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애(판타지)/애버리의 눈물 ]전편(2)2024-01-21 22:04:16카를로스의 가족들은 슬퍼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포기하고 슬그머니 거리를 두었다. 자크로프 후작가의 후계자인 장남이 아니라 차남이 이런 불운을 겪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가족들의 말을 카를로스는 듣고야 말았다. 그는 절망의 늪에 빠졌다. 그리고 그는 외로웠다. 온몸이 삐걱거리는 고통 속에서 홀로 침대에 누워 자신의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는 것을 느끼며 카를로스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누구든 좋으니, 누가 좀 나를 도와줘." 라고. 고통 속에서 졸고 있던 카를로스가 꿈에서 깨어나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한 소녀가 침대 옆에 앉아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 그것은 인형처럼 예쁘고 인형 같은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소녀였다. 나이로 치면 카를로스 정도였을까? 눈처럼 ..
- [ 연애(판타지)/애버리의 눈물 ]전편(1)2024-01-21 22:03:26어느 거리 모퉁이를, 유난히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남녀가 다정하게 걸어가고 있다. 행인들은 고급스러운 옷차림과 그림 같은 외모에 꽂혀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그들을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다. 그중 몇 명은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약간 웨이브진 금발머리를 허리까지 늘어뜨린 늘씬한 여성은 이 왕국의 유서 깊은 후작 가문 중 하나인 라나로와 후작가의 장녀 루이즈다. 살짝 올라간 눈꼬리를 긴 속눈썹이 물들여 독특한 색채를 발산하고 있다. 미녀들이 많기로 소문난 이 후작가의 자매들 중에서도 특히 미모로 유명한 그녀는, 옆에 있는 남자과 팔짱을 끼며 행복하게 웃고 있다. 그 옆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는, 이 왕국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자크레프 후작가의 차남 카를로스다. 그는 루이스에게 팔을 빌려주며..
- [ 연애(판타지)/당신의 눈은 옹잇구멍인가요 ]22024-01-21 21:15:44웨슬리는 스칼렛보다 가문의 격이 더 위였지만, 오냐오냐 하며 자란 부분이 있어서 그 능력을 불안하게 여겨, 똑 부러진 성격의 스칼렛과의 약혼이 정해졌다. 하지만 스칼렛은 약혼남인 웨슬리가 도망치듯이 전혀 자신을 대면하려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했었다. 엘리엇은 그런 그녀의 고민을 듣고, 다른 사람으로 위장해 웨슬리에게 다가갈 것을 제안했다. 웨슬리의 친구이기도 했던 엘리엇은 그의 성격을, 그리고 그 얄팍함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안경을 벗은 스칼렛이 사실 매우 아름답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스칼렛은 처음엔 그런 일이 잘 될 리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 외에는 안경이 없어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던 스칼렛은, 시험 삼아 안경을 벗고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화장과 옷차림의 분위기를 조금..
- [ 연애(판타지)/당신의 눈은 옹잇구멍인가요 ]12024-01-21 21:15:11웨슬리는 약혼녀 스칼렛을 학교 건물 뒤편으로 불러냈다. "미안하지만, 너와의 약혼을 파기하고 싶어. 다른 마음에 드는 여자가 생겼거든." "......" 고개를 숙이고 침묵하는 스칼렛의 안경 너머의 표정은 알 수 없다. 웨슬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가문끼리 정한 약혼이었지만, 너처럼 공부만 하는 아가씨와 나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그 점에서, 그녀는 모든 것이 다르지." "... 어느 부분이 말인가요?" 웨슬리는 그 곱상한 얼굴에,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많은 아가씨들을 봐왔지만, 그녀는 그 누구와도 달랐어. 매력도 있고, 대화도 재치 있고, 함께 있으면 정말 재미있어.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잘 웃는 것 같아. 한 발짝 물러서서 남자를 치켜세워주는 겸손..
- [ 연애(판타지)/결혼식 전날밤에 추억한다 ]12024-01-21 20:24:56시몬은 다음 날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혼자서 조용히 방 안에 서 있는 중이다. 그 방은 그녀 혼자 있기에는 너무 넓지만, 잘 정돈된 고급 가구들은 적당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 아늑하고 편안하다. 벽면에는 섬세한 레이스가 화려하게 장식된 새하얀 웨딩드레스가 커다란 옷걸이에 걸려 있다. 시몬은 드레스를 장식한 레이스를 살짝 만져본 후, 주황색 불꽃이 반짝이는 벽난로 앞에 자리를 옮겨 앉고서 가녀린 두 팔로 양 무릎을 끌어안았다. 벽난로에서는 탁탁거리며 힘차게 불이 타오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환상적으로 흔들리는 불빛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시몬은 오래도록 사랑하고 잊을 수 없는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 그가 마차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순식간에 마음을 사로잡..
