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부 338화 전략, 메리 강림제2023년 04월 18일 15시 38분 5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버질은 12월이 싫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그는 여신강림제의 장식으로 빛과 색으로 가득 찬 거리 풍경, 사람들의 들뜬 모습, 그런 밝은 분위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사람이다.
남의 행복이 부럽다. 어쩔 수 없이 부럽다. 아무리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을 수 없다. 힘든 경험을 한 만큼 가졌던 친절함이 닳아 없어지고, 점점 더 타인에게 친절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돈이 인생의 행복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돈이 없는 인생은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만다. 우연찮게 부자가 된 지금에 와서 더욱 절실하게 느낀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랄까?"
"그렇게 비하하지 않아도 됩니다요. 잘 어울리십니다요."
오늘을 위해 맞춤 제작한 야회복을 입은 호크가, 큰 거울 앞에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눈치를 살핀다. 그 뒤로 몸을 굽혀 호크의 어깨를 두드리는 버질도 마찬가지로, 오늘을 위해 지급된 맞춤식 멋진 턱시도로 완벽하게 차려입은 모습이다.
"그러는 버질이야말로 잘 어울리잖아."
"사채업자의 회수꾼 같습니다요."
"그럼 나는 암흑가 보스의 아들이라고 해야 하나?"
한 벌에 금화 20냥(20만 엔 상당)짜리 정장 같은 건 누가 입냐고 생각했고, 더군다나 자신이 입을 날이 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어딘가에 걸려 찢기면 어쩌나, 더러워지면 어떻게 변상해야 하나, 하고 겁이 났지만 몇 년을 입다 보면 싫어도 익숙해진다. 나라 제일의 거상, 골드 상회의 귀하디 귀한 도련님. 그의 호위무사인 자신이 싸구려 옷을 입고 사교계에 동행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호크 골드에게는 적도 많지만 아군도 적지 않고, 접근하려는 사람은 부지기수. 만년 B급 모험가에 머물러 있는 무미건조한 가난한 아저씨도 그의 눈에 띄면 바로 이렇게 월수입 금화 50냥의 부자로 변신한다.
그래서 12월이 되면 여기저기서 여신강림절을 위한 파티의 초대장이 산더미처럼 도착한다. 대부분 '귀찮아서 패스'라는 한 마디로 골드 상회의 유능한 비서들이 정중하게 불참을 통보하지만, 드물게는 '그래도 간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대개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을, 버질은 경험칙으로 알고 있었다. 걸어 다니는 트러블 메이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소란의 중심에 있는 남자, 1위는 물론 어느 나라의 황제 폐하다. 얼마 전에도 어느 나라의 보석광산을 통째로 뿌리 뽑았다고 신문에 대서특필된 바 있다.
"실은 모두에게 물어볼 게 있어서."
그것 보라며, 버질은 웃었다. 버질만 그런 게 아니다. 하얀 턱시도를 입고 가슴에 새빨간 꽃을 한 송이 꽂은 올리브도, 검은 옷에 나비넥타이를 맨 크레슨도, 항상 쟈파존식 옷을 입던 그답지 않게 짙은 남색 턱시도를 입은 카가치히코도 주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오늘 갈 귀족의 파티가 있는데, 사실 주최자가 제1왕자파의 유력한 인물이야. 실은 주최자가 제1왕자파 중에서도 손꼽히는 과격파고, 제3왕자파의 초거대 배후인 골드 상회를 심히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고 해."
"그런 곳에 아무렇지도 않게 갈 생각인가? 명백한 함정 아닐까?"
"그건 그냥 덫에 걸리러 가는 거잖아. 이글 골드의 암살 계획이 세워졌다면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잖아?"
"그렇스므니까, 그거 큰일이므니다."
호크의 아버지이자 골드 상회의 일인자 회장인 이글의 남편은 버질에게도 소중한 은인이다. 직접적인 은인은 호크이지만, 어렸던 호크의 주머니에서 나온 거액의 돈은 모두 이글이 벌어들인 돈이기 때문이다.
"내가 미끼가 되어 아버지 암살 계획에 연루된 자들의 살의가 먼저 나에게 향하게 만들겠어. 나머지는 내 뛰어난 동료들이 나쁜 놈들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거야."
'이글 아빠 수호 프로젝트'라고 적힌 기획서가 올리브의 손에 의해 배부되고, 각 대원들은 그것을 읽어 내려간다.
"질문은 없어? 없으면 곧 출발할 텐데."
아무도 질문은 없는 것 같다. 각 구성원의 역할 분담이 알기 쉽게 잘 정리된 기획서는 만든 사람의 솜씨가 대단한 것 같다. 작성자가 셰리 할아버지인지 올리브인지 로리에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보통 여신강림제의 파티에는 이성 파트너를 동반하는 것이 정석인데, 그건 어떻게 할 거지? 로리에에게 부탁할 건가?"
"에이 설마. 이 내가 여자를 데리고 파티에 간다고? 말도 안 돼."
"굳이 인질로 마련해 줄 이유도 없스므니다. 로리에 공이라면 그냥 내부를 부수고 돌아올 것 같스므니다만........"
"그럼 우리 중 누군가를 동행시키겠다는 건가?"
"농담도. 가뜩이나 정략결혼이나 흑심 10000%인 중매가 너무 많아서 지겨운데, 이 지경에 이르러서 남자한테서까지 구혼이 오면 로건 님이 무슨 말을 할지 모르잖아."
"흠. 소인이 나설 차례인 줄 알았스므니다만..."
남색에 뿌리를 둔 사무라이 문화의 출신인 카가치히코가 농담 섞어 턱을 괴자, 놀리지 말아 달라고 말한 호크는 아이용 야회복의 밑단을 뒤집으며 모두를 올려다보았다.
"가뜩이나 좋은 오리(호구)가 대파를 짊어지고 와주는 거야........ 그랬는데 고풍스럽고 보수적인 귀족의 전통을 걷어차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점점 더 악명이 높아질 것 같지 않아?"
어느 쪽이 진짜 함정에 빠지는지 알려주겠다며,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나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민 호크의 작은 손에, 몸을 굽힌 남자들의 네 개의 큰 손이 겹쳐진다.
"골드 상회 파이팅!"
""""오!""""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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