도, 창밖의 풍경도, 엄마도, 모든 것이 다 터지면서 사라졌다. 남은 것은 어둠 속에 파자마 차림으로 서 있는 나뿐이었다. "...... 누구셔?" "그건 이쪽 대사인데요!?" 내 손을 잡고 '끌어올린' 무언가. 그것은 호랑이 수인이었다. 긴 송곳니가 있는 걸로 봐서 사벨타이거일까. 인형치고는 엄청나게 리얼하다 ......그게 아니라! "오레가노!?" "오! 도련님이 맞구마!" 잡힌 내 손이 고등학생에서 초등학생의 작은 손으로 바뀐다. 그의 눈에 비친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의 청년이, 금발에 푸른 눈동자의 백인..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4화 몽유록은 안 돼2023-04-19 03:35:36눈을 떠보니 병실이었다. "야스타카!" "깨어났구나!" "어?" 눈앞에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전생의 부모님의 얼굴이. 다급하게 울리는 간호사 호출을 받고 달려온 의사들. 영문도 모른 채로 이것저것 검진과 문진을 받고, 멍하니 유리창에 비친 검은 머리와 검은 눈동자의 나를 바라보고 있는 나. "드디어 깨어나서 정말 다행이야!" "그래! 걱정했다고!" "아, 응. 저기, 응, 그래, 그, 뭐랄까, 뭐라 말할 수 없다고나 할까." 어렴풋이 흐릿한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래, 나는 가네다 야스타카, 16세,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여혐의 배배 꼬인 남고생이 아침 등굣길에 차에 치여 12일 동안 의식불명 상태였다고 한다. 다행히 큰 부상이나 후유증은 없었고, 단지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서 깨어나지 못하는, 어찌..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3화 잠자는 한창 때의 돼지2023-04-19 03:03:20짙은 먹구름이 잔뜩 끼고 진눈깨비 섞인 차가운 비가 내리는 겨울의 아침의 일이었다. "여어, 좋은 아침." "좋은 아침. 무슨 일이지? 얼굴색이 많이 안 좋은데?" "아니, 무슨 이상한 꿈을 꿔서 말이야. 식은땀까지 흘리면서 잠에서 깬 게 최악이었다고." "...... 우연이군. 나도 오늘 아침 꿈이 안 좋았다." "실화냐. 그런데 넌 어떤 꿈을 꿨어? 나는 남자들만 있는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는 꿈이었는데." "...... 기억하고 싶지도 않지만, 내가 도련님을 총으로 쏴 죽이는 꿈이었다" "어이어이, 그거 아침부터 무겁구만." 올리브와 버질은 식당에서 아침의 블랙커피를 마시며 아침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곧장 크레슨과 카가치히코도 찾아왔다. "안녕하셔." "응. 뭐야? 다들 얼굴이 다 못마땅..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2화 목욕재계는 계획적으로2023-04-19 02:23:51"싫어~!" 새해 초, 호크는 눈에 띄기 위해 일부러 빨간 띠를 선택한 이그니스에게 목덜미를 잡혀 새끼고양이처럼 들어 올려지면서 신나게 꽥꽥거리고 있었다. "푸하하하하하! 왜 그러냐, 호크! 그런 표정을 지으면 더 장난치고 싶어지는 법 아니겠느냐!" "이 가해자 녀석 날려버린다! 괴롭힘을 넘어 아동학대로 고소해 버린다!!" "그 기세라면 괜찮을 것 같군. 하지만 확실히 무리한 강요는 좋지 않아." "그래. 건강 기원을 위한 제사 때문에 감기에 걸리면 큰일이지." "요즘 애들은 냉수마찰도 안 하니까" [비보]제2회 치키치키☆동절기 목욕재계 대회 개최 소식. 참고로 제1회 때는 지난번 폭포행 이벤트였다. 사건의 발단은 이그니스가 로건을 데리고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라며 골드 저택에 들어왔을 때 마침 하..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1화 해피한 뉴이어2023-04-19 01:54:30"으~ 추워!" 어디를 가도 축하 분위기기 가득한 새해. 두꺼운 브랜드 스웨터를 입고, 털실 니트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목도리로 입과 볼을 가린 중무장한 버질은 새해 벽두부터 내리는 폭설로 하얗게 물든 브랜스턴 왕국의 거리를 걷고 있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아!" "그래." 두꺼운 외투를 입고 목도리를 두른 올리브가 드물게도 외투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따뜻하게 몸을 녹이면서, 살짝 눈이 묻은 귀를 톡톡 두드려 눈을 털어내면서 동의한다. 오늘 외출의 목적은 쇼핑이다. 왕도 내에 즐비한 고급 디저트 숍과 전통 제과점을 돌아다니며 새해를 기념하는 신상품과 한정판 디저트, 디저트 복주머니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큰 고객인 골드 가문에 납품하는 물량은 폭설이 내리는 날에도 몇..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7부 340화 후략, 메리 강림제(2)2023-04-19 00:39:22카가치히코의 본연의 임무가 파티장에서 나온 사람들을 놓치지 않고 처리하는 것이라면, 크레슨의 임무는 파티장에 없는 사람들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의 자랑인 건강한 다리와 후각을 활용해 저택 안을 샅샅이 뒤지고, 마주치는 사람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리하는 것이 그가 맡은 역할이다. 