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부 341화 해피한 뉴이어2023년 04월 19일 01시 54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으~ 추워!"
어디를 가도 축하 분위기기 가득한 새해. 두꺼운 브랜드 스웨터를 입고, 털실 니트 모자를 쓰고, 장갑을 끼고, 목도리로 입과 볼을 가린 중무장한 버질은 새해 벽두부터 내리는 폭설로 하얗게 물든 브랜스턴 왕국의 거리를 걷고 있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아!"
"그래."
두꺼운 외투를 입고 목도리를 두른 올리브가 드물게도 외투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따뜻하게 몸을 녹이면서, 살짝 눈이 묻은 귀를 톡톡 두드려 눈을 털어내면서 동의한다. 오늘 외출의 목적은 쇼핑이다. 왕도 내에 즐비한 고급 디저트 숍과 전통 제과점을 돌아다니며 새해를 기념하는 신상품과 한정판 디저트, 디저트 복주머니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큰 고객인 골드 가문에 납품하는 물량은 폭설이 내리는 날에도 몇 시간씩 줄을 서는 사람들처럼 몇 시간씩 기다리지 않고 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지만, 가야 할 가게의 수가 많은 데다가 기다리는 사람들의 눈길도 많아서 쉽지 않은 것이다. 자신들이 긴 줄을 서서 가만히 기다리는데, 부자들이 빨리 줄을 서지 않고 사면 기분 나빠할 것 같다는 배려로, 가게 관계자들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뒷문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었다.
아무리 상류층 고객이라지만 가게 측에서 그렇게까지 하는 것을 보면 그만큼 호크의 일행이 일상적으로 돈을 뿌리고, 아니 좋아하는 단 것을 위해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사치, 낭비, 자기 자신에게 주는 보상 등 표현은 다양하지만, 결과적으로 2개에 은화 1냥짜리 마카롱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 먹는 꼬마 돼지들이 경제를 돌리고 있다는 점은 틀림없다. 그러니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이다.
"음, 지금 몇 번째 가게였지?"
"여섯 번째다. 기뻐해, 이제 세 집만 더 가면 끝이니까."
"으엑!"
게다가 한 번에 구입하는 양도 많았다. 가족들 몫에 더해 버질 같은 호위들, 그리고 골드 저택에서 일하는 하인들에게 줄 것까지 감안하면 한 번의 쇼핑으로도 꽤 많은 양의 짐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호크 골드의 세심함은 이 세상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었다. 항상 수고한다며 고용주가 1개에 동전 한 닢(800엔)짜리 고급 케이크를 부하 직원들에게 선물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좋은 일자리는 좋은 노동환경에서 나온다는 모토로 오래전부터 유급제, 산재제도 도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골드 저택에서도 골드 상회에서도 호크, 그리고 이글의 명성은 높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호크의 행동의 이면에는 이러한 모두의 꾸준한 노력이 있다. 짐을 잔뜩 실은 마차에 짐을 더 싣고, 두 사람은 마부에게 부탁해 다음 가게로 향했다.
◆◇◆◇◆
"도착했다~! 우와, 따끈해!"
"어서 오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오, 돌아왔어? 수고했어!"
퇴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두 사람을 반기는 사람은, 마침 현관에 있던 로리에와 한 발 앞서 오늘 일을 끝내고 반쯤 쉬는 모드로 반입된 짐을 옮기기 시작한 오레가노였다. 그가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딸기는 주방장인 베이리프 부인에게 전달되어 정성스럽게 조리되거나, 혹은 신선한 생과일 그대로 예쁘게 담겨 식탁에 오른다. 호박이나 동과 등도 마찬가지다.
"도련님은?"
"카가치히코 님과 함께 목욕 중입니다."
"그래? 그럼 우리도 저녁 먹기 전에 목욕을 해볼까?"
"오늘은 유자탕이여! 나한테서 좋은 냄새 안 나?"
"아저씨한테서 좋은 냄새가 난다고 해서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뭐,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보다는 낫지만."
난방용 마도구를 피워놓아 따끈따끈한 집안에 들어서자, 찬바람과 눈으로 차가워진 뺨이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현관에서 코트 등에 붙은 눈을 털어내고 장갑, 니트 모자,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벗고 하인들에게 건네주며, 버질과 올리브는 현관 대계단을 올라갔다.
"오늘은 좋은 파를 수확했으니까! 신선한 대파와 닭고기 데리야끼, 그리고 대파가 듬뿍 들어간 찌개다!"
"오, 좋다! 이건 뜨겁게 데워먹어야지!"
"물론 카가치히코 선생도 좋은 것을 준비했으니 기대해시라!"
계단 아래에서 들려오는 오레가노의 목소리에 기분 좋게 대답하고서, 12년 전 호크가 넘어졌던 계단을 올라간 버질의 입에서 '하아'하고 한숨이 새어 나온다.
"왜 그래?"
"아니, 행복하구나 싶어서. 따뜻한 집에 따끈따끈한 밥과 맛있는 술까지 기다리고 있잖아? 인생이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어서 말이야."
"그래. 축복받은 인생이라고 할 수 있겠지."
이런 폭설이 내리는 날이면, 버질은 생각난다. 틈새바람이 들어오고 비가 새는 허름한 보금자리에서 새해임에도 누더기 천에 싸여서 불결하게 정월을 보내던 가난한 모험가 시절을. 친근했던 부랑자 할아버지가 해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해, 자다가 방 안에서 얼어 죽을 뻔한 해.
여신교회가 부랑인과 빈민을 위한 무료급식, 부랑아 보호 활동 등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그래도 모든 것을 구할 수는 없다. 인생이란 때로 잔인하고, 어쩔 수 없이 불평등한 것이다. 그것을 어쩔 수 없이 씹어 삼키며 그 밑바닥에 가까운 곳을 기어 다니며 살아온 버질에게 지금의 삶은 너무 행복해서 무섭기까지 한 것 같다.
"버질! 올리브! 왔구나!"
"오, 방금 돌아왔습니다요~!"
"다녀왔다"
"수고하셨스므니다."
목욕을 마치고 포근한 느낌일 것이다. 카가치히코와 똑같은 푹신한 목욕 가운을 입고 유자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호크를 안아 올리며, 버질은 핫팩 대신 그 높은 체온을 만져본다.
"오, 따끈합니다요~!"
"우왓, 추워! 정말 수고했어. 밖은 추웠지? 목욕하고 가."
"그럼, 바로 들어가 보겠습니다요!"
벌써 17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10살짜리 아이처럼 작은 호크가 목욕을 마치고 평소보다 더 따뜻한 손바닥으로 이마를 만지자, 버질은 빙긋이 웃는다. 정말 꼬마 같다며. 바라건대 이 아이가 죽고 싶을 정도의 세속적인 비참함이나 비참함과는 무관하게, 씩씩하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올리브도, 카가치히코도, 다른 어른들도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디 올해도 행복하기를. 이 행복이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그런 바람을 담아 버질은 뜨거운 물병처럼 따끈따끈한 호크를 꼭 껴안았다.728x90'판타지 > 모에 돼지 전생~악덕 상인이지만 용사를 내버려두고 이세계무쌍해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38부 343화 잠자는 한창 때의 돼지 (0) 2023.04.19 38부 342화 목욕재계는 계획적으로 (0) 2023.04.19 37부 340화 후략, 메리 강림제(2) (0) 2023.04.19 37부 340화 후략, 메리 강림제(1) (0) 2023.04.19 37부 339화 중략, 메리 강림제(2) (0) 2023.04.18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