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7부 339화 중략, 메리 강림제(2)
    2023년 04월 18일 16시 12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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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만행이 용서받을 거라 생각하나!"

    "용서받을 수 있고 말고! 우리 편에 서 있는 건 제1왕자파의 유명한 주류 귀족들뿐이니까! 눈엣가시 같은 골드 상회를 무너뜨리고, 기세등등한 제3왕자파의 기세를 꺾어 버린다! 왕위를 계승하는 것은 제3왕자가 아니다! 제1왕자다!

     죽이라고 외친 귀족 남자의 명령에, 사방에서 날카롭게 뾰족한 창이 호크와 그를 안고 있는 올리브를 꼬챙이로 찔러 죽이려고 달려든다. 하지만.

    "그아아아아아아!"

    "뭐, 뭐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

     여러 개의 창에 온몸이 꼬챙이에 찔려 엄청난 양의 피를 뿜어내며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것은, 귀족의 남자 쪽이었다. 자신들은 분명 돼지 놈을 찔러 죽였을 텐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 일행.

     알고 보니 올리브가 전이 마법으로 귀족 남자와 자신들이 서 있는 위치를 순식간에 바꾼 것뿐인데, 찰나의 순간에 무영창으로 이뤄진 그것을 알아차린 사람은 갑작스러운 혼란도 겹쳐서인지 아무도 없었다.

    "어, 어디로 사라졌어!?"

    "찾아라!"

    "그럴 필요는 없어."

     성스러운 밤에 하늘에서 '죽음'이 내려왔다. 그들은 안전을 위해서라 해도 금속 투구를 쓰면 안 되는 것이었다. 올리브의 핑거 스냅과 함께 발동된 금속성 마법으로 인해, 그들이 쓰고 있던 투구는 순간적으로 엄청나게 무거워졌다.

     예를 들어, 1톤이나 되는 헬멧을 일반인이 쓰면 어떻게 될까? 고통을 느낄 겨를도 없이 즉사한 것은 최소한의 자비일까, 아니면 그 정도의 분노일까.

    "큭! 하지만 너 역시 길동무다, 호크 고드! 네가 마신 포도주에는 치사량의 독극물이 들어있다! 지금 회복 마법을 걸어도 이미 늦었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넌 지금 여기서 죽는다! 하하하하하하!"

    "아, 그러셔?"

     눈앞에서 수많은 동료들이 순식간에 죽었는데도, 귀족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음을 터뜨린다. 온몸이 창에 찔려도 아직 숨이 끊어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빈사가 되어버린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악담을 내뱉을 만큼의 담력은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그것을 더 좋은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며 호크는 오늘을 위해 일부러 준비한 일회용 손수건으로 입과 턱에 묻은 피를 닦으며 감탄한다.

     이글 아빠가 보양식으로 가끔 술에 타서 마시는 자라의 생혈은 호크도 과일주스에 타서 마시고는 하는데, 원액 그대로의 스트레이트는 역시나 맛이 강했다.

    "미안, 사실 잔에 입만 대고 마시지는 않았어. 난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다 아직 17살이라서. 이 나라에서는 합법이지만, 역시 술은 스무 살이 되어야 마시는 법이라고 하잖아?"

    "뭐! 뭐!?"

     토할 듯한 표정으로 핀잔을 주고 있는 호크 골드가 올리브의 품에서 미안하다며 합장하는 모습에, 귀족 남자는 눈을 크게 뜬다. 너무 충격이 컸던 탓인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결국 숨을 거두었다.

    "아무리 연기라고는 하지만 간담이 서늘해졌다고, 도련님."

    "미안, 미안. 샴페인에 독이 들어있는 걸 알아차리고, 여기서부터 독을 넣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만."

    "너무 걱정 끼치지 마라."

    "정말 미안해. 제발 용서해 줘, 응?"

     아직 연극 모드가 진행 중이었는지, 반짝이는 눈망울로 귀엽게 굴던 호크는 진지하게 자신을 걱정하는 올리브의 표정에 미안한 표정을 짓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본연의 얼굴로 돌아왔다.

    "...... 주제넘은 말이었다. 결과론적이지만 적의 주력부대를 한꺼번에 쓸어버릴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겠지. 미안했다, 도련님."

    "아니 괜찮아. 내가 오히려 미안해. 걱정해 줘서 고마워."

     서로 사과하고, 용서하고, 웃는 두 사람. 그것이 그들에게 적대적인 길을 택한 수많은 인간들의 시체에서 흘러나온 대량의 피로 얼룩진 끔찍한 지옥 그림으로 변한 파티장 한가운데가 아니라면 흐뭇한 광경이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그런 호크와 올리브의 모습조차도 여신의 성탄절 밤에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답게 '빛난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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