예를 들어 주방에 있는 요리사들, 음식을 행사장까지 운반하는 종업원들, 저택 곳곳에서 일하는 시녀들, 저택 경비를 서는 경비원이나 문지기, 마차꾼 등등. 누구라도 한 명이라도 도망치면 곤란하기 때문에, 호크의 각혈 소동이 벌어지는 동시에 초특급으로 모두 죽여버리기 RTA(리얼타임어택)를 단숨에 완주해 버린 것이다. 참고로 저택의 지붕 위에서는 버질이 새로 저택을 드나드는 사람이나 소란을 눈치챈 외부인이 있는지 감시하고 있으며,..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7부 340화 후략, 메리 강림제(1)2023-04-19 00:38:56약자를 괴롭히는 것은 악이다. 하지만 그 약자가 괴롭힘을 당해도 마땅한 악인이라면 어떨까. 죄 없는 선인을 베는 것은 악이겠지만, 베여 마땅한 악인을 베는 것은 과연 죄일까. "히이이이이!" "도와줘!" "이야기가 다르잖아!" 카가치히코의 본업은 호크 골드의 경호원이다. 선과 악의 구분 없이, 정의의 유무도 없이. 그가 베라고 하는 것을 베는 것. 그것이 그가 스스로 선택한 새로운 삶의 방식이고, 그가 여기 있는 이유다. 이제 와서 그 여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싫어! 죽고 싶지 않아!" "엄마!" "그래서 내가 그 계획을 반대했던 거잖아!" 저택에 숨어 대기하고 있던 무장 집단과 교체하여 파티장에서 뛰쳐나온, 오늘 밤 호크 골드 암살 계획에 가담한 제1왕자파의 초대 손님들과 그런 초대 손님들의 ..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7부 339화 중략, 메리 강림제(2)2023-04-18 16:12:10"그런 만행이 용서받을 거라 생각하나!" "용서받을 수 있고 말고! 우리 편에 서 있는 건 제1왕자파의 유명한 주류 귀족들뿐이니까! 눈엣가시 같은 골드 상회를 무너뜨리고, 기세등등한 제3왕자파의 기세를 꺾어 버린다! 왕위를 계승하는 것은 제3왕자가 아니다! 제1왕자다! 죽이라고 외친 귀족 남자의 명령에, 사방에서 날카롭게 뾰족한 창이 호크와 그를 안고 있는 올리브를 꼬챙이로 찔러 죽이려고 달려든다. 하지만. "그아아아아아아!" "뭐, 뭐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여러 개의 창에 온몸이 꼬챙이에 찔려 엄청난 양의 피를 뿜어내며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것은, 귀족의 남자 쪽이었다. 자신들은 분명 돼지 놈을 찔러 죽였을 텐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일행. 알고 보니 올리브가 전이..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7부 339화 중략, 메리 강림제(1)2023-04-18 16:11:41이해하는 것과 납득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납득할 수 없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고, 납득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 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올리브는 그런 쪽에 속하는 사람이다. "도련님! 정신 똑바로 차려, 도련님!" "올리......브......" 하지만 역시 실제로 마주하면 기분 좋은 것은 아니다. 골드 상회에 적대감은커녕 살의를 품은 자들이 주최한 위험한 파티. 여신강림제를 축하하는 화려한 분위기는 한순간에 반전된다. 피와 비명으로 얼룩진 참극으로 변했다. 올리브는 흰색 고급 턱시도가 새빨갛게 물드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웨이터가 건네준 샴페인을 입에 넣자마자 샴페인과 피를 토하며 쓰러진 호크를 무릎을 꿇고 끌어안는다. 마치 고통스러워하는 듯, 괴로워하는 듯, 끙끙..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7부 338화 전략, 메리 강림제2023-04-18 15:38:52버질은 12월이 싫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는 여신강림제의 장식으로 빛과 색으로 가득 찬 거리 풍경, 사람들의 들뜬 모습, 그런 밝은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남의 행복이 부럽다. 어쩔 수 없이 부럽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을 수 없다. 힘든 경험을 한 만큼 가졌던 친절함이 닳아 없어지고, 점점 더 타인에게 친절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돈이 인생의 행복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돈이 없는 인생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만다. 우연찮게 부자가 된 지금에 와서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랄까?" "그렇게 비하하지 않아도 됩니다요. 잘 어울리십니다요." 오늘을 위해 맞춤 제작한 야회복을 입은 호크가,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