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
"큭!"
"꺄아!"
챙! 하얀 햇빛과 보라색 번개가 부딪히며 엄청난 마력이 터졌다. 그런데 그 폭발로 인한 충격을 저 검이 모두 흡수하고 있다!
"재미있네! 내 엘레멘트를 먹어치우는 거냐! 오라오라! 오라오라오라오라!"
챙챙! 철판이 박힌 군용 부츠로 수차례 자전(紫電)을 입힌 발차기를 날리는 크레슨이였지만, 로건 님은 그 모든 것을 어렵지 않게 받아내고 튕겨냈다. 그러자 발에 걸린 전기가 원소로 분해되어 성검의 칼날에 흡수되어 그 위압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그럼, 이건 어떠냐!"
"큭!?"
"로건!"
"방해하지 마 계집!"
"악!"
마법으로 부스트한 공격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자마자, 이번에는 순수한 팔 힘과 다리 근력만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연속 펀치를 날리는 크레슨. 잔상으로 팔이 여러 개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엄청난 맹공을 검 하나로 막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지, 거리를 벌리려는 로건 님을 더욱 몰아붙이는 크레슨.
그런 그에게서 로건 님을 지키기 위해 방패 마법을 펼치는 세토 님이지만, 사탕처럼 쉽게 부서지고, 그 와중에 가벼운 손날을 머리에 맞아 기절한다. 그것을 보고 로건 님도 각오를 다진 모양이다.
"미안하지만, 조금 진지하게 간다!"
"아니! 진짜 온 힘을 다해서 와!!"
로건 님의 검에 대량의 엘레멘트가 몰려든다. 흑과 백의 마블 무늬의 빛이 칼날 주변에서 휘몰아치며 가속도가 붙자,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다!
"이클립스 디바이드!"
"우오오오오오오오오!"
로건 님이 날린 필살의 검기 ...... 검기? 흑백 무늬의 빛이 크레슨을 감쌌다. 저런 건 견딜 틈도 없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거 아니야!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크레슨은 온몸의 실드 마법을 펼치며 흑백의 빔을 정면으로 견뎌내는 것 같았다.
"출력을 적당히 줄였다고 해도, 지금의 일격을 견뎌내다니...... 열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는 건 이런 뜻이야."
"크하하하하! 대단하구만 어이! 순간 진짜 죽는 줄 알았다고!"
떠다니는 섬 표면의 일부가 뜯겨 지형이 바뀔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를 견뎌낸 크레슨은, 곳곳이 타버린 털에서 연기를 내뿜으며 푸른 하늘을 향해 큰 웃음을 터뜨린다.
"거기까지! 더 이상은 위험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래. 역시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싶어 겁이 났어."
"오! 좋은 승부였다고! 언젠가 전력으로 싸워보고 싶을 정도다!"
"그건 좀 자제해 주었으면 좋겠어."
"켁! 켁! 아, 이게 무슨 일이람!"
모의전을 마친 크레슨은 자신보다 강한 힘을 가진 상대의 등장에 만족해했다. 한편 로건 님은 "이건 출력을 좀 더 낮추지 않으면 여러모로 위험하네"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뇌천의 손날에 당해 잠시 어지러워하던 세토 신은 화가 난 듯이 보였고, 이를 셰리가 달래주었다.
"어떤가? 호크"
"...... 저거라면 마마이트 제국의 군대와도 정면으로 맞설 수 있겠죠. 개인이 가지기에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힘이지만, 세계의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는 상당히 유용하다고나 할까요. 인플레이션에 인플레이션으로 대응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제가 참견할 명분도 없으니까요."
"그대라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적대시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습니다. 로건 님들과 사이가 나빠지고 싶지도 않고요."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스승님은 빙그레 웃으며 나를 양손으로 들어 올려 그대로 어깨에 앉혀주었다.
"음, 좋은 대답이다. 힘은 어디까지나 힘이다. 그것을 손에 쥔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지."
살아 있는 동안은 좋지만, 로건 님이 돌아가신 후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자, 최대한 오래 살아줘야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해서 [성검 왠지 빛나네?] 사건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막을 내렸다. 이후 [의문의 괴광선이 하늘에 나타났다!] 라는 뉴스가 전 세계 신문과 라디오 등에서 화제가 된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