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8부 351화 태양과 달이 교차할 때(2)
    2023년 04월 20일 14시 45분 5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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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하게 반짝이는 하얀 칼날. 청록색 보석이 박힌 검은 칼자루. 청자색 장식이 아름다운 공중에 떠 있는 성검을 로건 님이 쥐는 순간, 스승님이나 원장님만큼 원소에 민감하지 않은 나조차도 분명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하고 풍부한 원소가 대기를 진동시키는 것을 느꼈다. 과연 그야말로 우주의 숨결 같네요.

    "그래! 렉스칼리버를 베이스로 하면 렉스칼리버 이클립스. 레지나테인을 기반으로 하면 레지나테인 이클립스로 분기 진화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하늘의 성검!"

    "호오, 대단한 물건이로다."

    "예. 사람의 손에 부치는 힘이 느껴지는군요."

     정말 수집가들이 울고 갈 만한 물건이다. 스승님과 셰리도 미츠카 여신의 힘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지, 한편으로는 솔직하게 인정하기 싫은지, 평소보다 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한편으로는 사람의 몸으로 이 정도 힘에 휘둘리지 않고 제어할 수 있는 로건 님은 대단한 분이라며 미소 지으며 지켜보고 있다.

    "그래서? 완성한 건 좋지만, 그다음엔 어떻게 해? 바로 시험 삼아 마물이라도 베어봐야 하나?"

    "아니, 그래도 그건 좀. 아무리 마물이라지만 쓸데없이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건 좀 그래."


    "그럼 내가 상대해 봐도 괜찮지? 그렇게 쉽게 죽지 않을 테니까!"

     로건 님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나를 쳐다본다. 사실, 반짝반짝 빛나고 울려서 귀찮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합체시킨 경위가 있는 이상, 이걸로 무언가와 싸우려는 건 아니니까.

     바스코다가마 왕국 사람들에게는 '오랫동안 사용했더니 성검이 뭔가 파워업했습니다'로 밀어붙일 생각이라는 얘기다. '그럼 로건이라는 녀석에게 무기를 보여줄 기회를 만들어 주자!' 라고 말하면서 여신이 쓸데없는 참견으로 또다시 바스코다가마 왕국에 마족이니 뭐니 하는 군대를 보내면 곤란하잖아.

    "어머, 좋잖아, 모의전! 모처럼 멋진 무기를 손에 넣었는데, 제대로 쓰지 않고 썩게 놔두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구!"

    "윽!"

    "그렇게 말하는데, 주인."

    "그렇게 말했습니다만?"

    "그렇게 말했구나, 호크"

    "뭔가 감이 잡히는 게 있어?"

    "어? 어?"

     무심코 현실 도피적으로 올려다본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에, 활짝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버질의 모습이 크게 떠올랐다.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깨끗한 하얀 치아일까, 아니면 윤기 나는 대머리일까.

     재치 있는 노집사 셸리가 빅투루유호에 탑재된 프로젝터로 바질의 미소를 푸른 하늘에 투사한 탓에,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었던 모양이다. 초고대 문명의 초과학 유산을 이런 데서 낭비하지 말라고!!!


         ◆◇◆◇◆

     마음을 가다듬고 모의전이다. 팀 편성은 로건 님&세토 님의 팀 vs 크레슨. 혼자라니 대체...... 처음엔 나도 도와줄 생각이었지만, '제대로 놀게 해줘!'라는 크레슨의 희망으로 나와 스승님은 구경, 셰리는 심판이 되기로 했다.

    "그럼 레디 ...... 파이트!"

     셰리의 신호와 동시에 모의전이 시작된다. 평소 같으면 속공으로 순살을 노리는 크레슨이지만, 오늘은 로건 님이 먼저 공격하게 할 생각인 것 같다. 그 의도를 파악한 로건 님은 곧바로 진 성검을 칼집에서 꺼내 들었다. 그러자.

    "오!"


    "앗! 이건!"

    "정말 괜찮네!"

     바스락바스락 대기가 떨렸다. 칼집에서 꺼낸 것만으로도 이 마력. 주변의 원소들이 칼날에 모이고, 한여름 햇살처럼 빛나는 하얀 칼날이 하늘에서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신성한 기운을 뿜어낸다.

    "과연, 이 정도 검이라면 짐의 목을 베는 것도 가능하겠군."

     유쾌하게,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화가 난 듯이 웃는 하인츠 스승님.

    "재미있네! 전력으로 와 봐!"

    "아니, 역시 이것은 ......"

    "안 온다고 하면 이쪽에서 간다!"

     이걸 사람에게 들이대는 것을 주저하는 로건 님과, 그런 로건 님의 마음 따위는 알 바 아니라는 듯이 기세 좋게 달려드는 크레슨. 자전(紫電)을 그 팔다리에 입히고, 만지면 고압전류로 일격에 녹아웃이 되는 필살 점프킥을 먹이기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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