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8부 348화 사랑의 길(1)
    2023년 04월 20일 03시 51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자유로운 사랑의 나라, 바스코다가마 왕국. 뜨거운 모래의 대지에 뿌리를 내린 백성들이 모든 사랑을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그 나라에서는, 중혼, 다부다처제, 이종혼, 동성혼 등 온갖 소수자들의 성지가 되었다고 한다.

     '그저 그곳에 있는 것'조차 용서받지 못한 이들이 각자의 사랑을 안고 모여드는 사막의 왕국에서는, 매년 2월 14일부터 3월 14일까지 한 달간 사랑에 감사하는 [사애제(謝愛祭)]라는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로건 님과는 오래 알고 지냈지만, 그 나라에서 그런 축제를 한다는 것을 나는 최근까지 몰랐다. 혹은 '아, 그렇구나. 관심 없어'라며 금방 잊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사랑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연애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애, 우애, 이웃사랑,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 늘 애용하는 도구나 애용하는 차 등에 대한 사랑도 괜찮다고 한다. 아무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평소의 감사와 마음을 담아 평소보다 누군가에게 좀 더 친절하게 대하자는 식의 도덕심이 넘치는 행사라고 한다. 물론 평소보다 더 짙은 사랑이 폭주해 사건 발생률도 급증한다고 한다.

    "그건 상관없지만, 왜 제가 퍼레이드에 참여하게 된 거죠?"

     

    "넌 내 은인이니까. 그러면 사람들은 '저 사람이 이 나라의 큰 은인이다'라고 생각하겠지. 그런 너를 궁궐에 남겨두고 사랑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퍼레이드를 떠날 수는 없지 않잖아?"

    "왕족들은 그런 부분은 빈틈이 없단 말이야. 너도 조심해야 해, 호크. 이 녀석, 남들 앞에서는 청렴결백하고 선량한 척하지만 의외로 교활한 면이 많으니까."

    "정치가가 교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세토 님."

     사애제 축제의 개막을 화려하게 알리는 화려한 퍼레이드.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춤을 추는 수많은 무용수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걸음걸이로 걸으며 곡예처럼 역동적으로 연주하는 궁정악단원들.

     그리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근육질의 운반꾼들이 짊어진 황금 가마에 올라타고, 조쉬 바스코다가마 국왕 부부를 선두로 왕의 형님이신 구국의 대영웅 로건 님과 이 나라의 수호신수 세토 신, 그리고 왠지 모르게 나까지 3명이 탄 가마가 이어졌으며, 그 뒤에는 왕족과 그 배우자, 연인들 가 탄 행렬이 이어졌다.

     2월의 추운 날씨는 맑게 개었으며, 사막의 왕국은 그렇게 추위도 느껴지지 않아 모여든 국민들은 열광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로건 니이이이이임!"

    "사랑해요오오오오!"

    "제 사랑도 받아주세요오오오오!"

    "고마워, 사랑하는 백성들이여. 나도 너희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


    "꺄아아아아!"

    "우오오오오오!"

     사방에서 쏟아지는 사랑의 함성 앞에서, 익숙한 듯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드는 로건 님. 가끔씩 윙크나 던지기 키스를 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새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고, 일부는 쓰러지는 사람까지 나오기 시작한다.

     50이 넘은 수염 난 아저씨의 윙크와 키스에 열렬한 수요가 있는 것이 대단해 이 나라. 그러고 보면 어느 나라의 흑사자 폐하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니 의외로 이 나라도 대단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라? 그 얼굴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거네?"


    "하하하, 아니요~ 그런 거 아니에요."

    "하하! 속여도 네 표정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어."

    "네 얼굴, 상인 주제에 너무 쉽게 알아볼 수 있단 말이야. 포커페이스를 더 단련하지 않으면 이 녀석한테 거짓말이나 속임수는 통하지 않을 거다?"

    "정진하겠습니다, 예."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