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부 351화 태양과 달이 교차할 때(1)

 

 고난 끝에 마침내 달의 성검 레지나테인을 손에 넣은 우리는, 곧바로 눈앞에서 공명하는 태양의 성검 렉스칼리버와 달의 성검 레지나테인의 두 개를 합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장소다.

 또다시 눈사태가 일어나면 안 되니 트루블루 산은 포기. 모래폭풍이 일어나면 곤란하니 사막도 안 된다. 달에서 중력변동이라도 발생하면 대재앙이니 달도 기각. 우리 집 정원은 브랜스턴 왕국의 눈에 띄니 NG, 제국?　하하하,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뭐, 이런저런 고민 끝에 우리가 선택한 곳은 하늘을 나는 떠다니는 섬, 잔고쿠 섬이었다. 그, 빅투루유호와 셰리가 잠들어 있었던 초고도 도시의 유산. 그곳이라면 일반인이 발견할 수 없고, 문제가 생겨도 은밀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성검끼리 합체한다고 해도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지?　실력 있는 대장장이라도 데려오는 걸까?"

"치치치. 뭘 모르네, 로건. 이런 건 낭만이 중요해!　세세한 것은 중요하지 않아. 설령 두 개의 검이 질량을 무시하고 하나의 검이 되더라도 '잘 모르겠지만 멋있으니까 괜찮다'는 정신으로 버티는 정신이 인생에서 중요한 거야!"

"음, 왠지 모르게 이해하게 되는 나 자신이 분해."

"주인만큼 그 순간의 분위기와 기세만 믿고 사는 바보도 없으니까 ......그러고 보니 또 한 명 있었다."

 나, 로건 님, 세토 님, 크레슨, 스승님, 그리고 실체화된 셰리까지 총 6명은, 부유섬의 들판에 서서 두 개의 검을 비교했다. 역시 흰 칼날에 푸른 보석, 붉은 장식의 태양의 성검과 검은 칼날에 녹색 보석, 보라색 장식의 달의 성검은 대조적이라서 이렇게 나란히 놓으니 더 멋지다.

 전설의 성검을 싫어하는 남자아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쌍을 이루는 흰 칼날의 성검과 검은 칼날의 성검이라니. 왠지 나까지 설레기 시작했어.

"자, 그럼 이제 즐거운 노래 부르기 타임의 시작이야!　힘내서 복창해, 로건!"

 아, 역시 또 하는구나, 그거. 우리 눈앞에서 두 개의 성검이 둥실둥실 공중에 떠올랐다. 칼자루에 박힌 청색과 녹색의 보석이 공명하며 주변에 반짝이는 빛의 물결이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미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세토 님은, 성검의 수호수인 본래의 역할이라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나, 진정한 용기를 품은 자. 나는 태양의 빛을 이 가슴에 품고 달의 빛을 이 마음에 품은 자. 큰 사랑, 아름다움, 부드러움, 넉넉함, 아름다움, 우아함, 꿈과 희망의 여신의 힘으로 혼돈의 세계에 질서와 조화를 가져오리."

 로건 님의 서양영화 더빙 같은 멋진 음성의 영창이 우리 귀에 기분 좋게 울려 퍼짐과 동시에, 두 보석의 공명이 점점 더 강렬해진다. 하얀 칼날과 검은 칼날이 각각 햇빛과 달빛을 닮은 빛을 내기 시작하면서 주변에 강풍이 불기 시작한다.

"나는 맹세한다. 사랑과, 용기와, 꿈과, 희망과, 미소와, 구원을. 이 행성에 사는 모든 생명을 위해. 지금이야말로 하나가 되어 내 길을, 내 미래를 개척하라!　너의 이름은 해와 달의 성검 렉스칼리버 이클립스!"

 눈부신 두 개의 빛의 기둥이 하늘을 찌른다. 아마 여러 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을 정도의 빛이었을 것이다. 눈부신 빛의 홍수와 거센 강풍에 우리는 날아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며 ......, 뭐랄까, 다들 태연하네?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는 건 나만 그런가? 젠장 꼬마의 몸이라서 분해!

"뭐 하는 거야, 주인."

"으으, 고마워."

 몰래 뒤로 다가와 쪼그리고 앉아 내 어깨를 받쳐주는 크레슨. 그런 우리 눈앞에서 두 개의 빛의 기둥이 소용돌이치면서 이중 나선형으로 얽히고설키더니.

"이것이 바로 진정한 성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