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9부 354화 검은 바람이 사라질 무렵(1)2023-04-21 07:16:31'그것'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왔다. 왕립학교의 봄방학이 끝나고, 반 군이 고등부 3학년으로 진급을 앞둔 4월 초. 한 줄기 불쾌한 바람이 브랜스턴 왕국 내에 불어 닥친 것이다. 이를 알아차린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순간적으로 '약간 등골이 오싹하다' 정도의 느낌에 불과한 '그것'. 하지만 그 이상함을 알아차린 사람에게는 멋쩍지 않을 정도로 소름 끼치는 불쾌한 느낌이 온몸을 휘감아 돌았을 것이다. 마치 순식간에 옷을, 아니 영혼까지 벗겨지고, 좋아하지도 않는 이성에게 알몸으로 껴안긴 것 같은 두려움. 그것이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이 나라의 모든 것을 뒤덮어 버린 것이다. "도련님! 위험해!" "우옷!?" 가장 먼저 이변을 알아차린 것은 올리브였다. 브랜스턴 왕국 최고..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막간 3년 차의 만우절2023-04-21 04:47:47※ 소설을 연재한 지 3년 차 "없어!" "!" 무슨 소리냐고? 아침에 일어나니 여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놀라기는 했지만 이제 와서 이 정도에 당황할 나는 아니라서, [만우절에 여자가 되는 건 작년에 이미 했잖아!] 라며 여신에게 불만을 제기하고 싶다. 가뜩이나 작년에 여장을 하고 여학교에 전학 간다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불쾌한 경험을 했는데,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여장까지 하게 되면 참을 수가 없어. 하지만 올해는 그냥 여자가 된 게 아니라고. 그 증거로 뒷머리가 엄청나게 아프다. 꽤나 그리운 아픔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비명을 지르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나를, 약간 젊은 느낌의 로리에가 굉장히 의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래, 그 차가운 눈빛이 낯이 익다. 그리고 붕대를 감은 뒤통수가 스스로..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3화 집에서 사애제를 지내보자!2023-04-21 03:24:07"항상 고마워요, 아빠. 아빠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자랑스러운 아빠야!" "호, 호크야아아아아! 아빠, 아빠 너무 기뻐서 눈물이 멈추지 않아아아아아아! 아빠도 호크를 엄청나게, 엄청나게, 좋아한다아아아아!" "우와아아!? 아빠, 진정해!" "응 응 응 응 호크 쪽쪽! 호크 쪽쪽! 호크 귀엽다! 오늘 밤에는 아빠랑 함께 목욕하고 아빠랑 함께 자자!!!!" "이렇게 되네. 역시 나으리라니까." "그야, 그렇겠지. 저래선 평생 아들과 떨어질 수 없을 것 같은데." "이렇게 되는 것 이외의 다른 전개를 상상할 수 없어. 도련님의 키가 아직 자라지 않은 채로 남은 탓도 있겠지만." "사이가 좋은 것은 아름다운 것 같스므니다. 부모에게 있어서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자식은 자식 아니겠스므니까." ◆◇◆◇..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2화 사랑을 전하는 자들(3)2023-04-21 01:40:51지금의 크레슨 같은 게 바로 그런 거다. 파워 인플레가 심해져서,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상대는 이제 시중에는 거의 없어졌다.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투덜거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싸움이든 카드게임이든 보드게임이든, 압도적인 힘에 의한 일방적인 전개는 지루하기 마련이다. 슈퍼 치트 파워로 하는 일이 꼼수 사냥의 연속이라면 하는 쪽도 보는 쪽도 지루하겠지. "정말 좋았다고, 그 성검. 또 싸워보고 싶을 정도로. 버질 녀석이 가지고 있는 쿠사나기 소드도 야타실드와 야사카니 펜던트를 합체하면 진정한 힘을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설마" 그럴 수도 있겠다며 무심코 고개를 감싸고 싶어 졌지만, 그렇게 되면 가장 고개를 감싸고 싶은 사람은 아마 버질 자신일 것이다. 삼종의 신기가 삼위일체가 되어 진정한 ..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2화 사랑을 전하는 자들(2)2023-04-21 01:39:54"딜 군, 항상 마리를 챙겨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잘 부탁해." "고맙슴다, 형! 아, 근데 나, 아무것도 안 가져와서 ......" "괜찮아. 물건은 어디까지나 덤이고, 항상 도움을 주는 상대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사애제(謝愛祭) 아니겠어? 그러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고, 고맙슴다! 저도 형을 사랑함다! 빈말이 아님다!" 물건을 선물하는 것만이 사랑이 아니라 구두로 우애와 감사를 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모양이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건 꼭 자신은 00을 줬는데 상대는 00을 받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나오잖아. 