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부 막간 3년 차의 만우절2023년 04월 21일 04시 47분 4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 소설을 연재한 지 3년 차
"없어!"
"!"
무슨 소리냐고? 아침에 일어나니 여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놀라기는 했지만 이제 와서 이 정도에 당황할 나는 아니라서, [만우절에 여자가 되는 건 작년에 이미 했잖아!] 라며 여신에게 불만을 제기하고 싶다. 가뜩이나 작년에 여장을 하고 여학교에 전학 간다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불쾌한 경험을 했는데,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여장까지 하게 되면 참을 수가 없어.
하지만 올해는 그냥 여자가 된 게 아니라고. 그 증거로 뒷머리가 엄청나게 아프다. 꽤나 그리운 아픔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비명을 지르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나를, 약간 젊은 느낌의 로리에가 굉장히 의아한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그래, 그 차가운 눈빛이 낯이 익다. 그리고 붕대를 감은 뒤통수가 스스로 크게 욱신거린다.
"혹시, 오늘은 몇년 몇월 몇일?"
".......x년 4월 1일인데요."
"고마워, 대략 다 파악했어."
익숙한 10살 아이의 몸에서 5살 아이의 몸으로 더 축소된 농축 환원 사랑받는 몸. 아무런 예고 없이 여체화해도 여전히 뚱뚱하다. 후두부 통증이 장난 아닌데. 그리고 내가 이 세상에 전생한 나이. 틀림없어. 아무래도 나는 1화로 정신이 역행해 버린 것 같다. 1화의 타임라인은 4월 1일이 아닌데 메타발언이라고? 만우절이니까 괜찮지 않을까(투척).
"호크으으으으으으! 괜찮니이이이이이이!?"
"괜찮으니까 잠깐 시간 좀 줘, 아빠. 지금 생각 중이니까. 그리고 큰소리를 내면 머리의 상처가 울려서 아프니까 가급적 조용히 해주고."
"어머, 호크가 너무 차갑네!? 혹시 반항기가 벌써 온 걸까? 아니면 머리를 세게 때려서 불량아가 된 걸까!?"
"반항기는 17살이 되어도 아직 오지 않으니 안심해도 되니, 나중에 봐 아빠."
그런데 곤란하다. 아무래도 아마 또다시 평소와 같이 엉뚱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이 세상의 나는, 여자인 것 같다. 그럼 마리는 남동생이 되는 건가? 생각했는데, 마리는 여동생인 채로 있었다. 애초에 로리에도 여자 그대로고, 이글 아빠가 이글 엄마가 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내 이름이 호크인 건 좀 어색하지만, 그건 신경 쓸 일이 아니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 메이드! 귀여운 호크를 계단에서 떨어뜨려서 죽이려 하다니, 용서 못해!"
"응?"
잠깐만 기다려 달라. 호크 골드는 메이드에게 성희롱을 하다가 우연히 밀리는 바람에 계단에서 떨어져 머리를 다쳐서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거였지? 그렇다면 여자인 내가 똑같이 계단에서 떨어질 이유가 없지 않겠어?
"저기, 로리에, 솔직히 대답해 주면 좋겠는데... 어제까지의 나, 설마 메이드한테 성희롱을 한 적이 있겠어?"
"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겠습니다만, [여자끼리니까 별거 아니잖아]라며 어떤 의미에서는 남자인 아버지보다 더 마음껏 했습니다."
"오케이, 아니, 전혀 괜찮지 않아."
그래 이 세상의 호크는 모에돼지가 아니라 백합돼지였구나. 암퇘지의 전생과 백합돼지의 전생 중 어느 쪽이 더 좋을까? 어느 쪽도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든 당사자라는 것이 슬프다. 일반적으로 백합 사이에 끼어드는 남자는 정상을 참작할 여지없이 일률적으로 사형이라고 하는데, 백합 중 한쪽에 숨어든 남자는 어떨까.