- [ 연애(판타지)/빙의되어 있는데요? ]후편2024-01-21 19:41:31의아한 표정을 지은 마르셀이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 다시 정면을 바라본 마르셀의 얼굴에 떠오르는 당황스러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카트린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계시다고요." "...... 누, 누가?" 카트린나는 마르셀의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다가, 다시 그에게 시선을 돌리고는 미소를 지었다. "리디아 님이 말씀하고 계세요. 바람을 피우면 안 된다고." "...... 리디아라고? ...... 앗." 입가를 가린 마르셀은 겨우 기억을 떠올렸다. 한결같고, 착실하고, 사랑스러운 아가씨였다. 지금까지 단 한 명한테만 미래의 구두 약속을 했지만...... 한 후 곧바로 다른 아가씨에게 마음을 빼앗겨 조금 다툼이 있었지만, 마르셀의 마음속에서는 끝난 ..
- [ 연애(판타지)/빙의되어 있는데요? ]전편(2)2024-01-20 23:41:03"잠깐이면, 괜찮으니....... 잠시만 이야기할 시간을 주실 수 있나요?" 가만히 들여다보니,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게 물들어 있다. 그런 일이냐고, 마르셀은 생각했다. 그녀를 무시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마르셀은 말했다. "미안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에게는 그런 시간이 없어. 게다가 사귀는 여자가 있는데 다른 여자와 둘이서만 있는 것도 좀 그렇고. 그럼 이만 실례할게." "아, 잠깐만요 ......" 올리비아와 만나고 있는 사이에도 사실은 몰래 다른 아가씨 몇 명과 동시에 사귀고 있던 마르셀이었지만, 얼핏 보기에 정당한 이유를 말하면서 돌아서서 카트린나의 앞을 떠나갔다. 다만, 올리비아를 제외한 다른 아가씨들과는 왜 요즘 금방 자연 소멸하는 걸까. 그런 작은 의문이 떠올랐지만, ..
- [ 연애(판타지)/빙의되어 있는데요? ]전편(1)2024-01-20 23:40:42어느 왕립학교의 점심시간. 카페테리아에서 몇몇 남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며, 늘 그렇듯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야, 보여? 저기 저 건너편에 올리비아 양이 있다고. 오늘도 여전히 귀엽지 않냐....... 마르셀, 너 그녀랑 사귀는 거 맞아?" 윤기 있는 금발에 커다란 파란 눈동자가 사랑스럽게 빛나는 올리비아는 이 학교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아름다운 아가씨다. 마르셀이라고 불렸던, 이쪽도 매우 잘생긴 얼굴의 청년은 조금은 자랑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뭐, 그런 거지." "오, 부러운데. 그녀와의 미래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저는 아직 상대를 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실, 좋은 곳의 아가씨로부터 혼담이 몇 건 들어오고 있거든. 하지만 아직은 좀 더 놀아도 괜찮을 것 같아." "캬..
- [ 연애(판타지)/타천사의 손바닥 위에서 ]12024-01-20 22:32:59타니아는 저택을 방문한 약혼남 조나스가, 자신에게는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방탕한 미소를 노엘에게 짓는 모습을 목격했다. 설마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타니아가 엿보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을 것이다. 조나스는 그대로 노엘의 허리에 손을 감고 부드럽게 노엘의 얼굴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그 상황에 얼어붙은 듯 멈춰 서서 눈을 크게 뜨는 타니아의 존재를 알아차린 노엘은, 힐끗 타니아를 쳐다보며 조나스를 살짝 피하면서도 그 아름다운 입가에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겉모습은 어디를 봐도 순수한 천사 같으면서도 마치 악마처럼 쉽게 사람의 마음을 빼앗는 노엘을 타천사로 부르고 싶지만, 겉모습은 어디까지나 천사인 것이다. 타니아는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약혼남의 마음을 빼앗아 왔을까. 타니아는 자신이 평범한 외모를 지니고..
- [ 연애(판타지)/규중영애의 헌신과 변신 ]후편(2)2024-01-20 20:59:32*** 자클린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어색해서 한동안 피했던 코르테스가 리나리아와 약혼을 맺은 후, 우연히 학교에서 자클린을 만난 것은 그녀와의 약혼 파기 후 약 6개월이 지난 후였다. 코르테스는 자클린의 모습에 눈을 크게 뜨고서, 자신이 보고 있는 현실을 믿을 수 없어 입을 쩍 벌렸다. "너, 자, 자클린 ......?" "어머, 오랜만이네요. 코르테스 님." 눈앞에서 활짝 웃는 자클린은, 완전히 날씬해져서 다른 사람처럼, 아니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아름다워졌다. 원래의 단정한 얼굴에는 옅은 화장이 잘 어울렸고, 여드름도 깨끗하게 치료된 상태였다. 그녀를 짝사랑하는 듯한 눈빛으로 쫓아다니는 남학생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이 눈에 띈다. 코르테스는 입을 뻥긋거리면서도, 방금 발표된 기말고..