그런 사람은 대가를 비교하는 순간 사은제의 개념에서 벗어난 것 같아. "히비스커스. 생각해 보면 너와도 꽤 오래 만났지만, 거의 사무적인 대화만 나누었지..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2화 사랑을 전하는 자들(1)2023-04-20 15:38:16"로건 님, 신세 많이 졌습니다" "그래, 고마워, 호크 군. 우리야말로 매번 정말 고마웠어." "이쪽이야말로, 감사합니다." "후후. 이렇게 서로 솔직하게 감사를 전하는 것은 좋은 일이야. 마음이 따뜻해져." "조금 쑥스럽긴 하지만, 대체로 동의합니다." 로건 님께 금빛의 꽃 한 송이가 달린 우정초콜릿을 선물한다. 내가 좋아하는 과자 가게의 지점이 바스코다가마 왕국에 있어서 다행이다. 그러자 로건 님으로부터 엄청나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초콜릿과 고급져 보이는 연보라색 향수병을 답례로 받았다. 새우로 도미를 낚은 게 아니라 참다랑어를 낚은 느낌이 든다. "매번 신세 지니깐. 감사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오늘만큼은 솔직하게 감사하다고 말해줄게. 일단 지금의 내가 이렇게 살 수 있는 건 네 덕분이라고 말할 수밖..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1화 태양과 달이 교차할 때(3)2023-04-20 14:46:46"우오!" "큭!" "꺄아!" 챙! 하얀 햇빛과 보라색 번개가 부딪히며 엄청난 마력이 터졌다. 그런데 그 폭발로 인한 충격을 저 검이 모두 흡수하고 있다! "재미있네! 내 엘레멘트를 먹어치우는 거냐! 오라오라! 오라오라오라오라!" 챙챙! 철판이 박힌 군용 부츠로 수차례 자전(紫電)을 입힌 발차기를 날리는 크레슨이였지만, 로건 님은 그 모든 것을 어렵지 않게 받아내고 튕겨냈다. 그러자 발에 걸린 전기가 원소로 분해되어 성검의 칼날에 흡수되어 그 위압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럼, 이건 어떠냐!" "큭!?" "로건!" "방해하지 마 계집!" "악!" 마법으로 부스트한 공격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자마자, 이번에는 순수한 팔 힘과 다리 근력만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연속 펀치를 날리는 크레슨. 잔상으로 팔이..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1화 태양과 달이 교차할 때(2)2023-04-20 14:45:57신성하게 반짝이는 하얀 칼날. 청록색 보석이 박힌 검은 칼자루. 청자색 장식이 아름다운 공중에 떠 있는 성검을 로건 님이 쥐는 순간, 스승님이나 원장님만큼 원소에 민감하지 않은 나조차도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하고 풍부한 원소가 대기를 진동시키는 것을 느꼈다. 과연 그야말로 우주의 숨결 같네요. "그래! 렉스칼리버를 베이스로 하면 렉스칼리버 이클립스. 레지나테인을 기반으로 하면 레지나테인 이클립스로 분기 진화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하늘의 성검!" "호오, 대단한 물건이로다." "예. 사람의 손에 부치는 힘이 느껴지는군요." 정말 수집가들이 울고 갈 만한 물건이다. 스승님과 셰리도 미츠카 여신의 힘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지, 한편으로는 솔직하게 인정하기 싫은지, 평소보다 더 굳은 표정으로 말했..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1화 태양과 달이 교차할 때(1)2023-04-20 14:44:48고난 끝에 마침내 달의 성검 레지나테인을 손에 넣은 우리는, 곧바로 눈앞에서 공명하는 태양의 성검 렉스칼리버와 달의 성검 레지나테인의 두 개를 합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장소다. 또다시 눈사태가 일어나면 안 되니 트루블루 산은 포기. 모래폭풍이 일어나면 곤란하니 사막도 안 된다. 달에서 중력변동이라도 발생하면 대재앙이니 달도 기각. 우리 집 정원은 브랜스턴 왕국의 눈에 띄니 NG, 제국? 하하하,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뭐, 이런저런 고민 끝에 우리가 선택한 곳은 하늘을 나는 떠다니는 섬, 잔고쿠 섬이었다. 그, 빅투루유호와 셰리가 잠들어 있었던 초고도 도시의 유산. 그곳이라면 일반인이 발견할 수 없고, 문제가 생겨도 은밀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성검끼리 합체한다고 해도 도대체..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50화 그래요!2023-04-20 06:25:47"눈 떴어?" "아, 예." 여긴 어디야, 하고 일어나려던 나는, 신수 형태가 된 세토 님의 하얗고 보송보송한 털에 싸여 있는 것을 깨달았다. 눈 속에 파묻히면서도 재빨리 발동한 배리어 마법 덕분에, 옆에 있던 세토 님과 함께 눈사태 속을 캡슐처럼 굴러 떨어진 것으로 끝난 모양이다. "고마워해. 급한 마음에 네 몸을 받아주기 위해 이 모습으로 변해준 거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장벽의 벽면이 희미하게 발광하고 있어서,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의 광원이 확보되어 있어 다행이었다. 세토 님의 몸집이 제법 커서 꽉꽉 채워져 있는 바람에 비좁았지만, 그녀의 몸이 이렇게 쿠션이 되어준 덕분에 다치지 않았다. [주인! 무사하냐! 주인! 대답해!] [호크 군! 세토 님!] [진정해! 마력을 ..