좋아하는 작품의 세계에 전생해 먼 곳에서 최애를 사랑하려고 하자 어째선지 자신이 최애나 최애커플에게 사랑받게 된다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곳에서나 있는 이야기니까. TS전생남(몸은 여자)에 의한 정신적 NL(육체적GL)은 뭘로 취급해야 할까. 아니,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왜 안 와!"
그렇다, 문제는 호위의 면접이다. 이글 아빠의 애인이라는 것에 안주하며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월급도둑으로 전락한 수많은 메이드들을 일괄 해고하고, 그 대신 남자 직원과 내 호위를 이글 아빠의 제안으로 고용하게 된 흐름까지는 같지만, 어째선지 내 경호원 모집에 버질과 올리브가 지원하지 않은 것이다.
그건가? 부잣집 남자애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부잣집 여자애의 호위병에 자기 같은 무뚝뚝한 아저씨가 채용될 리가 없다며 처음부터 지원조차 하지 않았던 건가? 확실히 털이 푹신푹신한 올리브는 그렇다 치고 버질을 선호하는 여자아이가 있다면, 그건 좀 취향이 너무 별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저택 내 메이드의 과반수와 잠잤던 이글 아빠는 정말 엄청나. 내가 5살 때는 이미 40이 넘었는데, 장난 아니네."
어쨌든 올리브도 버질도 경호원 일을 신청하지 않으면 곤란한데!? 히비스커스만 와도 팥소가 들어가지 않은 팥빵, 카레가 들어가지 않은 카레빵과 같은 거니까.
"안녕! 거기 대머리 아저씨! 합법적으로 어린 여자아이들을 돌봐주면서 수상쩍을 정도로 파격적인 월급까지 받을 수 있는 멋진 직업에 관심 없어~?"
"죄송합니다요, 저는 아무리 그래도 범죄에는 손을 대지 않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놓치지 않아!"
"끄아아아아아! 누가 좀 도와줘어어어어!!!!"
버질의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올리브는 놓쳐 버렸다. 역시나 위험한 공작요원들을 거느리고 있던 시절의 여신교의 추격자를 피해 도망칠 만도 하다. 정의된 치트 능력은 없어도, 야생의 직감은 건재한 모양이다.
"뭐냐? 너 같은 젖비린내 나는 애들 돌보는 건, 나 죽어도 싫다고."
"그렇게 툴툴대지만 왠지 모르게 어린 여자아이한테 정을 붙이게 되는 거한은 국룰이지."
하지만 어쩌지. 돈다발의 힘으로 고용한 버질과 노예시장에 가면 돈으로 살 수 있는 크레슨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올리브는 도망갔고, 여신 스마트폰도 없다. 벌써 2주 차 RTA의 차트가 무너진 느낌이다.
하지만 RTA에서 중요한 것은 차트를 고집스럽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도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끝까지 달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니까. 하지만 역시 이런 상황에서 끝까지라고 하도 무리잖아?
"어쩔 수 없지, 비장의 무기로 억지로 끝내볼까?"
"끝난 건 니년의 머리라고."
"안 좋은 예감이 드는데, 비장의 카드라니 뭡니까요?"
"응, 잠깐 문라이트를 뚫고 녹턴까지 가볼게."
라고 말하기도 전에 세상이 반전되었다.
◆◇◆◇◆.
"있다!"
"뭐가 있다고?"
4월 1일 아침, 눈을 뜬 나는 '아침식사가 준비됐다'며 깨우러 온 올리브에게 따뜻한 물을 받아 마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부터 홍차나 블랙커피로 카페인을 섭취해 졸음을 날려버리는 짓은 업무가 있는 날만 해도 충분하다.
"뭐지? 오늘 하루도 좋은 날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나?"
"그랬으면 좋겠어."
웃으면서 내 옷을 건네주는 올리브. 뭔가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지만, 매년 만우절에 이상한 꿈을 꾸는 것은 늘 그런 일이니이 신경 쓰지 말자. 창문 너머의 하늘은 쾌청하다. 기온은 적당하다. 싫은 꽃가루는 마술처럼 사라졌다. 자, 오늘도 해브 어 나이스 데이!
38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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