- [ 연애(판타지)/규중영애의 헌신과 변신 ]후편(1)2024-01-20 20:59:08자클린을 보내준 후, 코르테스의 시종 스테판은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코르테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스테판은 시종이지만 왕자를 모시는 만큼 귀족의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어느 백작가의 차남이다. 그는 딱딱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단정한 얼굴의 착한 남자아이였다. 코르테스보다 여덟 살 위이며, 꽤나 날카로운 눈을 가지고 있다. "코르테스 님, 정말 이걸로 괜찮으셨습니까?" "그래, 이거면 됐어. 그녀도 별다른 말다툼 없이 약혼 파기를 승낙해 주었으니까....... 그녀와 이야기하는 동안 너의 비난하는 듯한 눈빛이 싫을 정도로 느껴졌지만, 후회하지는 않아." "저렇게 좋은 여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지금이라도 약혼 파기를 번복해 주시면 어떨까요?" 코르테스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런 부끄러운 ..
- [ 연애(판타지)/규중영애의 헌신과 변신 ]전편2024-01-20 19:26:09"그래서, 이야기란 어떤 거예요 ......?" 이 왕국의 셋째 왕자인 코르테스에게서, 하굣길에 할 이야기가 있다며 왕가의 마차로 불려 간 약혼녀 자클린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마차에 동승한 사람은 코르테스와 자클린 외에, 마부를 제외하면 코르테스의 시종 스테판만 있다. 조금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코르테스는 겸연쩍은 듯 눈을 내리깔며 입을 열었다. "아, 그거 말인데....... 매우 미안하지만, 너와의 약혼을 파기하고 싶어." "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눈을 동그랗게 뜬 자클린에게 코르테스는 다소 빠른 속도로 말을 이어갔다. "미안. 네 잘못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어. ......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끌리는 아가씨를 만나게 되어서 말이야." 눈물을 글썽이는 자클린에게..
- [ 연애(판타지)/마지막으로 하나만 ]후편2024-01-20 18:28:24검은 머리 남자의 말에 제프리는 깜짝 놀랐다. "당신은 설마......?" [그래, 네가 상상한 대로다. 이 틈새의 세계를 관장하는 자야. 만약 네가 지금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는다면 그녀를 돌려줘도 좋아] 제프리의 눈빛이 희망으로 빛났다. "정말입니까? 라일라를 돌려받을 수만 있다면 저는 무엇을 잃어도 상관없습니다." 남자는 제프리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제프리의 팔로 시선을 옮겼다. [그럼,...... 그렇군. 네 팔을 받을까? 이 나라에서도 손꼽힌다는 그 뛰어난 검술의 팔을] "잠깐만요!" 라일라는 검은 머리 남자의 말에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르고는, 남자를 향해 고개를 크게 저으며 부정하는 모습을 보인뒤, 서둘러 샘터로 돌아와서 수면 너머에 있는 제프리에게 말했다. "당신의 실력은 하늘이 ..
- [ 연애(판타지)/마지막으로 하나만 ]전편(2)2024-01-20 00:31:08"나 같은 건 이미 잊어버린 줄 알았어. 마지막으로 당신을 만나서 반가웠어, 제프. 나를 만나기 위해 위험한 곳까지 찾아와 줘서 고마워....... 어서 빨리 마을로 돌아가세요. 그곳에는 마물이 많으니 오래 머물러서는 안 돼." "그런 말 하지 마!" 제프리의 비통한 외침에, 라일라는 고개를 저었다. "나와 당신 사이에는 더 이상 넘을 수 없는 경계가 생겼어. 그리고 왕도에는 당신의 귀환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지 않아? 부디 나 대신에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줘. 나로서는 더 이상 당신 곁에 있을 수 없으니까." 라일라의 말에, 제프리의 표정에 미묘한 동요가 나타난다. "그것은......" "왕도에서 마물 토벌군을 지휘하는 장군님도, 그분의 아가씨도 당신을 좋아하고 있는 거잖아? 그녀와 당신이 신분의 차이..
- [ 연애(판타지)/마지막으로 하나만 ]전편(1)2024-01-20 00:30:38[...... 넌 아직 많이 어리구나. 분명 이곳에 오는 것을 원치 않았겠지?] 큰 지팡이를 짚고 흰 장옷을 입은, 놀라울 정도로 단정한 얼굴의 남자는 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에 연민의 색을 띠고 라이라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뇨, 딱히 미련은 없어요." 차분한 어조로 말하는 라일라의 말에, 남자는 눈을 깜빡였다. [드물군. 보통 너처럼 예쁜 소녀가 여기 오면, 세상을 떠올리며 눈물 한 방울이라도 흘리기 마련인데] 입가에 포기하는 듯한 미소를 짓고 말없이 고개를 젓고서, 라일라는 고개를 들어 남자에게 물었다. "여기가 황천의 나라로 들어가는 입구인가요?" 라일라 앞에 서 있는 남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검고 윤기 있는 긴 머리가 가볍게 흔들렸다. [그래, 맞아. 너는 네 자신의 최후를 기억하고 있는 ..