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9화 황금의 묘 도굴(2)2023-04-20 04:34:38※ 크레슨도 일행에 있는 것 같지만 어째선지 그에 대한 서술이 없다. ◆◇◆◇◇◆◇◆. "있네" "있다."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렸어." "꽤 멀었으니까." "여기가 그곳인가?" 태양의 성검 렉스칼리버가 가리키는 푸른 빛은, 스키장의 슬로프보다 훨씬 가파른 경사면 중간에서 멈춰 섰다. 오랜 적설과 폭설로 인해 발밑이 완전히 빙판길로 변해버려서 삽으로 땅을 파거나 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이 밑에 용사와 성조의 황금상이 묻혀있다는 거지?" "그래. 그럼 로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따라 해 봐. 최대한 힘차게, 멋지게!" 아, 이거 못 들은 척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나, 진정한 용기를 품은 자. 나, 태양의 빛을 이 가슴에 품은 자. 위대한 미의 여신의 힘으로 혼돈의 세계에 질서와 조화를 가..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9화 황금의 묘 도굴(1)2023-04-20 04:32:40"오! 설날 이후 오랜만이구나 호크! 건강은 괜찮은가? 감기 같은 건 걸리지 않았고?" "예. 연초에 조금 아팠지만, 지금은 보시다시피 건강해요." 세계의 끝. 아무리 A급 모험가라도 그 산기슭까지 도달하는 데만도 몇 주가 걸려야 겨우 도착할 수 있다. 게다가 주변에는 강력한 몬스터가 득실거려서, S급 모험가라도 함부로 발을 들여놓으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는 죽음의 영봉, 트루블루산. 그 산 정상에 신전을 지어둔 재난 지정 등급의 위험한 마물. 아니, 마물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거만하다. 모험가 길드에서 SSS급 위험도를 인정받은, 수만 년을 사는 황금빛 사룡 하인츠. 그런 그가 나를 끌어안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우선 따뜻한 코코아라도 한 잔 마시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안녕하십니까 하인츠 공. 갑자..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8화 사랑의 길(3)2023-04-20 03:55:03"그러니까, 이쪽은 언제든 합체할 수 있도록 되다는 신호인 거야, 이거. 깜빡깜빡거리면서 마력의 파동을 내뿜고 있는 게 짜증 나서 얼른 합체시키고 싶은데, 달의 성검은 너와 네 스승이 세타 녀석과 함께 달의 용사들을 모두 악취미 한 전시품으로 만들어 버렸다면서?" "성검에 무슨 이변이 생긴 건 아닌지 왕궁의 모든 사람들이 너무 걱정하고 있어. 방금의 이야기를 다 털어놓으면 큰일 날 것 같아서 빨리 해결하고 싶은데, 도와줄 수 없을까?" 그럼. 상담하고 싶다는 것은, 그 산에 대해 잘 아는 나에게 길 안내를 부탁하고 싶다는 뜻이다. "하하, 그런 거군요. 그런데 세토 님, 좀 너무 솔직하지 않으세요? 모처럼의 로맨틱인데......." "그야~ 나라도 TPO 정도는 조절할 수 있어. 예를 들어 두 용사가 협..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8화 사랑의 길(2)2023-04-20 03:53:06[이 녀석 앞에서 그 녀석을 생각하다니, 배짱이 좋네~ 당신]이라며 놀람 반, 웃음 반으로 웃고 있는 오늘, 대형견만 한 개가 되어 가마 위에서 당당하게 서 있는 백아의 성수님, 그리고 그런 성수님을 발밑에 모시고 당당하게 서 있는 로건님. 로건 님과 이그니스 폐하는 라이벌 의식이 강하니까. 둘 다 든든한 어른인 척하면서도, 의외로 사소한 일에도 신경전을 벌이는 것 같다. 그건 그것대로 좋은 라이벌 관계일지도 몰라. 기분 좋게 경쟁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의욕에도 이어지니까. "미안, 미안. 너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 다만, 나랑 있을 때는 그 사람 생각은 안 해줄래?" "선처하겠습니다, 예." 이런 소소한 일탈이 있었지만, 사애제 퍼레이드는 무사히 성대하게 끝났다. 저격 사건 같은 일..
- [ 판타지/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38부 348화 사랑의 길(1)2023-04-20 03:51:53자유로운 사랑의 나라, 바스코다가마 왕국. 뜨거운 모래의 대지에 뿌리를 내린 백성들이 모든 사랑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그 나라에서는, 중혼, 다부다처제, 이종혼, 동성혼 등 온갖 소수자들의 성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저 그곳에 있는 것'조차 용서받지 못한 이들이 각자의 사랑을 안고 모여드는 사막의 왕국에서는, 매년 2월 14일부터 3월 14일까지 한 달간 사랑에 감사하는 [사애제(謝愛祭)]라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로건 님과는 오래 알고 지냈지만, 그 나라에서 그런 축제를 한다는 것을 나는 최근까지 몰랐다. 혹은 '아, 그렇구나. 관심 없어'라며 금방 잊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사랑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연애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애, 우애, 이웃사랑,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 늘 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